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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합류…‘제주 돌풍’ 고은영, 연동형비례제 효능감 보여줄까[하성태의 와이드뷰] 비례 1번으로 원내진입 유력시…난관 뚫고 입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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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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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17  08:37:10
수정 2020.03.17  10: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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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녹색당 고은영 제주도지사 선거 후보는 3.49%(1만85표·14일 새벽 3시 기준)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자유한국당 김방훈 후보(3.3%·9550표)와 바른미래당 장성철 후보(1.42%·4104표)를 앞섰다. 소수정당의 정치신예가 거대정당의 기성정치인을 꺾으며 그야말로 제주에서 ‘녹색당 돌풍’을 이뤄낸 것이다.” (<한국당·바른미래당 앞섰다… 제주서 녹색당 선전>, 2018년 6월 14일 <한라일보> 기사 중)

최종 득표는 1위 무소속 원희룡(178,255표, 51.73%) 후보, 2위 더불어민주당 문대림137,901표, 40.02%) 후보, 3위 녹색당 고은영(12,188표, 3.54%) 순이었다. 최종 득표에서도 고 후보는 3위를 고수했다. ‘제주 출신’ 원희룡 지사의 홈 그라운드이자, 여당 강세 지역인 제주에서, 당선자는 원희룡 현 지사였지만 깜짝 승자는 단연 녹색당 고은영 후보였다. 

‘난개발 막는 여성청년 도지사’를 슬로건으로 내건 6.13 지방선거 이후 고 후보는 녹색당을 대표하는 ‘청년여성’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언론의 주목도 받았다. 제주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자 기후변화 대책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최근 4.15 총선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진보정당의 이 전도유망한 여성청년 정치인이 국회 입성을 예약하게 됐다. 16일 녹색당이 당원 총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선거연합 정당 참여를 결정하면서다.  

   
▲ 6·13 지방선거 제주도지사에 출마했던 녹색당 고은영 후보. <사진제공=뉴시스>

제주에서 불었던 바람, 연합정당 합류로 이어갈까

“녹색당은 지난 13∼15일 (비례)연합정당에 대한 당원 총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 참여자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선거연합정당에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달 24~29일 투표를 통해 결정된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에서 당선자가 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례대표 후보는 1번 고은영 위원장을 비롯해, 2번 김혜미 청년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26·여), 3번 성지수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활동가(29), 4번 천호균 전 서울시 농부의 시장 총감독(70·남), 5번 농민인 최정분 전 파주환경운동연합 조직위원장(53·여), 6번 성 소수자인 김기홍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공동조직위원장(36)이 선출됐다.” (<녹색당 비례연합정당에 참여 결정... ‘1번’ 고은영, 당선권 안착할 듯>, 16일 <헤드라인 제주> 기사 중)

지난 3월 13일부터 15일까지 실시된 녹색당의 ‘선거연합정당 참여에 대한 당원 총투표’ 결과, 투표율 51.33%에, 찬성이 74.06%, 반대 25.94%로 나타났다. 선거연합에 찬성하는 당원 비율이 3분의 2를 넘은 것이다. 

여당인 민주당이 비례후보를 후순위로 배치한다고 공언한 만큼 선거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한 녹색당과 미래당, 기본소득당 등 원외 진보 소수정당 후보들의 원내 진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중 미래당은 지난 6일 “미래당이 정치개혁 완성과 총선 개혁연합의 마중물이 되겠다”며 일찌감치 선거연합정당 참여를 선언한 바 있다. 

반면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16일 “당원 총투표를 통해 내린 고심 어린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선거제 개혁을 위해 함께 어깨 걸어온 녹색당이 선거제 개혁의 취지에 반하는 결정을 한 것에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말했다. 

▲ 녹색당의 총선 기조인 ‘기후 국회’를 만들기 위한 정책 합의(입법권이 있는 기후위기 대응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 등 기후 국회 구체화) ▲ 21대 총선에서 온전한 다당제가 안착될 수 있도록 연동형 비례대표제 완수 ▲ 선거연합정당의 비례대표 명부 앞 순위에 비남성, 청년, 농민, 소수자 등 배치 협상

16일 녹색당 21대 총선 선거대책본부가 “21대 총선 선거연합을 녹색당의 가치와 정책을 드러내는 가치연합으로 만들겠다”며 내건 세 가지 목표다.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을 통해 이러한 목표를 원내에서 실현시킬 인물로 주목받게 된 것이 바로 고은영 위원장이라 할 수 있다. 

