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해선 안될 행위…주변국들 목소리 높여 日정부 규탄해야”
일본 원전 설계자인 고토 마사시 박사는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인류가 해서는 안 되는 행위”라며 “탄핵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토 박사는 8일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서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해양 방출할 필요가 없는데도 강행한다면, 바다에 살고 바다를 생활의 일부로 하고 있는 사람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고토 박사는 “환경을 방사능으로부터 지키는 것은 중요한 환경 문제이며, 지구 온난화와 동등하게 인류가 해서는 안 되는 행위로 역사에 새겨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주변국들을 향해 “일본 정부는 일부 사람들의 이권 때문에 환경을 오염시키려 한다”며 “아시아의 주변국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여 일본 정부의 이 비도덕적인 행위를 규탄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후쿠시마 사고는 전후 일본의 가장 중요한 역사적 사건으로 그 역사적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한국 분들에게도 같은 의미로 다가갈 것이라고 저는 믿는다”고 말했다.
고토 박사는 전 도시바 원자로 격납용기 설계자로 후쿠시마원전 폭발사고 이후 원전반대 운동을 하고 있다.
방류 외에 다른 대안에 대해 고토 박사는 “원자력시민회라는 NPO 단체에서 2개 안을 제안하고 있다”며 “하나는 콘크리트 재료를 이용한 모르타르 고체화하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방사성 물질을 고체화시켜서 외부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삼중수소 함유물을 바다에 방출할 필요가 없어진다”면서 “저는 이 방법이 가장 유효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다른 방안은 “대형 탱크를 만들고 장기 보관하는 방식”으로 “반감기가 비교적 짧기 때문에 방사능이 점차 감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본이 방류를 강행하는 이유에 대해 고토 박사는 “희석해서 내보내면 괜찮다고 하는 정부의 메시지를 선전하고 광고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삼중수소는 보통 원전에서 사고가 일어나지 않아도 미량이라도 나오고 있다”며 “이번에 방출을 문제 삼게 되면 평상시 배출도 할 수 없게 되니까 그걸 막을 수 없게 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짚었다.
해양 방출의 위험성에 대해 고토 박사는 “삼중수소라는 방사성 물질은 과학적·기술적 면에서 통상적으로 물과 구별·분리할 수 없는 물질”이라며 “따라서 인체나 생물에 영향이 어느 정도 미칠지 분명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고 거듭 경고했다.
그는 “이러한 물질을 바다에 흘려보내면 아무리 희석하고 정화한다고 해도 대량의 처리수 혹은 오염수가 바다를 굉장히 오염시킬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희석해서 괜찮다’는 주장에 대해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문제가 아니라 환경으로 내보내는 이 방사성 물질의 절대량이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고토 박사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한 후에 탱크에는 여전히 삼중수소 이외에도 방사성 물질이 많이 남아 있게 된다”며 “일본 정부는 정화하고 희석하면 문제가 없다고 얘기하지만 틀린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삼중수소 이외에 방사성 핵종을 어느 정도까지 제거했고 정화했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정확히 나와 있지 않다”면서 “이런 대량의 방사성 물질을 바다에 흘려보내도 된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방사선 전문가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명예교수의 ‘오염수 10리터도 마실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고토 박사는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이 있는데 아무리 농도를 낮춘다고 하더라도 인체에 해가 있는 것을 알고 오염수를 일부러 마시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안전이란 무엇인지 과학이라는 분야에서 허용되는 한도와 사회적인 허용량이라는 개념을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런 중대한 안건에 대해 공공장소에서 이야기할 자격이 있는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