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뉴스닷컴
미디어go
‘유족 오열’도 선정적 보도, ‘백원우 vs. 윤석열’ 프레임까지[하성태의 와이드뷰] 김동규 교수 “<조선> 유족 보도, 악질 넘어 궁극의 사악함”
  • 0

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12.04  11:56:39
수정 2019.12.04  12:20:13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지난 몇 달 동안 <검찰개혁 교수연구자 시국선언> 대변인 역할을 하면서 우리나라 언론의 악질적 사실왜곡이나 여론조작을 볼만큼 충분히 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생각이 짧았다. 악질에는 바닥이 없다는 걸 몰랐던 거다.

버젓이 동영상으로 공개된 저러한 장면을 두고 유가족이 ‘비명을 질렀다’라고 표현하다니. 오늘 이 쓰레기 언론의 보도행태를 바라보면서, 이것은 악질을 넘어 궁극의 사악함이라 해야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사진 선택조차 그러하다).”

김동규 동명대 교수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선일보>의 한 기사를 게재하며 적은 글이다. 김 교수가 ‘궁극의 사악함’이라 일갈한 기사는 <백원우, 前청와대 특감반 수사관 빈소 조문...유가족 비명 지르며 오열>이라는 제목의 3일 <조선일보> 보도였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얕은 속이 너무도 선명히 보인다”며 “고인의 죽음의 책임이 마치 백원우 씨에게 있는 것처럼 몰아가고 싶은 게다. 그래서 고인의 아내가 백씨를 보자마자 위급한 마음과 두려움을 나타내었다고 왜곡하고 싶은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김 교수는 <조선일보>를 향해 “자기들 물적 토대를 지탱해주는 특정 세력의 당파적 이해관계를 위해 사실을 뒤틀고 싶을 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아무리 엉터리 선동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는 법이다. 싸구려 왜곡 선동을 위해, 유족의 마음까지 잔인하게 뒤트는 조선일보, 너를 도저히 인간의 축에 끼워줄 수가 없다. 너는 오늘날 한반도 상공을 떠도는 악령”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교수가 이렇게 강도 높은 수위로 문제를 제기한 <조선일보> 기사는 3일 오전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지난 1일 숨진 채 발견된 검찰 수사관 A씨를 조문한 풍경을 아래와 같이 전한 바 있다. 

“백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10시 37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A씨의 빈소를 찾았다. 백 전 비서관의 얼굴을 본 A씨의 아내는 오열하며 비명을 질렀고, 그의 가슴을 손으로 두드렸다. 백 전 비서관의 가슴에 머리를 파묻기도 했다. 백 전 비서관은 굳은 표정으로 말없이 유족의 어깨를 다독였다. 백 전 비서관은 오전 10시 54분쯤 장례식장을 떠났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윤석열 vs. 백원우’ 프레임 앞세운 <채널A>  

오열과 비명과 같은 백 전 비서관을 향한 유족들의 어떤 확인할 수 없는 감정. 이러한 <조선일보>식 ‘프레임’, 즉 빈소를 찾은 백 전 비서관을 향해 A씨의 아내와 유족이 ‘비명’을 지르며 ‘오열’했다는 식의 보도는 종편을 향해 확대재생산 됐다. 

3일 <채널A>의 <백원우 붙잡고 오열한 유족…검찰·청와대, 엇갈린 조문> 보도가 대표적이다. <채널A>는 해당 기사에서 <채널A>는 “유가족은 두 손으로 백 전 비서관의 붙잡고 오열하고 백 전 비서관은 착잡한 표정으로 유가족을 위로했습니다”라며 “15분 정도 머물다가 빈소를 떠난 백 전 비서관은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닫았습니다”라고 리포트했다. 

문제는 전날(2일) 조문한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비교다. <채널A>는 “잠시 뒤 김조원 민정수석과 이광철 민정비서관을 비롯한 현직 청와대 인사들도 빈소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라며 상황을 전환 뒤, “2시간 반 정도 빈소에 머문 윤석열 검찰총장은 울음을 터뜨리는 유가족들의 손을 잡고 ‘안타깝다’, ‘아끼던 직원이었다’며 위로의 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라고 전했다. 

물론 이러한 윤 총장의 ‘워딩’에 정확한 출처는 없었다. 즉, ‘말없이 15분 간 조문한 백원우’와 ‘아끼던 직원이었다는 위로의 말을 건네고 2시간 반 정도 빈소에 머무른 윤석열’과의 비교를 어떻게든 완성해내는 리포트였던 셈이다. 이러한 <채널A>의 비교 프레임은 4일 오전 아침 토크쇼인 <김진의 돌직구쇼>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유족 오열도 선정적으로 중계하는 <김진의 돌직구쇼> 

“여러분은 윤 총장 모습에서 무엇을 느끼십니까, 백원우 비서관의 얼굴에서 무엇을 보셨습니까.” 

제작진과 진행자가 관상학자라도 되는 걸까. <김진의 돌직구쇼> 제작진이 오열하는 유족 앞에 선 백 전 비서관의 옆모습과 빈소로 들어서는 윤 총장의 얼굴을 나란히 비교하자, 기다렸다는 듯 진행자는 시청자들을 향해 무엇을 느끼냐며 종용하듯 외쳐댔다. 제작진이 선택한 정지 화면 속 백 전 비서관은 난처한 모습이었고, 윤 총장은 무표정한 얼굴로 당당하게 걸어들어오는 모습이었다. 

