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어머니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가는데 사랑제일교회측이 검사를 받지 말라고 요구하는 녹음파일을 자녀가 공개했다. 사랑제일교회측 관계자는 8.15 광화문 집회에 방해가 되니 3일 후에 검사를 받으라고 했고 결국 어머니는 양성 판정을 받아 입원했다. 

제보자는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4일 보건소로 검사를 받기 위해 가는 도중에 사랑제일교회 관계자와 어머니가 나눈 통화 내용이라며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제보자는 “사랑제일교회와 관련된 지역의 전도사나 목사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3일 후에 가라’는 의미에 대해 제보자는 “8.15 광화문 집회에 방해되니까 그것까지 끝나고 가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지금 경기도에 살고 있는데 어머니가 대중교통을 이용해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집회에 참석해 왔다고 한다. 

제보자는 “서울에 한번 가시면 2~3일씩 안 들어오시고 그럴 때도 있었다”며 “교회에서 주무셨다는 얘기도 하시는데 정확히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서울에 오래 머물면서 전단지를 돌렸다고 한다. 제보자는 “하루나 이틀 전부터 전단지를 만드는 작업이나 붙이는 작업, 그런 걸 하셨다고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전단지 내용에 대해선 제보자는 “제가 난리치니까 집에는 절대 안 갖고 온다”면서도 “대부분 반정부 아니면 빨갱이, 공산당 물러나라 등 어머니가 매일 하시는 말씀(으로 추측된다)”이라고 말했다. 

그러던 중 어머니가 13일 쌍화탕을 사달라고 했고 14일 검사를 받으라는 문자가 왔다고 한다. 

제보자는 “집사람에게 전화가 왔는데 어머니가 극구 보건소에 가면 안 된다고 막 난리를 쳤다고 했다”며 “왜 그런가 하니, 8월15일 집회 때문에 가면 안 된다고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억지로 보건소로 모시고 가는데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로부터 ‘검사를 받지 말라’고 요구하는 전화가 온 것이다. 

제보자는 “집사람이 운전을 하면서 듣는데 내용이 너무 황당했다”며 “진료도 받지 말고 집회 끝나고 나서 3일간 참았다가 17일 보건소에 가라는 식으로 얘기해서 제보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어머니는 14일 검사를 못 받고 15일 검사를 받아 16일 낮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호송차가 와서 모시고 가는데 어머니가 순순히 응하지 않았다며 제보자는 “어르신들이 거의 세뇌당한 것 마냥 ‘이게 다 조작이다’ 이런 얘기 하시고”라고 황당해했다. 

제보자는 “‘전광훈 목사를 안 좋게 하려고 확진자수를 늘린 것이다, 내가 왜 병원을 가야 되느냐, 가면 안된다’면서 끝까지 안 가신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제보자는 “어머니 말씀으로는 전국에서 온다더라”며 “다수가 서울, 경기, 충청권이고 그 외에도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 등 멀리서도 온다고 했다.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것은 진짜 시간문제”라고 우려했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관련해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검사 받지 말라’고 요구하는 등 이런 내용들 때문에 신천지 때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재갑 교수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신천지는 명단도 확인했었고, 마지막에는 교주가 다 검사받자고 하면서 마지막에는 전반적으로 협조가 잘됐었다”면서 이같이 비교했다.  

이 교수는 “본인 스스로 위험한 걸 알게 해서 빨리 검사를 받도록 유도를 해야 되는 상황”이라며 “이태원 때만 해도 많은 분들이 동참해줬다”고 되짚었다.

반면 “이번은 정권과 각을 세우고 있는 부분들”이라며 “의도적으로 좀 막는 측면들도 있는 것 같아서 훨씬 더 상황이 안 좋은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 “최근 감염자의 3분의 1 정도가 60대 이상의 고령자들”이라며 “진단이 늦어질수록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검사 받으러 나오지 않으면 더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지금은 정치적인 부분이든 종교적인 부분이든 생각을 달리하더라도 방역에 있어서는 종교와 무관하게 한마음이 돼야 되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방침, 특히 방역지침을 잘 따라주시는 게 현재로서는 가장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