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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EBS 김명중, 방송 공정성에 대한 신념과 의지가 없어”[이영광의 발로 GO 인터뷰 386] EBS 노조 이종풍 위원장과 박혜숙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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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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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03  15:53:58
수정 2019.09.03  17: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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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반민특위 다큐 <다큐프라임-나는 독립유공자의 후손입니다> 중단에 대한 EBS의 특별 감사에서 당시 제작본부장이었던 박치형 현 부사장에게 EBS 신뢰 하락, 인력·예산 낭비 등의 책임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러나 EBS 감사실은 반민특위 관련 다큐멘터리 담당 PD의 인사발령이 합리적이지 못했다고 판단하면서도 당시 책임자들이 퇴직했고, 징계 시효 경과로 처분을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전국 언론노조 EBS 지부(이하 EBS 노조)의 입장은 무엇인지 듣고자 지난 8월 28일 고양시 화정역 근처에서 이종풍 위원장과 박혜숙 사무처장을 만났다. 

   
▲ EBS 노조 이종풍 위원장과 박혜숙 사무처장 <사진=이영광 기자>

다음은 이 위원장, 박 사무처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2013년 EBS ‘반민특위’ 다큐멘터리 제작 중단과 관련한 특별감사 결과 당시 제작본부장이었던 박치형 현 부사장에게 EBS 신뢰 하락, 인력·예산 낭비 등의 책임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세요?

이종풍 위원장(이하 이): “당연한 결과라고 봅니다. 특별감사 전에도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이번 건은 감사가 필요 없을 만큼 너무 명백한 사안입니다. 비정상적인 인사 조치로 프로그램이 중단되었는데, 여기에 EBS의 제작 상황과 제작 인력을 총괄하는 부서장이 책임이 없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한 것이죠.” 

“인사이동을 가장한 제작 중단, 합법을 가장한 불법”

- 미흡한 부분은 뭔가요?

이: “이번 특별감사에는 반민특위 제작 중단과 박근혜 홍보 동영상 관련해서 감사청구를 하였습니다. 70%나 제작이 진행된 프로그램이 제작 중단이 되었고 박근혜 홍보 동영상은 만들어졌습니다. 그렇다면 왜 어떻게 제작 중단이 이루어졌고 홍보 동영상은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는지를 밝혀야 합니다. 그런데 보복성 인사인지와 홍보 동영상 제작 관리 책임만 묻고 있습니다. 이 사태를 마무리하고 다시 감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 박치형 부사장이 이런 결과를 의도한 거라고 보세요?

이: “노동조합은 충분히 의도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진실은 드러나게 되어있습니다. 맹탕 면피 감사임을 감안하더라도 여러 증인의 중요한 증언들로 진실이 드러났습니다.” 

- 감사보고서에는 김진혁 PD의 인사에 박치형 부사장이 관여했다는 증언이 다수 실렸다던데 어떤 내용인지 파악된 게 있나요?

이: “이번 제작 중단 사태에서 가장 중요하게 살펴야 할 부분은 2013년 1월 15일 수학교육팀으로의 최초 인사발령입니다. 특별감사에서 당시 사장, 부사장은 모두 ‘제작 PD를 잘 몰랐기 때문에 부서장들의 의견을 수용했을 뿐이다’라고 증언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교육 다큐 부장은 ‘장기 다큐는 특성상 담당 PD 대체가 불가능하여 (김진혁 PD) 인사를 반대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박 부사장은 수학교육 강화를 위해 해당 본부와 협의하여 김진혁 PD를 보냈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본부인 학교 교육본부는 인사 난 지 채 일주일도 안 되어 ‘반민특위 다큐가 제작 중이며 방송일이 8월 15일로 예정된 바, 방송일까지 기 프로그램을 완료 후 수학교육팀 업무를 착수하기로 함.’이라는 파견 발령 요청 공문(2013년 1월 21일)을 보냈습니다. 협의가 되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 김진혁 전 EBS PD <사진=이영광 기자>

- 박치형 부사장은 감사실 조사에서 “제작 중단은 김진혁 PD의 퇴사에 의한 것이지 최초 인사발령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며 “SNS를 언급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던데.

박혜숙 사무처장(이하 박): “지난주 8월 28일 박치형 부사장은 자신이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김 PD가 파워 블로거로 SNS상에서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공사에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얘기하였다’라는 감사에서의 본인의 발언에 대해 ‘공사의 핵심 간부로서 타당한 우려라고 판단함’이라고 스스로 공개적으로 인정하고야 말았습니다.

그리고 반민특위 다큐 제작 중단은 최초 수학교육팀으로의 발령 때문입니다. 감사 결과에도 나와 있듯이 3개월 사이에 전보 발령-파견-복귀 등 3차례에 걸쳐 비정상적인 인사가 이뤄졌습니다. 이런 인사로 시청자와의 약속도 지킬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박 부사장은 본인이 주도한 최초 인사를 의도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 이번 감사 결과에 인사이동에 대한 이야기는 없나요?