   
▲ (왼쪽부터)진경표 제주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과 이상석 세금도둑잡아라 사무총장 겸 공익재정연구소장, 하승우 더이음 연구위원, 고은영 제주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지난해 8월29일 오후 제주시 아라동 민주노총 제주본부 대회의실에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원내 진출 유력시되는 고은영 후보의 눈에 띄는 이력  

“서울 왕십리, 정확히는 행당역 근처에서 태어나 30년 동안 살았습니다. 달동네에 하나 있는 구멍가게 막내딸이었죠. 청소년기에 외환위기를 겪은 ‘IMF키드’이자, 뉴타운사업을 목격한 ‘철거민의 딸’입니다. 모나지 않게 살았어요. 대학교 마치고 인턴을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했고, 이후 홍보대행사에서 일했습니다. 마지막에 담당했던 브랜드가 ‘에르메스’였지요. 

4년간 일하니까 심신이 피폐해졌어요. 키가 168㎝인데 몸무게가 30㎏대까지 떨어졌으니까요. 월급 타서 병원비와 약값에 쏟아붓는 지경이었습니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비영리단체로 옮겼는데, 2014년 세월호가 가라앉았습니다. 자본의 ‘예쁜 주구’ 노릇을 했다는 자괴감에 견딜 수 없더군요.”

35살 여성청년 정치인의 입에서 나온 ‘자본의 예쁜 주구’란 표현이 신선하다. 지난 2018년 6월 <경향신문>의 <제주지사 선거에서 ‘녹색 돌풍’ 일으킨 고은영>이란 제목의 ‘김민아의 후 스토리’는 이런 고 위원장의 정치 입문기를 다뤘다. ‘달동네 구멍가게 막내딸’로 태어나  ‘IMF 키드’이자 ‘철거민의 딸’이었던 청년이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인간답게 살고 싶어” 제주로 향했다는 고 위원장의 이력이 어떤 공감을 자아낸다. 

“직장을 구하곤 30년간의 삶을 보름 만에 정리했어요. 제주에 익숙해지면서 당혹감이 찾아들었습니다. 떠나고 싶었던 서울과 너무 닮아 있었거든요. 개발속도는 서울을 능가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신제주 오피스텔에서 살았어요. ‘연세’(제주에서는 1년치 월세를 미리 한번에 낸다)가 가파르게 치솟자 서귀포로 이사하고, 점점 외곽으로 옮겨가야 했어요. 

지금은 ‘리’에 삽니다. 철거민 출신이다 보니 사람이 장소와 관계를 잃어버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아요. 제주 사람들이 다 쫓겨나고 있는 거예요. 저는 이주민이지만 제주를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2016년 직장을 그만두고 녹색당과 시민사회 활동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제주지사 선거에서 ‘녹색 돌풍’ 일으킨 고은영>,  2018년 6월 <경향신문> 중) 

이후엔 제주 제2공항 반대를 최쳤고, 소수정당, 정치신인에 불리한 선거제도와 싸웠다. TV토론을 통해 제주 민심을 흔들기도 했다. 지방선거에서의 돌풍 이후 언론의 주목도 받았고, 여성청년을 대표하는 진보정당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녹색당 선거대책본부장으로서 선거연합에 뛰어들게 됐다. 

혼동 속 4.15 총선, 연동형비례대표제의 효능감 보여줄까 

“총투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모든 선택을 존중합니다. 21대 총선에 한한 선거연합 결정이 ‘당의 해산과 합당’에 준한다는 전국운영위원회의 결정이 있는 8년 녹색당입니다. 원내진입을 두고 선택하는 그 길은 잘못된 길이라며, 숙고 과정이 없었다며, 신뢰가 깨진 조직이 더욱 깨질 것이라며 다양한 이유로 보이콧이 일어나고 있는 8년 녹색당입니다. 

반대 의사가 더 우세할 것이며, 의사를 반드시 표해야겠다는 반대 표결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8년 녹색당입니다. 그리고 이 일들은 모두 우리에게 기록으로, 기준으로, 숙제로, 역사로 남겨질 것입니다.”

13일 고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적은 장문의 글 중 일부다. 녹색당의 선거연합 참여까지 난관도 적지 않았다. 2월 초 선거연합의 찬반을 둘러싼 당내 내분이 이후 지속됐고, 선거연합 참여 결정을 위한 당원 총투표 역시 연장 끝에 과반을 겨우 넘겨 성사됐다. 

이후 당 탈퇴와 선거연합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비례대표 1번으로 원내 진입이 유력시되는 고 위원장과 녹색당은 이러한 난관을 뚫고 4.15 총선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한편, 열린민주당은 주진형 전 한화증권 대표이사가 합류를 선언했다. 정의당은 '대리게임' 논란이 류호정 비례대표 1번 예비후보를 재신임했다. 미래한국당은 <채널A> 등에 출연해 ‘대깨문’과 같은 막말을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을 비례대표 1번 후보로 공천했다. 

이렇듯, 그 어느 때보다 ‘혼동’속에 진행 중인 4.15 총선이, 그리고 각 정당이 (준)연동형비례대표제의 효능감을 국민들에게 선사할 수 있을지, 녹색당 고 위원장의 행보도 관심 있게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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