MB때 ‘비판연예인 퇴출 공작’ 떠올리며 “요즘과 비슷? 이동관과 잘 맞을듯”
윤석열 대통령이 6일 문화체육특별보좌관(문화특보)직을 신설해 이명박 정부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유인촌 전 장관을 임명했다.
유인촌 신임 특보는 문화계 대표 MB맨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직 인수위원, 대통령직 인수위원을 거쳐 이명박 정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대통령 문화특별보좌관을 역임했다.
이후 유 특보는 예술계로 돌아갔지만 이 전 대통령이 2018년 검찰에 구속되고 2020년 재수감될 당시에도 배웅을 하고 틈틈이 면회를 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유 전 장관이 주인공을 맡은 연극 ‘페리클레스’(2015년)와 ‘파우스트’(2023년) 등을 관람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17년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 산하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는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9년 국정원이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구성해 정부 비판 성향의 문화‧연예인 목록인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도록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고 밝혔다.
국정권 개혁위는 2017년 9월 11일 “정부 비판 연예인의 특정 프로그램 배제·퇴출 및 소속사 대상 세무조사, 프로그램 편성 관계자의 인사조치 유도 등 전방위적으로 퇴출을 압박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문화예술계 인사는 82명으로 문화계 이외수, 조정래, 진중권 등 6명, 배우 문성근, 명계남, 김민선 등 8명, 영화감독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등 52명, 방송인 김미화, 김구라, 김제동 등 8명, 가수 윤도현, 신해철, 김장훈 등 8명 등이라고 밝혔다.
개혁위는 “청와대(기획관리비서관, 홍보·민정수석)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지휘부가 문화·연예계 특정 인물 견제 관련 지시를 계속 하달했다”며 “담당부서는 온·오프라인에서 전방위적인 활동을 전개하였는데 오프라인에서는 유관부처 및 기관을 조정, 직접적인 조치를 통해 압박하고 온라인에서는 소위 ‘문화·연예계 종북세력’ 대상 심리전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관련해 유인촌 특보는 2017년 9월 25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당시 문체부 내부에 지원 배제 명단이나 특혜 문건은 없었다”며 “당연히 만든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내가 (문체부 장관으로) 있을 때 문화예술계를 겨냥한 그런 리스트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유인촌 특보 임명에 대해 박성제 전 MBC 사장은 ‘쌍욕보다 ‘진보인사 솎아내기’가 먼저 기억난다’고 말했다.
박 전 사장은 5일 SNS를 통해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찍지마 XX’라고 쌍욕을 했던 분이 문화정책을 좌우할 자리에 다시 중용된다니 뭐라 평할 말이 없다”면서 이같이 촌평했다.
유 특보는 2008년 문화부 장관 재임 시절 국정감사에서 자신을 찍으려던 취재진을 향해 “사진 찍지마. XX 찍지마” “성질이 뻗쳐서 정말, XX 찍지마” 등의 거친 욕설을 퍼부어 논란이 됐다.
박 전 사장은 “쌍욕은 사과했으니 그렇다치고, 그보다는 유인촌 문체부장관 시절 문화계에서 진행됐던 이른바 ‘진보인사 솎아내기’가 먼저 기억난다”며 MB 국정원의 ‘비판성향 문화·연예인 퇴출 공작’ 사건을 떠올렸다.
박 전 사장은 “뉴라이트가 황지우 한예종 총장,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장 등을 퇴출대상으로 지목하자, 문화부가 온갖 명목으로 감사를 벌여 결국 사표를 받거나 해임했다”며 2008년 청와대의 ‘문화 권력 균형화 전략’ 문건을 짚었다.
이어 “요즘 방송계에서 벌어지는 일과 비슷하죠?”라며 “이동관 차기 방통위원장과도 합이 잘 맞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