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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도피처 의혹까지 나왔는데 ‘이재용 해외출장’ 보도 쏟아내는 언론들이재용 잘못은 감싸고 특혜는 옹호하는 보도행태 무한반복, ‘삼성 홍보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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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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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1.20  09:28:48
수정 2021.11.20  13: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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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캐나다·미국 출장을 위해 11월 14일 오전 출국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복역해오다 재수감 207일만인 8월 13일 가석방됐습니다. 가석방은 임시로 형이 중단된 것으로 수형자 신분이 유지되며 취업제한과 보호관찰이 적용됩니다. 이 부회장은 향정신성 마취제 프로포폴을 41차례 불법 투약한 혐의로 10월 12일 법정에 섰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경영권 불법승계 혐의로 매주 재판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의 미국 출장에 이런 문제점을 지적한 언론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재용 해외 출장 관련 신문 보도를 살펴봤습니다.

조선일보·3개 경제지 1면 보도
하루에 서경 5건, 한경 4건, 매경 3건이나 게재

   

이재용 부회장의 미국·캐나다 출장 다음날인 11월 15일 10개 종합일간지와 3개 경제일간지 지면을 대상으로 ‘이재용’ 단어가 포함된 보도를 분석했습니다. 대부분 언론이 이 부회장의 공항 사진과 함께 출장 행보를 적극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와 3개 경제지는 1면에 관련 기사를 실었습니다. 매일경제 3건, 서울경제 5건, 한국경제 4건에 달할 정도로 경제지는 많은 보도량을 보였습니다. 유일하게 한겨레만 1건의 기사도 싣지 않았습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출장을 1면에 보도한 한국경제(11/15)

한국경제 <이재용, 5년만의 방미… 반도체·백신 챙긴다>(11월 15일 박신영 기자)는 1면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투자를 마무리 짓고 코로나19 백신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이 이번 출장의 과제”로 “미국 출장에 나선 것은 5년 만”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수행원이 없다는 것은 철저히 대외비에 부쳐야 할 비즈니스미팅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개인적인 해외네트워크를 다질 것이라는 업계 관계자 발언을 전했습니다.

매일경제 <이재용, 5년만에 미국 출장 반도체·백신 파트너 만난다>(11월 15일 이승훈·박재영 기자)는 “이번 출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세계 경영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재계에서 제기된다며 “이건희 회장 1주기 추모식에서 밝힌 '새로운 삼성'을 위한 국내외 시장 밑그림을 차근차근 그려나가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출장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경제지. 매일경제 5면·서울경제 2면·한국경제 8면(11/15)

특히 경제지들은 1면 보도에 이어 매일경제 ‘이재용 해외경영 재시동’, 서울경제·한국경제는 ‘이재용 5년 만에 방미’로 제목을 붙여가며 한 면에 걸쳐 이 부회장의 해외출장 기사를 실었습니다. 매일경제 <보스턴·실리콘밸리 신산업 둘러보고…이재용 ‘뉴삼성’ 속도낸다>(박재영 기자), 서울경제 <20조 파운드리 기지 결정 테슬라·애플 회동 M&A 재시동>(강해령 기자), 한국경제 <삼성 텍사스 파운드리 20조 투자… 이재용 사인만 남았다>(박신영 기자) 등 언론은 이 부회장의 역할론을 강조했습니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투자 타이밍을 놓쳐 삼성이 세계 경쟁력에서 뒤처질 우려가 있던 상황에서, 이번 해외 출장이 미뤄졌던 투자와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해 삼성이 ‘뉴 삼성’에 속도를 낼 것이란 설명입니다.

경향신문, ‘취업제한’ 위반 지적

경향신문 역시 이 부회장 해외 출장을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삼성, 미국 파운드리 공장 부지 확정 눈앞>(11월 15일 조미덥 기자)은 “‘노타이’에 운동화 차림”이란 제목의 이 부회장 사진과 함께 “미국에 투자할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부지를 결정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로부터 안정적으로 백신 위탁생산 물량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가석방 후 매주 목요일마다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사건 재판에 참여”하다 18일 수능으로 재판이 취소되자, 해외 출장을 떠났다며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가석방 이후 경영 행위를 하는 데 대해 ‘취업제한’ 조항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며 “특히 북미 출장이라는 적극적인 경영 행위를 법무부가 허가한 데 대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의 목소리도 전했습니다.

‘재판이 출장 발목 잡았다’는 한국경제

반면, 한국경제엔 정반대 주장이 등장했습니다. <목요일마다 재판 장거리 출장 발목>(11월 15일 박신영 기자)은 9월부터 “이 부회장이 직접 움직여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설비 투자 등의 안건을 정리할 수 있”는데 이제야 성사됐다며 “빡빡한 재판 일정 탓에 이 부회장의 출장이 늦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석방 상황에선 출국이 쉽지 않다. 형 집행 완료 때까지 보호관찰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지만 “이 부회장은 예외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서 “반도체 투자와 코로나19 백신 확보 등 전 국민의 관심사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란 이유를 들었습니다. 한국경제는 이 부회장이 스스로 저지른 잘못으로 재판 받고 있는 데다 가석방 특혜에 북미 출장까지 떠나는 상황임에도 잘못은 보도하지 않고, 더 많은 특별대우를 해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재용 부회장 공은 확대해석, 과는 무보도
백신 가뭄 벗어난 게 이재용 덕분?

