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MB·朴 때도 ‘정치 소재’ 카툰 상 받아…尹과 달랐다”

윤근혁 기자 “고교생이 고통 받고 있는데…교육감들 존재 이유 뭔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교생의 만화작품 ‘윤석열차’에 대해 ‘정치적 주제’라는 이유로 엄중 경고했지만 과거 공모전에서도 당시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을 풍자한 작품들 다수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고 7일 오마이뉴스가 보도했다. 

이날 매체는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연도별 수상작품집을 살펴본 결과,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정치적 소재’를 다룬 학생 카툰 작품들이 상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당시엔 윤석열 정부처럼 이를 문제 삼고 나선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뉴시스>
▲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뉴시스>

앞서 지난 5일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에 나와 “순수한 예술적 감수성으로 명성을 쌓아온 중고생 만화 공모전을 정치오염 공모전으로 변색시킨 만화진흥원”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비난했다.

“정부가 후원하는 행사에 출품한 작품들이 정치적인 주제를 다루면 엄중 조치하겠다는 것이 문체부 공식 입장이냐”는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의 질의에 박 장관은 “문체부는 저 작품에 대해 문제 삼는 게 아니”라며 “작품 심사 기준에서 처음에 저희에게 제시한 약속과 달리, 가장 중요한 ‘정치적인 색채를 빼겠다’ 조항을 삭제하고 공모를 했기에 문제를 삼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 정부는 표현과 창작의 자유 그런 걸 최대한 보장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윤석열차’ 작품으로 금상을 받은 학생이 재학 중인 A고등학교에는 욕설 등 항의 전화가 걸려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교의 B교감은 최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간혹 격려 전화도 있었지만 불편한 전화들이 많이왔다고 전하고는 해당 학생을 격려해줬다고 했다.

이유에 대해 B교감은 “혹시라도 학생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돼서”라며 “이 학생이 나중에 성장해서 이번 일이 트라우마로 작용하면 안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 학생은 아직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우리 어른들이 따뜻하게 바라봐야 할 학생”이라고 강조했다.

관련해 윤근혁 오마이뉴스 교육전문기자는 교육감들을 향해 “그대들이 존재하는 까닭은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 ‘자유 주제’ 카툰 공모 성격에 맞게 그림을 그려 상을 받은 한 고교생이 고통을 받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윤 기자는 SNS에 이 같이 적고는 “그 고통을 준 주체가 동네사람이 아닌 절대 권력자들이다. 그런데 뭣들하시냐”며 “학생의 고통을 덜어주고 정당함을 호소하기 위해 바로 교육감, 그대들이 나서야 하는 거 아니냐”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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