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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핀란드 배워오라’ 훈계한 <중앙>과 이를 응원하는 민경욱[하성태의 와이드뷰] 중앙일보와 민경욱, 난형난제·용호상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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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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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3  10:07:02
수정 2019.06.13  10: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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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핀란드 스타트업 현장에서 본 풍경이다. 판교에선 보기 힘들 만큼 ‘특별한’ 기업이 있지는 않았다. 차이점은 이들이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구조였다. 한국에선 사업 시작 단계부터 실패 이후를 걱정하는 창업자와 그런 창업자들을 오디션 무대에 세우고 품평회를 하는 것 같은 투자자들을 자주 본다. 정책자금 지원 이후 창업자에게 온갖 ‘갑질’을 하는 관료들도 있다. 하지만 핀란드의 공기는 창업자들을 자유롭게 하는 듯했다.”

<중앙일보>의 13일자 <문 대통령, 핀란드서 보셨나요? 스타트업 성공 비결 셋> 기사 중 일부다. 세종시 담당 기자가 2년 전 6월 핀란드 알토대에서 탄생한 스타트업 ‘캐치박스’의 창업자 피리 타닐라를 만났고,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이어주는 스타트업 ‘마리아01’을 방문했고, 핀란드 국립기술혁신지원청(Tekes) ‘스타트업 도우미’의 유카 하이리넨 이사를 만난 경험을 나열하며 시작하는 기사다. 

이 기자는 그러면서 핀란드의 스타트업엔 있고, 한국엔 없는 것으로 “내수 싸움 아닌 세계시장 겨냥”, “깐깐하게 선별 뒤 정부 불간섭”, “망해도 재기 가능한 사회 안전망” 등을 꼽으며 한국 정부가 이런 점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하루 전 날 온라인판에 게재됐던 이 기사의 제목은 <한국엔 없고 핀란드엔 있는 것…文 대통령은 보았을까>였다. 꽤나 도발적인 제목이다. 기사의 결론은 이랬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핀란드 스타트업 현장을 방문했다. 그는 무엇을 느꼈을까. 문 대통령은 알토대 관계자에게 ‘혁신은 어떻게 기득권을 이겨냈는가’란 질문을 던졌다. 물론 스타트업에 시장 내 기득권은 장애 요소다. 그러나 정부가 할 일은 따로 있다. 

이해 당사자 간 갈등 조정, 사회 안전망 마련, 스타트업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세일즈 외교’ 등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응당 할 일은 하지 않고, ‘스타트업 활력 제고 종합대책’ 같은 일을 벌여 정부가 ‘선수’로 뛰는 일을 반복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 핀란드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헬싱키 파시토르니 회관에서 열린 한-핀란드 스타트업 서밋에서 혁신성장포럼 기조연설 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경제지 사설과 확연히 다른 ‘중앙’의 훈계조 

앞선 다른 핀란드발 기사에서도 <중앙일보>는 문 대통령의 이 “혁신은 어떻게 기득권을 이겨냈는가”란 질문을 헤드라인으로 뽑으면서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그래서일까. “보았을까?”에서 “보셨나요?”라고 어미만 바꾼 이 기사는 핀란드를 국빈 방문한 문 대통령을 소환해 아직 정부가 하지 않은 스타트업 정책과 관련한 우려를 나타내며 훈계하는 논조였다. 

결국 스타트업 업계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 사업에 과연 <중앙일보>가 이런 우려와 훈계를 보냈었는지 의아해지는 대목이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 초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중소벤처기업부의 4차산업혁명 대책을 두고 질타부터 쏟아냈던 것이 <중앙일보> 아니었던가. 이러한 훈계조는 11일자 사설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핀란드의 혁신 정신 배워 오길 기대한다.”

<중앙일보>의 평소 논조라면, ‘어차피 규제 완화’가 불을 보는 뻔할 터. 아니나 다를까, 핀란드의 전반적인 설명과 함께 스타트업 스타트업과 벤처업계 위주로 경제사절단이 꾸려진 이번 방문을 두고 이 사설은 “핀란드 혁신 산업 중 특히 눈여겨볼 것은 디지털 헬스케어와 모빌리티 분야다. 한국에서는 규제 장벽과 이해 집단 간 갈등에 갇혀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분야다”라며 논지를 펼친 뒤 그 해결책으로 핀란드의 실용주의를 강조한다. 