제작진은 A씨의 아내가 백 전 비서관을 붙들고 오열하자 이내 빈소의 문을 닫는 유족의 모습까지 비춰졌다. 누가 봐도 서로 안타까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하지만 진행자는 “통곡을 하는 걸까요”, “왜 (가슴을) 치는 걸까요”, “그러자 문이 닫쳤어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빠져 나갔어요”라며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 <이미지 출처=채널A 화면 캡처>

그러자 패널인 안형환 전 새누리당 의원은 “(윤 총장보다) 백원우 씨가 훨씬 더 가까운 사인데 15분밖에 있지 않았다”라며 “(2시간 반 동안 빈소를 지킨) 윤석열 총장이 (A씨와 유족들에게) 미안하다면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자신 때문에 사망했다는 낌새를 느꼈다면 2시간 반 동안 앉아 있을 수 없지요”라며 관심법에 가까운 추정을 당당하게 내놓기도 했다. 

이어 안 전 의원은 정장 상의 안에 ‘목티’를 입은 백 전 비서관의 복장까지 ‘복장불량’으로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안 전 의원은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이 공방전, 청와대와 검찰의 공방 자체가 부끄럽습니다만 청와대가 자신이 없어 보인다”라는 촌평을 전했다. 근거도, 논리도 희박한 ‘기승전’ 청와대 비판이 아닐 수 없었다.   

3일과 4일, 대다수 매체가 빈소를 찾은 백 전 비서관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거나 관련 소식을 전했다. 그 중 적지 않은 매체는 이 소식을 건조하게 보도했다. 유족이 빈소의 문을 닫기 전, A씨의 아내가 백 전 비서관을 붙들고 울음을 터트리는 영상이 전 국민들에게 생중계되다 시피 전해졌기에 왜곡할 가능성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조선일보>와 같이 “비명을 질렀다”거나 <채널A>와 같이 윤 총장과의 비교를 앞세운 ‘소설’에 가까운 해석을 내놨다. <중앙일보> 역시 <특검반원 빈소 찾은 백원우···유족은 그를 보자 오열했다>는 극적인 제목을 뽑았다. 

이렇게 유족의 심경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고 과도한 해석과 상상을 덧대는 것은 유족의 아픔을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보도일 수 있다. 더욱이, 청와대와 검찰의 공방 속에서 일방적으로 검찰 손을 들어 주는 듯한 ‘제 논에 물대기’식 논조 역시 엿보이고. 

다시 묻자. 여러분은 백 전 비서관의 얼굴에서 무엇을 봤는가. 윤 총장 모습에서 무엇을 느꼈는가. 

하성태 기자 

[관련기사]

하성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뒤로가기 위로가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저리톡이 편향적이라고? 근거를 대라”

“저리톡이 편향적이라고? 근거를 대라”

지난 8월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인 KBS <저널리즘...
“대북문제, 지금이라도 초당적 협력체제 만들어야”

“대북문제, 지금이라도 초당적 협력체제 만들어야”

정확히 1년 전인 2018년 12월 우리나라에서는 ...
김종대 “비례의석 60석 이하면 연동형 하나 마나”

김종대 “비례의석 60석 이하면 연동형 하나 마나”

국회 상황이 한 치 앞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지난...
“JTBC를 제외한 종편 크게 달라지지 않을 듯”

“JTBC를 제외한 종편 크게 달라지지 않을 듯”

1일로 JTBC, MBN, TV조선, 채널A 등 종...
가장 많이 본 기사
1
‘30대 지지율’ 9% ‘절대 안 찍는다’ 44%…황교안의 업적
2
‘PD수첩’ 사과 요구 성명서 낸 법조기자단…주진우 “쪽팔리지 않으세요?” 
3
이해찬 “검찰 정치개입, 실명 공개”…이탄희 “윤석열, 법따라 징계해야”
4
유시민이 저격한 ‘경향’ 기자…검사도, 언론도 틀릴 수 있단 생각 안해봤을까
5
‘김진표 국무총리설’ 보도 언론에 우상호 “자기들이 대통령인가?”
6
언론, ‘윤석열과 호흡’ 운운.. “법무장관이 검찰총장 참모냐?”
7
與 “임은정 말대로 ‘망신스러운 수사’”…김성회 “정치질 드러나”
8
“대검 검사들 청와대를 굴복시킨다던데...” 여성 前검사의 일침
9
김남국 “공소장변경 불허에 판사·검사 얼굴 붉히고 고성 오가”
10
“조국은 어디에?”..애타는 조선일보의 스토킹, 해도해도 너무한다
go발뉴스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200-115  |  대표전화 : 02-325-8769  |  팩스번호 : 02-325-876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영우
사업자등록번호 : 105-87-76922  |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서울 아 02285  |  등록일: 2012년 10월 9일  |  발행/편집인 : 김영우
공식계좌 : 국민은행 090501-04-230157, 예금주 : (주)발뉴스
Copyright © 2012 go발뉴스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balnews21@gmail.com
저희 ‘go발뉴스’에 실린 내용 중 블로거글, 제휴기사, 칼럼 등 일부내용은 ‘go발뉴스’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