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차례 빨아 써도 성능이 유지돼서 한 달 이상 사용이 가능하다는 나노 섬유 필터가 들어간 마스크를 한국 과학 기술원, 카이스트가 개발했습니다. 필터만 갈아 끼우면 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는데요. 현재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빨아서 한 달 쓰는’ 마스크 국내 연구진이 개발>, 16일 <뉴스데스크> 보도 중)

한 마디로, 놀랍고도 반가운 뉴스였다. 코로나 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전방위적 노력을, 그 노력이 일궈내는 성과를 새삼 확인하는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특히 사태 장기화가 예고되는 가운데 마스크 구입으로 불편을 겪은 국민들의 시름을 한 방에 날려 버릴 뉴스가 아닐 수 없었다. 우선 김일두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개발에 성공한 이 신통방통한 마스크의 성능을 좀 더 보자. 

“나노섬유 필터는 기존 필터의 1/10 굵기인 나노섬유를 촘촘하게 겹쳐 이물질을 걸러내는 원리로, 세탁 후에도 필터 성능이 유지됩니다. 면 마스크에 끼워 사용한 필터를 에탄올로 소독한 뒤 말리기만 하면 깨끗하게 세척돼 다시 쓸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4천 번 정도 구겨도 KF80 수준의 차단 효과가 유지되고, 두께도 얇아 숨쉬기에도 한결 편하다고 밝혔습니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비누로 아무리 빨아도 필터 섬유 배열이 90% 이상 유지된다고 한다. 습기에 매우 취약한 기존 마스크 필터와는 구조부터 다르다. MBC는 “마스크 품귀 현상과 자원 낭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구팀은 식약처 승인 절차가 끝나면, 현재 하루 1천5백 장 분량의 필터를 생산할 수 있는 연구소 내 설비를 대폭 증설할 계획”이라 전했다. 

실시간 뉴스를 접하며, 묘한 감동이 전해졌다. 코로나 19 사태가 확산되면서 마스크 문제로 난리를 치렀던 국민들을 위해 카이스트 연구팀이 개발을 서두르지 않았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심전심 때문일까. 마스크 5부제로 인한 수급 안정화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마스크 5부제’ 1주전과 비교해보니.. “오늘 5분만에 샀다”>, 16일 <뉴시스>),  코로나 19를 극복하기 위한 갖가지 연구 개발이 급속도로 진화하고, 또 코로나 19 차단에 기여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코로나 19 극복 위한 갖가지 노력들

“국내에서 개발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1개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국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코로나19 진단키트는 5개로 늘어났다.” (<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 총 5개..식약처, 1개 추가 승인>, 16일 <연합뉴스> 기사 중)

이렇듯 전 세계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국내 코로나 19 진단키트의 식약처 승인 리스트가 또 1종 추가됐다. 국내보다 급속도로 코로나 19가 확산 중인 국가에서 반길만한 뉴스라 할 만 하다. 이를 뒷받침하는 뉴스도 나왔다. 코로나 19 진단 시약들이 정부로부터 수출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이었다.  

“17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코젠바이오텍과 씨젠, 솔젠트, 피씨엘 등 국내 업체들이 개발한 ‘코로나19’ 유전자 검사(RT-PCR) 시약 8개 품목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출용 허가를 받았다. 의약품이 수출되려면 먼저 이러한 승인 과정을 밟아야 한다. 이후 각 수출국 허가당국의 규정에 따라 최종 승인을 받아야 정식으로 해당국가내 판매가 가능하다.” ([단독]“세계 러브콜”…‘코로나19 검사시약’ 8개 수출길 열렸다>, 17일 <뉴스1> 기사 중)

▲ <이미지 출처=뉴스1 홈페이지 캡처>

이미 이들 국내 업체의 진단 시약은 유럽 등 각국에서 수입을 검토 중이거나 수입이 시작된 상태(관련 기사 : 메르스때 지켜봤던 30년 美역학자 “한국 대응 놀랍다”). 15일 <미국 FDA “한국 코로나 키트, 비상용으로도 적절치 않다”>란 제목의 기사로 파장을 일으켰던 <한국일보>나 홍혜걸씨의 반응이 궁금해지는 소식들이 아닐 수 없었다(☞한국일보 ‘코로나 키트’ 보도에 비판 쇄도…‘억울하다’는 홍혜걸).  

국내 업체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뉴스1>에 따르면, 이들 업체 중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유럽에서 체외진단시약 인증을 받은 상태로 유럽을 포함해 아시아 국가들과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중국의 경우 남양시 제일인민병원 요청에 따라 해당 진단키트 공급 계약을 위한 세부사항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피씨엘 관계자는 “유럽 수탁검사기관 요청으로 유럽 체외진단시약 인증을 신청한 상태이고, 인증을 받으면 곧바로 수출, 판매하기 위한 관련 검사까지 마친 상태”라며 “동남아시아쪽에서도 주문을 받아 수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드라이브 스루’에 이어 투명한 부스에서 3분 만에 검사를 끝내는 ‘워킹 스루’, 인큐베이터와 유사한 구조로 의료진과 의심 환자의 ‘직접’ 접촉을 막는 ‘글로브-월’ 검체 채취실, ‘드라이브 스루’ 도서관과 ‘드라이브 스루’ 활어회 판매까지 코로나 19 차단을 위한 갖가지 진화된 방식들이 의료 현장과 실생활에 도입되고 있다. 

이러한 진화된 기술개발과 시스템이 실제 수출되고 이 소식이 외신을 통해 ‘강제’ 수출되는 작금의 상황은 기존 의료보험 제도와 함께 의료 선진국으로서 면모를 큰 공들이지 않고 과시할 기회라 할 만하다. 16일 중국사회과학원 아태·세계전략연구원의 왕쥔성(王俊生) 연구원의 “한국이 (코로나19) 통제에서 ‘단계적 승리’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을 보도한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그 중 하나였다. 

▲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비교적 정확한 중국의 분석, 그리고  

“전문가들은 한국이 ‘가능한 많은 검사를 하는 전략’과 추적 기술로 바이러스를 통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이 하루 2만여명을 검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가운데 검사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증상이 있는 사람이나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 신천지 신도들이 무료로 검사할 수 있게 한 점을 주목했다.” (<중국 언론 “한국 코로나19 통제, 강력한 예방·국민 협조 덕분”>, 16일 <연합뉴스> 기사 중)

<글로벌타임스>는 또 “휴대전화와 위성 기술을 이용해 잠재적 감염자를 추적할 수 있는 최고의 시스템”을 칭찬하기도 했다. 그 바탕에 “한국 정부의 신천지에 대한 엄격한 통제 조치”와 “(민관의) 전국적 자원의 대구·경북 투입”, “중심적인 역할을 한 대중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도 잊지 않았다. 

우리보다 코로나 확산을 빨리 겪었으며 이제는 진정 국면을 맞은 이 중국의 평가는 꽤나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외국의 반응이나 외신 보도를 어떻게든 깎아내리고 정부와 방역당국, 민관 협동을 폄훼하려는 이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의료진과 정부가 코로나 19와 싸울 시간에 이들과 싸워서야 되겠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드높다. 사태 장기화로의 돌입이 예고되고 있는 지금, 이들과의 싸움은 어떻게 진화시켜 나가야 할 것인가. 

▲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홈페이지 캡처>

하성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