“그러나 (혁신을 관통하는) 실용주의가 없었다면 핀란드의 생존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 생존의 바탕 위에서 핀란드는 오늘날 민주주의와 풍요를 누리는 모범 국가가 됐다. 문 대통령이 핀란드에서 혁신의 노하우와 함께 그 저류를 관통하는 실용주의의 정신도 함께 체감하고 오기를 기대한다.” 

문장 사이사이에 미묘하게 스며든 이러한 <중앙일보>의 훈계조는 문 대통령의 핀란드 방문 기간 비슷한 내용과 주장을 담은 두 경제지의 사설과 비교하면 확연히 눈에 띈다. <중앙일보>와 마찬가지로 규제완화를 강조한 <매일경제>와 <이데일리>의 11일자와 12일자 사설을 보자. 

민경욱 대변인이 응원한 남정호 칼럼  

두 경제지는 <스타트업 천국 핀란드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문 대통령의 핀란드 스타트업 행보 주목한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중앙'의 훈계조를 걷어내고, 솔직하고 화끈하게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정부에게 요구하거나 읍소한다. 

어차피 똑같은 규제 완화를 주장하면서도, 짐짓 뒷짐을 지고 내려 보는 듯한 논조로 문 대통령을 향해 “실용주의 정신을 배워오라”고 가르치려는 논조와는 확연히 다르다. 2년 전 자신이 핀란드를 방문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마치 문 대통령이 알겠냐는 듯 “핀란드서 보셨나요?”라고 물은 세종시 담당기자의 기사도, 더 넓게는 청와대가 정정 보도를 요청한 11일자 남정호 논설위원의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 칼럼도 같은 맥락이랄까. 

“훌륭한 기사에 대한 오마주(hommage) 딱 한 줄("나도 피오르 해안 관광하고 싶다")만 올려도 대통령에 대한 막말이 되는 희한한 세상. 민주당 대변인이 막말이라고 한 마디 하면 자유한국당 출입 기자들이 막말이라고 다짜고짜 달려드는 정말로 황당하고 억울한 세상. 중앙일보 남정호 논설위원의 다음 기사를 읽고 반성들 하시기 바랍니다.” 

“관광인지 순방인지 헷갈린다는 시선이 아팠겠지. 그래도 그렇지 기사도 아니고 중앙일보의 칼럼을 정정해 달라는 청와대. 유례가 있는지 공부해 봐야 되겠다. 청와대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언론 탄압의 새 장을 열고 있다.”

“예상했던 바이지만 칼럼의 내용을 고쳐달라는 청와대의 유례없고 무례한 요청에 대해 해당언론은 단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언론사가 힘이 모자라면 언론의 자유를 위해 국민이 나서야 한다.”

   
▲ 핀란드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헬싱키 파시토르니 회관에서 열린 한-핀란드 스타트업 서밋에서 참석해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함께 아이디어 경진대회인 해커톤 대회 참가자들에게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11일과 12일에 걸쳐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토해 놓은 ‘열변’(?)들이다. 지난 11일 남 논설위원의 해당 칼럼을 게재한 것도 모자라 “나도 피오르 해안 관광하고 싶다”는 짧은 글로 “천렵질”에 이어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재차 조롱했던 민 대변인. 

그는 훈계조의 ‘끝판왕’이었던 남 논설위원의 칼럼에 대한 청와대의 팩트 왜곡에 대한 정정 요청을 “언론 탄압”이자 “언론사가 힘이 모자라다”고 비아냥댔다. 결국 “천렵질”이란 막말 또한 KBS 뉴스 앵커 출신인 민 대변인의 문 대통령을 향한 깔봄과 무례의 반영일 터. 문 대통령을 가르치려고 드는 중앙이나 이를 응원하는 민 대변인이나, 난형난제, 용호상박 그 밥에 그 나물이라 하겠다. 

하성태 기자 

#고발뉴스_민동기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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