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뉴스닷컴
오피니언
언론자유 부르짖으면서 순위 급상승에는 관심없는 언론언론 자유는 조선·중앙·동아일보의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 1

민주언론시민연합  |  balnews21@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4.27  08:50:22
수정 2019.04.27  10:57:50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국경없는기자회(RSF)는 매년 4월 경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합니다. ‘언론자유지수’는 세계 각국에서 언론자유가 얼마나 보장되고 있는지 수치화한 지표입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프리덤하우스도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해왔지만, 2017년 이후에는 자료가 업데이트 되지 않고 있습니다.

   
▲ 국경없는 기자회의 2019년 대한민국 언론자유지수 평가(국경없는기자회 홈페이지)

“나쁜 10년을 지나 뚜렷한 발전이 있었다”

국경없는기자회가 평가한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2006년 31위를 기록한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 계속 급속도로 떨어졌습니다. 2009년에는 69위로 떨어지고, 2010년 42위로 회복되긴 했으나 2016년에도 70위를 기록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이전 정권의 언론장악 조치들이 되돌려지면서 2017년 63위, 2018년 43위로 순위가 급상승했습니다. 이번 4월 18일 발표된 2019년 언론자유지수는 41위로,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가장 높았습니다. 국경없는기자회에서는 이를 두고 “나쁜 10년을 지나 뚜렷한 발전이 있었다(Distinct improvement after a bad decade)”고 평했습니다.

어떤 언론들에게는 지금이 ‘언론자유의 겨울’

지난 3월,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가 국회에서 블룸버그통신의 특정 기사를 인용해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고 발언한 이후, 민주당에서 블룸버그통신 기자 개인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 문제가 되었습니다. 국경없는기자회에서도 <국경없는 기자회는 문재인을 비판한 기자들에 대한 대한민국 집권당의 공격을 규탄한다>(2019/3/22)라는 비판 성명을 냈습니다.

그러자 조선일보에서는 3월 28일 10면에 <‘국경없는 기자회’도 한국 여당 비판 “언론자유 약속한 문대통령이 나서라”>(이민석 기자)와 <사설/“문대통령이 직접 ‘외신기자 겁박’ 입장 밝혀달라”>를 내고 국경없는 기자회 성명 내용을 인용해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 역시 외신기자클럽 등을 인용해 언론자유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조중동은 이처럼 문재인 정권의 언론 자유를 매우 걱정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 기자칼럼 <터치!코리아/혐오와 분노의 총구를 거둬라>(4/20, 김윤덕 기자)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호통치니 표현의 자유가 위축된다 (중략) 3년 전 광화문 광장을 밝혔던 촛불, 그로 인해 권력을 얻은 현 정권과 이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언론들이 부르짖는 ‘정의’란 과연 무엇인가”라고 한탄했습니다. 중앙일보는 <사설/‘검은머리 외신기자’에서 드러난 집권당의 언론관>(3/20)에서 “언론의 자유는 단지 민주주의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아니로 그 자체가 민주주의라는 경구를 되새기기 바란다”고 조언했습니다. 동아일보는 기자칼럼 <‘빨갱이’를 빨갱이라 부르지 못하는 나라>(3/4, 김순덕)에서 “표현의 자유까지 갈 것도 없다. 빨갱이를 빨갱이라 부를 수 없는 나라는 북한과 다름없는 전체주의 국가다”라며 개탄했습니다.

지난 10년간 언론자유 상황 얼마나 다루었나?

그렇다면 이렇게 언론 자유에 관심이 많은 조중동이 국경없는기자회가 평가하는 한국의 언론자유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도했을까요? 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는 언론자유지수가 크게 추락한 2009년 1월 1일부터 2019년 언론자유지수가 발표된 이후 2019년 4월 24일까지 국경없는기자회, 언론자유지수, 언론자유순위 중 하나 이상이 언급된 기사의 수를 비교하여, 한국의 언론자유에 대한 해외 평가를 얼마나 다루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 10년간 국경없는기자회의 성명이나 언론자유지수, 언론자유순위가 언급된 기사량 Ⓒ민주언론시민연합

그 결과, 총 270건 중 187건(69%)이 한겨레와 경향신문의 기사였습니다. 한국이 언급된 기사만 따지면, 162건 중 절대 다수인 142건(88%)이 한겨레와 경향신문의 기사였습니다. 동아일보는 한국에 대한 언급 자체가 10%대로 적었고, 중앙일보는 경제지인 매일경제(21건)보다도 언론자유에 대한 해외평가 자체를 많이 다루지 않았습니다(17건).