한국경제 <모더나 찾는 이재용…삼바 ‘백신 원액생산’ 담판 짓나>(11월 15일 이주현 기자)는 이 부회장이 “가석방 후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 등과 화상회의를 하며 모더나 백신의 국내 생산을 협의했”으며 “이 덕분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외부에서 만든 모더나 백신을 바이알(유리병)에 넣고 포장하는 완제의약품(DP) 공정을 따낼 수 있었고, 한국 정부는 ‘백신 가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주장까지 늘어놓았습니다.

그러나 삼성바이로직스와 모더나사의 백신 위탁색산 계약을 비롯해 백신물량을 확보할 수 있던 것은 한국 정부의 노력이 컸습니다. 서울경제는 5월 22일 <위탁생산 능력 인정받은 한 바이오···코로나 종식 앞당긴다>(서지혜 기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한미정상회담 후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선진 기술과 한국의 생산 역량을 결합한 ‘한미 백신 글로벌 포괄적 파트너십’을 구축”했으며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는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여해 실무적 논의도 진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연합뉴스도 10월 26일 <삼바 모더나백신 첫 생산물량 243만5천회분 이번주 국내공급(종합)>(신선미 기자)을 통해 “올해 5월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순방을 한 것을 계기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사 간 백신 위탁생산 계약이 대통령 임석하에 체결됐”으며 “공급의 안정성과 유통의 효율성을 위해 국내생산 백신의 국내공급 필요성에 대해 우리 정부와 모더나사는 공감대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협의를 해왔”고 첫 생산량이 국내에 공급된다고 전했습니다.

   
▲ 올해 1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수감 전 백신 확보를 위해 출국하려 했다고 보도한 한국경제(1/20)

한국경제는 이전에도 이 부회장 ‘백신 역할론’을 강조하다 오보를 낸 바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이재용 백신 확보 UAE 출장? 질병청 “논의한 적 없다”>(1월 20일 박정훈 기자)는 일부 언론에서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백신확보' 등 국가적인 문제에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거나, 법원 판결에 아쉬움을 표하는 여론을 전”했지만, “정부의 코로나19 백신수급과 접종을 총괄하는 질병청이 공식적으로 이 부회장과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밝혀 보도가 나온 배경에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생산하고 있는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AZ), 노바백스, 스푸트니크V백신, 모더나 총 4종입니다. 그러나 언론에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유독 이 부회장의 백신 역할론을 강조하는 기사만 실리고 있습니다. 삼성 홍보에 적극 나서는 언론의 모습이 또다시 증명된 것입니다.

‘이재용 조세회피’ 책임 묻는 언론은 없다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는 10월 14일 보도한 <판도라페이퍼스>를 통해 세계 최대 역외 서비스업체인 트라이덴트 트러스트(Trident Trust) 등 14개 업체에서 유출된 문서를 ICIJ(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로부터 입수하고,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한국인 명단을 추출해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조세회피 사실을 보도한 뉴스타파(10/7~8)

<뉴스타파, 삼성 이재용 '조세도피처 회사' 설립 확인>(10월 7일 김지윤 기자)은 이 부회장이 유령회사를 설립한 것을 확인했으며 단일 주주로 올라와 있는 명부, 실제 수익 소유자로 적시된 파일 등을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보도 이후 검찰은 해당 의혹에 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그러나 뉴스타파 보도 이후부터 이 부회장 출장 다음날까지 이를 기사화한 곳은 한겨레 <“이재용, 조세도피처에 페이퍼컴퍼니”>(10월 8일 한광덕 선임기자) 뿐입니다. 이후 한겨레와 경향신문에 실린 칼럼에서 언급된 것까지 포함해도 3건에 그쳤습니다.

삼성 앞에만 서면 왜 작아지는가

민주언론시민연합은 8월 17일 <이재용 가석방 보도, 특혜 ‘옹호’는 넘치고 ‘비판’은 지웠다> 보고서와 10월 15일 <‘이재용 프로포폴 41회 불법투약’에도 비판 보도 없다>보고서에서도 이 부회장의 잘못은 감싸고, 특혜는 옹호하는 언론의 보도행태를 지적했습니다. 대기업을 넘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한 삼성그룹 총수의 높은 도덕성과 엄정한 법적·사회적 책임을 촉구해야 할 언론이 왜 삼성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지, 반복되는 부끄러운 모습은 언제 바뀔지, 바뀌기는 할 것인지 개탄스러울 뿐입니다.

 
※ 모니터 대상 : 2021년 11월 15일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서울경제, 한국경제 지면 기사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http://www.ccdm.or.kr)에도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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