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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내친 황교안의 독주…“단식 후유증” 당내 반발도[하성태의 와이드뷰] 역대급 정당 비호감, 민심 인지 감수성 바닥은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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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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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04  14:42:56
수정 2019.12.04  15: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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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대표는 이미 본인 스스로도 협상의 정치는 관심이 없었고 증오의 정치를 해 왔죠. 그러다 결국은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상황에서 물러나게 됐다고 저는 보고요. 이제 새로운 분이 들어선다 하더라도 지금 개혁의 시간은 다음 주가 마지막입니다.”

‘나경원 퇴임’에 대해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내놓은 촌평이다.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심 대표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긴급 최고 위원 회의를 소집, 나 원내대표의 연임 불가 방침을 천명한 것에 대해 자승자박이란 평가를 내놨다. 또 심 대표는 나 원내대표의 임기 1년을 “생떼 정치”, “막가파 정치”, “증오 정치”라 규정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그러니까 이게 20대 국회가 여러 가지로 참 국민들에게 고통을 드렸는데 보이콧 18번 그다음에 동물 국회. 그리고 이번에는 결국 이 모든 것이 자유한국당의 생떼 정치, 막가파 정치 때문에 비롯되는 거거든요. 국회법 절차에 따라서 정상적으로 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여야가 다 합의한 법안에다가 필리버스터 제안을 해가지고 그걸 올스톱시키고 결국은 무리한 생떼 정치, 증오 정치가 나경원 대표 사퇴를 불러온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저는 그런 자유한국당의 생떼 정치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엄중한 평가가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자유한국당도 함부로 못 할 것이다.” 

결국 ‘패스트트랙 정국’을 자처하고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을 정쟁의 볼모로 삼은 나 원내대표를 황 대표가 내친 꼴이 됐다. MBC는 3일 <뉴스데스크>에서 이 같은 상황을 <재신임 묻겠다는 나경원…‘단칼’에 자른 황교안>이란 리포트로 정리했다. 

흥미로운 것은 당 내 반응이었다. 이날 나 원내대표가 4일 의원 총회를 개최, 재신임을 통해 임기를 연장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황 대표가 즉각 제동을 건 상황을 두고 당 내에서 반발이 쏟아진다는 내용이었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당 근간 흔든 황교안의 독주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주변에선 반발이 쏟아졌습니다. 한 의원은 MBC와의 통화에서 황교안 대표야 말로 원내대표 연임 관련 당규를 무시하는 독재를 하고 있다며, 단식 후유증이 아니냐고 맹비난했습니다. 당내에선 나 원내대표가 재신임을 묻겠다며 월권을 했다는 의견과 황교안 대표가 의원총회 의결로 원내대표 임기를 연장한다는 당규를 무시했다는 지적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3일 <뉴스데스크> 리포트 중에서)

이날 <뉴스1>과 인터뷰한 한국당 한 재선 의원도 “나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 정국에서의 원내전략 부재와 가산점 발언, 셀프 표창장 사건 등으로 연거푸 실수를 하면서 상처가 많이 난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래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임기 연장을 의식하다가 무리한 것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같은 날 <세계일보>도 나 원내대표의 파트너였던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원들이 정해야 할 원내대표 임기를 왜 최고위에서… 말을 아껴야겠다”며 불쾌감을 표출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읍참마속”을 언급했던 황 대표가 나 원내대표를 ‘마속’해 버린 것, 즉 잘라낸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단식을 끝낸 황 대표가 2일 기존 주요 당직자 전원 사퇴와 측근 위주의 새 당직자 인사 발표를 일사천리로 마무리해 버린 것을 두고도 ‘친황 체제’ 구축이란 목소리가 드높다. 

불출마 선언에 이어 여의도연구원장 직에서 ‘강퇴’ 당한 김세연 한국당 의원 역시 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당이 정말 말기증세를 보이는 것”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최고위가 의원들 총의에 의해서 선출이 되는 원내대표 임기를 이런 식으로 임의로 일방적으로 결정한다는 것은 마치 삼권분립이 보장돼 있는 국가에서 사법부가 직접 입법을 시도하거나 직접 행정 조치를 내린 다거나 또는 행정부가 법률을 개정한다거나 이런 아주 근본적인 당 구성에 근간을 흔드는 행위입니다.” (김세연 의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다음날인 4일 나경원 원내대표가 의총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왼쪽). <사진제공=뉴시스>

황교안과 나경원이 나눈 덕담, 하지만...

“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춘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한국당 (총선) 승리를 위한 그 어떤 소명과 책무도 마다하지 않겠다.”

같은 날 나경원 원내대표가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한 발언이다. 이날 <연합뉴스>는 “황교안 대표는 이날 청와대 앞에서 주재한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마치고 국회에 있는 한국당 원내대표실을 방문해 나 원내대표와 7분가량 면담했다”며 황 대표가 전한 두 사람의 대화를 이렇게 전했다. 

“고생 많았다. 앞으로도 당을 살리는 데 힘을 합하자.” (황교안)
“나머지 (현안들의) 마무리가 잘 됐으면 좋겠다.” (나경원)

결론적으로 황 대표가 ‘음참마속’의 심정으로 잘라낸 것은 나 원내대표가 됐다. 과연 “당 구성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를 불사하며 당의 ‘비호감’를 높이는 데 일조한 것으로 평가 받는 나 원내대표를 직권으로 사퇴시키고 당직자까지 교체한 것으로 황 대표의 ‘호감도’는 상승할까. 

“그러니 문 정부도 밉지만 허구한 날 문 정부 욕만 하고 자신들은 아무 것도 바뀐 게 없는 이 (한국당) 정당의 비호감도는 무려 65%(한국갤럽 11월 조사)다. 그렇게 비난하던 조국의 반대 수위를 넘어 푸틴 대통령(61%)보다 높다. 청년기에 이 당의 북풍, 차떼기 사건 등을 목격했던 40대(비호감도 79%)는 미사일 쏴대는 김정은 위원장(82%) 만큼이나 싫다고들 하니…. 참혹하다. 

민심 인지 감수성이 워낙 낮은 곳이라 이걸 알고 있는지조차 궁금하다. ‘미운 놈 떨어트리기’인 선거판에 뭔 염치로 표 달라 하겠는가. 이 와중에 자진 불출마 하겠다는 분들은 달랑 4명(김무성, 김세연, 김성찬, 유민봉) 이다. 탄핵 때 분명 죽었는데 자기들은 살았다고 돌아다니니 ‘좀비 정당’ 맞다.”

<중앙일보> 3일자 <진정 죽어야 되살아날 좀비, 자유한국당>이란 제목의 ‘최훈 칼럼’ 중 일부다. 그러면서 최훈 논설 주간은 “한국당의 살 길은 단 하나, ‘자기 희생’”이라며 “탄핵을 불러 지난 2년 반 겪게 한 보수층의 처절한 고통을 생각한다면 그들은 스스로 뼈와 살을 도려내야 순리”라며 황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그런데 어쩌나. 나 원내대표와의 기존 ‘투톱’ 체제를 종식시킨 황 대표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이는 걸. ‘친황 체제’로 당의 지도부를 교체한 황 대표는 계속해서 ‘좀비 정당’의 길을 걷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지 않은가. 사람 그리 쉽게 바뀌지 않는다. 

‘남자 박근혜’라 불리던 ‘총리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황교안’의 독주가 총선까지 이어질 것이라 전망한다면, 너무 성급한 평가일까. 그걸 또 ‘투톱’에서 내쳐진, 대선주자로서의 자리매김을 꿈꿀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은 가만히 두고 볼까.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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