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10일 당시 손준성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경기 과천 법무부에서 열린 검사징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검찰이 ‘고발 사주’ 의혹 사건에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관여한 사실을 확인하고 3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이첩했다.

이날 경향신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최창민)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7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한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했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손준성 검사가 고발장 전달 과정에 관여한 사실을 확인해 ‘검사의 고위공직자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해 고일석 더브리핑 대표기자는 이날 SNS에서 “검찰, 고발사주 의혹 관련 ‘검사 관여’ 확인.. 공수처 이첩”이란 제목의 뉴스1 기사를 언급하며 “검사의 관여가 증거로 확인됐고, 그래서 검찰이 자체 수사를 포기하고 공수처로 이첩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의 지시 여부는 확인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대검 검사들이 취미생활로 고발장을 작성할 리는 없으므로 윤석열의 관여는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언론과 야당이 스스로 피철갑이 되는 걸 감수하면서도 대장동으로 덮으려고 했던 고발청탁 사건이 이제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고발 사주’ 의혹을 최초 보도한 <뉴스버스>의 발행인 이진동 기자는 손준성 검사가 작성한 ‘재판부 동향 문건’을 거론하며, 윤석열 전 총장의 지시 여부가 규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 바 있다.

지난 22일 “‘고발 사주’ 실체 분명…‘윤석열 지시’ 규명될 가능성 높아”라는 제목의 분석과 해설기사에서 “당시 판사 동향 문건은 윤 전 총장의 지시로 손준성 수사정보정책관이 작성을 총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언급하고는 “판사 동향은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수집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수사정보’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것으로, 직무범위를 벗어난 활동”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과거 범죄정보기획관을 지낸 한 인사의 말을 인용, “판사 성향을 분석하더라도 공소 유지를 맡은 수사팀이나 공판팀에서 하지, 범죄정보기획관실에서 판사 동향을 수집한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진동 기자는 관련해 “검찰총장의 지시 없이는 수사정보정책관이 위법 소지가 있거나 직무범위를 벗어난 일을 독자적으로 할 리가 없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범여권 정치인과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한 고발장을 작성해 야당에 고발을 사주하는 일 역시 위법한 일”이라며 “손준성 검사가 ‘고발 사주’ 고발장의 발신인이고, 고발장 작성이 수사정보정책관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수사정보정책관실이 독자적으로 위법한 일을 감수할 까닭이 없기 때문에 검찰총장의 지시가 있었을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강조했다.

▲ <이미지 출처=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페이스북>

한편, 검찰이 손준성 검사의 ‘고발 사주’ 관여 사실을 확인한 데 대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크게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은 30일 박진 의원과 오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검찰이 해당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했다는 소식 관련해 “발견했으면 자기들(검찰)이 기소하면 되는 거지, 왜 공수처에 넘기나”라고 반문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고는 “아마 장시간 (수사)했는데 처음부터 나오던 그 얘기, 막연한 정황이라고 하는 거, 아마 그걸 손 터는 과정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반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