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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의 ‘이용수 할머니 보도’에 없는 것[신문읽기] 이용수 할머니의 ‘기성 언론 비판’은 쏙 빼고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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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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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14  10:57:45
수정 2020.05.14  11: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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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는 ‘단체 안의 적폐를 없애고, 위안부 인권운동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위해’ 열었던 기자회견 취지가 변질돼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래서 기자회견 이후 침묵을 이어가다 엿새 만에 입장문을 낸 것이다.

입장문에서 이 할머니는 일부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 행태도 비판했다. 이 할머니는 ‘기성 언론에서 제기하고 있는 근거 없는 억측과 비난, 편가르기 등이 우리를 위해 기여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오직 우리 국민들의 믿음을 바탕으로 합의 과정 전반을 공개하고 국민들의 평가에 기반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늘(14일) 경향신문이 8면에서 보도한 <이용수 할머니 “정의연 운동 성과에 대한 폄훼는 안 돼…단체의 투명화로 국민들 공감 얻어야”> 가운데 일부입니다. 

   
▲ <이미지 출처=경향신문 홈페이지 캡처>

이용수 할머니의 ‘기성 언론 비판’ … 조중동은 ‘쏙 빼고’ 보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13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낸 성과에 대한 폄훼와 소모적인 논쟁은 지양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는데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용수 할머니는 △가해국인 일본의 공식적 범죄 인정과 사과 △진상규명과 법적 배상금,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촉구하면서 “이를 통해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최근 조중동을 비롯한 일부 보수 언론이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자와 정의기억연대에 대해 제기하고 있는 여러 의혹에 대해 “기성 언론의 근거 없는 억측과 비난, 편가르기”라고 비판했습니다. 

물론 이 할머니가 ‘기성 언론’만 비판한 건 아닙니다. 정의기억연대를 향해서도 “그동안의 사업 방식의 오류나 잘못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오늘(14일) 한겨레가 관련 내용을 보도했는데 일부 인용합니다. 

“현시대에 맞는 사업 방식, 책임 있는 집행 과정, 투명한 공개를 촉구했다. 또 ‘박근혜 정부 당시 한-일 간 졸속 합의와 관련해 정부의 대민 의견 수렴 과정과 내용, 정대협 관계자들의 정부 관계자 면담 시 대화 내용 등 관련 내용이 조속히 공개돼 우리 사회의 신뢰가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겨레 4면 <침묵 깬 이용수 할머니 “30년 성과 폄훼·소모적 논쟁 그만”>) 

정의기억연대를 강하게 비판하며 수요시위 불참 선언까지 했던 지난 7일 기자회견 때와는 분위기나 결이 조금 달라진 것으로 보입니다. 한겨레가 지적했듯이 “이용수 할머니는 정의연을 향해 투쟁 과정의 ‘오류’를 극복할 것을 촉구”했지만 “인권과 연대의 가치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해야 하는 게 온당할 것 같습니다. 

특히 조중동을 비롯한 기성 언론이 지난 7일 이후부터 지금 이 시각까지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당선자와 관련한 추측 및 억측성 보도를 이어가는 것에 대한 불편함도 일정 부분 입장문 표명을 하는데 작용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언론 보도가 좀 이상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조중동의 보도가 이상합니다. 

조선일보는 오늘 <위안부 피해 할머니 없는 ‘위안부 수요집회’>(4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는데 대략적인 보도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이(용수) 할머니는 입장문을 통해 정의연의 회계 처리 방식과 관련해 ‘누군가를 비난하는 과정이 아니라 현시대에 맞는 사업 방식과 책임 있는 집행 과정, 그리고 투명한 공개를 통해 국민 누구나 공감하는 과정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윤미향 정대협(정의연 전신) 상임대표가 외교부로부터 합의 내용을 미리 전해들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정부 관계자 면담 시 대화 내용 등 관련한 내용이 조속히 공개돼 우리 사회의 신뢰가 회복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 할머니는 ‘일본에 대한 책임 추궁과 사죄 및 법적 배상을 받아내기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기사엔 이용수 할머니가 최근 일부 언론이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자와 정의기억연대 활동 방식을 놓고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데 대해 “기성 언론의 근거 없는 억측과 비난, 편가르기”라고 지적”한 부분은 쏙 빠져 있습니다. 

일부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 행태를 비판한 부분 – 더 정확히 말하면 조선일보를 비롯한 기성 언론의 보도를 비판하고 문제점을 지적한 부분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조중동에 불리한 내용은 언급조차 하지 않은 ‘선택적 보도’ … 이대로 좋은가

본인들에게 불리한 건 ‘빼고’ 유리한 것만 싣는, 이 같은 ‘선택적 보도’가 저널리즘 기본 원칙에 어긋나는 것은 아마 본인들도 잘 알 겁니다. 

동아일보는 기성 언론에 대한 비판을 두루뭉술하게 표현했습니다. “진영 다툼을 중단해 달라”는 취지의 표현을 사용한 겁니다. 잠깐 인용합니다. 

“이(용수) 할머니는 입장문 서두에서 ‘소모적인 논쟁은 지양돼야 한다’고 전제하는 등 진영 다툼을 중단해 달라는 취지의 표현을 여러 차례 썼다. 기자회견 이후 일각에서 ‘정치 공작’ 의혹을 제기하며 진영 대결의 양상을 부각시키자 이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 12면 <이용수 할머니 “정의연, 30년 투쟁의 오류 극복하고 투명해져야”>)

사실 소모적인 논쟁은 조중동을 비롯한 일부 기성 언론이 주도적으로 했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동아일보는 “일각에서 ‘정치 공작’ 의혹을 제기하며 진영 대결의 양상을 부각시키자 이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는데 이 할머니는 정의기억연대에 대한 기성 언론의 보도를 “근거 없는 억측과 비난, 편가르기”라고 정확하게 지적했습니다. 

동아일보는 왜 ‘이용수 할머니의 기성 언론에 대한 비판’마저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 걸까요? 이런 선택적 보도가 더 이상 뉴스수용자들에게 통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을 텐데 ‘이런 보도’를 지속하는 이유가 뭘까요?

오늘(14일) 저는 중앙일보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중앙일보는 오늘(14일) 1면에 <이용수 할머니 “윤미향 양심도 없다, 왜 위안부 문제 팔아먹나”>라는 단독 기사를 실었는데 월간중앙 기자가 이 할머니를 만나 인터뷰 한 내용을 압축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용순 할머니가 어제(13일) 공개한 입장문과 ‘전혀 다른’ 내용이라 인터뷰가 이 할머니의 의사를 정확히 반영했는지를 판단하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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