문재인 대통령 집권 전후로 기간을 나누어 기사량의 변화도 비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하여 언론자유순위가 상승한 후,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한국에 대한 언급이 감소하였고 보도량도 줄어들었습니다. 그 반면, 조선일보는 오히려 기사량이 늘었고, 한국에 대한 언급 비율도 15%에서 40%로 폭증했습니다. 조선일보가 이명박·박근혜 정권에게 불리한 평가가 나올 때는 보도하지 않다가 문재인 정권에 대해 나쁜 평가가 나올 때마다 보도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실수로 말해버린 한국의 언론자유지수

한국을 언급한 기사의 세부 내용을 보면, 조선·중앙·동아의 태도는 더 한심합니다. 10년간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를 언급한 조선일보 7건, 중앙일보 7건, 동아일보 6건의 기사 중 중앙일보의 사설 <사설/아직도 청와대가 공영방송 뉴스 제작에 개입한다니…>(2016/7/2)를 제외하면, 언론사가 직접 한국의 언론자유 상황에 대한 평가를 인용한 기사는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조선일보는 위에서 언급한 국경없는기자회 성명의 “언론자유에 대한 어두운 10년 이후, 대한민국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따라 큰 개선이 있었고, 언론자유지수도 63위에서 43위까지 올랐다”는 대목을 그대로 인용한 경우가 한 번 있었습니다. 이밖에 언론자유지수나 국경없는기자회의 성명을 언급한 경우는 사설에서 국경없는기자회 성명서 내용을 언급하며 한 번, 대북정책을 비판한 미국 보수논객들에게 반박하는 천준호 주미 대사관 공공외교공사의 발언을 따면서, 문재인 대통령 발언을 그대로 따면서, 일본 산케이신문의 세월호 7시간 추측보도사건 때 국경없는기자회의 우려를 전하면서, ‘왜 언론자유, 자유언론인가’라는 제목의 책을 소개하면서, 국제단체 프리덤하우스가 하는 일을 소개하면서 한 번씩 언급되었습니다.

중앙일보도 상황이 다르지 않아 7건 중 3건은 외부칼럼이었고, 문재인 대통령 발언에서, 진중권 발언에서, 산케이신문 세월호 7시간 추측보도 사건 때 한 번씩 언급되었습니다. 동아일보는 문재인 대통령 발언에서 인용된 1건을 제외하면 나머지 5건은 모두 외부칼럼이었습니다.

   
▲ 조선, 중앙, 동아일보의 국경없는기자회, 언론자유지수, 언론자유순위가 언급된 기사들(2009/1/1~2019/4/24)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 자유’는 ‘나만 자유’가 아니다

지난 이명박 정권에서 YTN, KBS, MBC등 방송사들은 임직원, 노동조합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장과 주요 인사가 선거캠프 인사들로 채워지고, 정권에 불편한 방송을 하는 프로그램은 폐지되었으며 언론인들이 해고되었습니다. 그 동안, 조선·중앙·동아와 매일경제는 종편이라는 ‘선물 보따리’를 받았습니다. 그런 언론들 입장에서는 언론 자유가 회복되는 지금의 상황이 심각한 언론장악으로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언론 자유는 조선·중앙·동아의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조선·중앙·동아는 자신들과 논조가 다른 언론사에 자신들만의 기준으로 ‘언론 장악’ 낙인을 찍을 것이 아니라, 해외 기관의 평가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진실의 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해야 할 것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09년 1월 1일~2019/4/24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http://www.ccdm.or.kr)에도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관련기사]

민주언론시민연합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뒤로가기 위로가기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왕선택 기자 “북미협상 타결, 지금 급한 건 김정은”

왕선택 기자 “북미협상 타결, 지금 급한 건 김정은”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북미 실무협상이 열렸...
하승수 “검찰 개혁 바로미터는 공수처 설치”

하승수 “검찰 개혁 바로미터는 공수처 설치”

결국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법무부 장관직...
“한 곳만 가리키는 나침판, 고장 났을 가능성 높아”

“한 곳만 가리키는 나침판, 고장 났을 가능성 높아”

팩트체크 전문지인 뉴스톱의 김준일 대표가 미디어협동...
“서초동 집회 놀라운 일, 이제 국회가 제역할 해야”

“서초동 집회 놀라운 일, 이제 국회가 제역할 해야”

(※ 편집자주: 해당 인터뷰는 조국 법무부장관이 1...
가장 많이 본 기사
1
‘KBS 김경록 인터뷰 사태’ 비평하다 눈물 흘린 정준희 교수
2
안진걸 “檢, 유시민 수사는 ‘LTE급’ 나경원은 한 달째 뭉개…성역인가?”
3
박주민 “세월호 특수단 구성 긍정 검토, 기억하나?”…윤석열 “다 기억난다”
4
현직 의사가 본 ‘정경심 진단서’ 논란.. “토끼몰이 프레임 정말 지X 맞다”
5
“검찰내 공문서 위조는 경징계 사안”…이게 윤석열의 쿨함?
6
KBS·檢 유착 의혹이 ‘알릴레오 성희롱’ 논란으로…최경영 “그러다 망한다”
7
조국 동생 지인 “檢, 우리는 조국 망가뜨리기 위한 부속물이라더라”
8
유시민 “김경록, KBS에 배신감 느껴 JTBC 접촉했지만…”
9
박주민 “정동병원, 정경심 추석때 갔던 곳…진단서 발급 병원 아냐”
10
손혜원, 朴탄핵 당시 ‘나경원 스탠스’ 언급 “이해찬 사퇴” 발언 비판
go발뉴스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200-115  |  대표전화 : 02-325-8769  |  팩스번호 : 02-325-876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영우
사업자등록번호 : 105-87-76922  |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서울 아 02285  |  등록일: 2012년 10월 9일  |  발행/편집인 : 김영우
공식계좌 : 국민은행 090501-04-230157, 예금주 : (주)발뉴스
Copyright © 2012 go발뉴스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balnews21@gmail.com
저희 ‘go발뉴스’에 실린 내용 중 블로거글, 제휴기사, 칼럼 등 일부내용은 ‘go발뉴스’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