이: “감사 결과는 향후 프로그램 제작 중단이 발생하지 않도록 인사 발령 시 충분히 고려하고 후임 담당자를 지정할 것이란 조치사항을 내놓았습니다.” 

- 그게 이 사건의 본질 아닌가요?

이: “이 사건의 본질은 인사이동을 가장한 제작 중단으로 합법을 가장한 불법을 저질렀습니다. 아주 죄질이 좋지 않다고 봅니다. 인사권을 악용하여 법적인 부분을 피해가려고 의도적으로 말을 맞추었습니다. 노사 합의로 엄연히 존재하는 공정방송위원회도, 일방이 요청하면 개최해야만 하는데도 ‘인사’ 문제라며 개최를 거부했습니다. 이번 감사에서는 이것을 노사협약 위반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방송 프로그램 제작 자율성과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좋은 프로그램들이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 왜 그럴까요?

이: “박근혜 정권에서 미운털이 박히기 싫어서 그렇다고 봅니다. 마치 기관을 위해서라는 말로 하지만 본인들의 안위만 생각한 것입니다.” 

- EBS 감사실은 반민특위 관련 다큐멘터리 담당 PD의 인사발령이 합리적이지 못했다고 판단하면서도 당시 책임자들이 퇴직했고, 징계 시효 경과로 처분을 내릴 수 없다고 하던데 그럼 특별 감사할 이유가 없지 않나요?

박: “맞습니다. 박 부사장은 퇴직하는 순간부터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이미 징계 대상은 아닙니다. 김명중 사장 역시 잘 알고 있는 사항이기도 합니다. 비정상적인 인사조치로 프로그램 제작이 중단되었는데, 누가 인사에 주도적으로 개입했느냐를 밝히는 것이 이번 특별감사의 핵심입니다.” 

- 그럼 누가 했는지 나왔다고 보세요?

이: “김진혁 외의 여러 사람은 박 부사장이 인사를 주도했음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 박 부사장이 사내 게시판에 글 올렸다던데.

이: “박 부사장은 게시한 글에서 제작 중단을 의도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중단됐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감사보고서에서는 인사발령으로 인한 제작 중단이 충분히 예견됐다고 판정했습니다. 제작 중단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라는 박치형의 주장은 거짓임이 명백히 드러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프로그램(반민특위 다큐)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김 PD가 파워 블로거로 SNS상에서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공사에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는 본인의 발언에 대해 ‘제작책임 본부장으로서 충분히 발언할 수 있는 내용이며, 제작 자율성을 보장하는 일 못지않게 공사의 핵심 간부로서 타당한 우려’라는 놀라운 깜짝 소신 발언을 했습니다. 문제의 인사를 강행한 속내를 스스로 밝힌 것입니다. 반민특위 다큐가 공사에 나쁜 결과를 초래할까 우려되어 제작 자율성을 침해했다고 당당히 자백하고 말았다고 봅니다.” 

- 물러날 생각 없는 거 같아요.

이: “박치형 부사장은 전혀 물러날 생각이 없습니다. 사내게시판을 통해서 ‘누구도 저를 강제로 끌어내릴 수 없습니다’”라며 절대로 물러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 26일부터 박 부사장 퇴진 서명운동 펼치고 있는데 반응은 어떤가요?

이: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박치형 EBS 사장 <사진=EBS>

“김명중 사장, 약속대로 인사조치 해야…미적댄다면 강경 투쟁”

- 김명중 사장은 왜 입장을 안 내놓는 거죠?

박: “김명중 사장은 직권으로 특별감사를 청구하면서 스스로 방송 공정성 훼손은 재정 위기보다 중요한 문제라고 했습니다. 감사 결과가 나온 지 한 주가 지났습니다. EBS는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이미 많은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김명중 사장은 제작 중단 주범 박치형 부사장을 즉시 인사 조치해야합니다. 김명중 사장은 빨리 입장을 내놓아야 합니다. 한주가 지나도록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는 것은 공영 교육 방송 EBS 사장으로서 방송 공정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의지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 ‘반민특위’ 다큐멘터리 제작 재개하나요?

박: 노동조합은 제작 재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작 재개는 제작 중단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 

-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이: “이것은 명백하게 제작 중단이 확인된 이상 김명중 사장은 약속대로 인사조치를 해야 합니다. 인사조치를 하지 않고 미적댄다면 저희는 김 사장에게 책임을 묻고 그에 대해 투쟁 강도를 높여 가겠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 광복회 등도 연대해주고 있습니다. 항의 방문도 예정되어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잘못된 인사를 바로잡을 것이고 하루속히 EBS 정상화에 매진하고자 합니다.”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씩 부탁드려요.

이: “이번 EBS 반민특위 다큐 관련 문제에 대해 관심 가져주신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BS 노동조합은 오욕의 역사를 바로잡고 끝까지 싸워 승리하겠습니다.”

박: “EBS는 프로그램으로 기관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떤 콘텐츠를 제작할지 내부에서의 충분한 논의와 적절한 절차를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반민특위 다큐 중단 건과 같이 ‘인사발령’으로 프로그램 제작이 중단되는 일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됩니다. 제대로 정리되어야 후배들에게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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