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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표절’ 중앙일보는 사과·해명하라[신문읽기] 표절 논란 제기된 특파원 칼럼…중앙일보, 삭제하면 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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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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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13  10:16:38
수정 2019.04.13  14: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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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추가 : 2019-4-13 13:08:10]

<뉴욕의 최저임금 인상 그 후>

어제(12일) 중앙일보 29면에 실린 칼럼 제목입니다. 중앙일보 심재우 뉴욕특파원이 썼습니다. 그런데 이 칼럼을 지금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중앙일보에서도 그리고 포털에서도 검색이 안 됩니다. 중앙일보에서 삭제했기 때문입니다. 

삭제한 정확한 이유는 짐작만 할 뿐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이 얘기는 꼭 해야할 것 같습니다. 지면에도 실리고, 자사 홈페이지와 포털에까지 전송된 기사를 삭제할 땐 ‘최소한의 설명’이 필요합니다. 그게 독자들에 대한 예의입니다. 

   
▲ <이미지 출처=감동근 교수 페이스북 캡처>

표절 논란 제기된 중앙일보 특파원 칼럼…중앙일보 ‘슬쩍’ 삭제하고 끝?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처럼 해외언론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면 어떤 태도를 보였을까요? 다른 건 몰라도 이처럼 ‘비밀스럽게’ 처리하진 않았을 겁니다. 왜 칼럼을 삭제했는지, 해당 칼럼에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독자들에게 최소한 설명은 했을 겁니다. 중앙일보처럼 독자들이 ‘알아서 짐작하게 하는 일’은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제가 해당 칼럼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은 어제(12일) 저녁입니다. 저의 ‘페친’이 공유한 글(감동근 교수)을 봤는데, 중앙일보 심재우 뉴욕특파원의 칼럼이 월스트리트저널 사설을 베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겁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사설 제목은 <Hidden Costs in the ‘Fight for $15’>. 감동근 교수는 단락 구성과 문장을 거의 베꼈다고 지적했습니다. 

설마 그럴 리가?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사설을 보는 사람이 몇 명이고, 중앙일보를 보는 사람이 몇인데 … 이걸 거의 그대로 베낀다고? 그것도 중앙일보 뉴욕특파원이?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중앙일보 특파원 칼럼을 보기 위해 중앙일보 기사를 검색하고자 했을 때 이미 중앙일보는 해당 칼럼을 삭제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미디어스에서 관련 기사가 게재됐더군요. 어이가 없었습니다. 칼럼을 삭제하면서 독자들에게 설명을 하거나 ‘사과·해명’은 없었습니다. 

혹시나 싶어 오늘(13일) 발행되는 중앙일보 주말판인 <중앙선데이>를 찾아봤습니다. 저는 <중앙선데이>를 구독하지 않기 때문에 포털에 전송된 <중앙선데이> 기사 목록을 면별로 ‘쭉’ 살펴봤지만 ‘해당 칼럼’ 삭제와 관련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었습니다. 

중앙일보는 사과와 해명기사 싣고 ‘어떤 조치’를 취할지 독자들에게 해명해야

제가 봤을 땐 최소한 1면에 ‘사과와 해명기사’를 싣고 이번 사안과 관련해 중앙일보 차원에서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를 독자들에게 알리는 게 책임있는 자세라고 보는데 중앙일보가 현재 취하고 있는 태도는 ‘모른 척’ ‘생까기’입니다. 

말만 ‘글로벌’ 운운했지 하는 행태를 보면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습니다. 한국 언론의 가장 큰 문제가 ‘혁신’과 ‘독자’를 매일 밥 먹듯이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문제가 발생하면 독자를 무시하는 행태를 ‘밥 먹듯이’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번 중앙일보 ‘특파원 칼럼 표절’ 논란도 저는 그런 행태의 일환이라고 봅니다. 

대체 어떤 문제가 있길래 그러느냐? 관련 내용은 미디어스가 잘 정리하고 있습니다. 미디어스 보도 내용 일부를 소개합니다. 

“12일자 중앙일보는 29면에 심우재 뉴욕특파원의 <뉴욕의 최저임금 인상 그 후> 칼럼을 게재했다. 미국 뉴욕시의 최저임금 인상이 서민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해당 칼럼이 미국 언론 월스트리트저널의 7일자 사설 <Hidden Costs in the ‘Fight for $15’> 내용과 대동소이 한 것으로 확인했다. 월스트리트 저널 사설에서 나온 사례와 통계가 중앙일보에 나온 사례, 통계와 내용이 모두 같았다. 특히 인용된 사례, 통계의 서술 순서까지 같았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월스트리트저널 사설에 나온 통계, 사례를 인용했다면 인용구라도 넣었어야 한다. 독자들은 기자가 연구하고 분석하고 통계를 찾은 것으로 이해할 것이다. 독자를 속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심우재 중앙일보 뉴욕특파원의 칼럼은 사실상 월스트리저널 사설을 ‘표절’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통계의 출처를 표기하는 차원의 논란이 아니라 칼럼의 구성이나 흐름 등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그냥 가져다’ 쓴 것으로밖에 해석이 안 됩니다. 

물론 심우재 특파원이 해당 사설을 인용하며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면 전혀 문제되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심우재 특파원과 중앙일보가 ‘당당했다면’ 해당 칼럼을 몰래(!) 삭제하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겠죠. 

하지만 칼럼이 게재된 이후 삭제되기까지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중앙일보 스스로도 ‘표절’로 생각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명도 없고, 칼럼도 삭제된 상태라는 게 무엇을 말해주는 걸까요? 

   
▲ <이미지 출처=미디어스 홈페이지 캡처>

‘홍석천 오보’ 논란처럼 ‘실기’하지 말고 빠른 시간 안에 사과·해명해야

지금이라도 중앙일보는 인터넷에 ‘심우재 특파원’ 칼럼과 관련한 입장을 내야 합니다. 이미 ‘홍석천 오보’ 논란과 ‘차례상 도전기’ 등에서 중앙일보의 대응은 논란을 빚은 적이 있습니다. 

오보는 낼 수 있습니다. 표절과 같은 실수(?)를 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독자들에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이른바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입니다. 한국 언론은 유독 ‘자신들의 문제점과 치부’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에 인색합니다. ‘남들’에 대해서는 교과서적인 원칙을 들이대면서 말이죠.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중앙일보가 향후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독자들에게 소상히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다음주 월요일(15일) 발행되는 지면에서 ‘이번 사안’에 대한 중앙일보 입장을 종합적으로 밝히는 게 책임 있는 태도입니다. 

명심하시길. 중앙일보가 ‘이 사안’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는 ‘눈’들이 많다는 것을. 

[4월13일 오후 1시 기사 ‘덧붙임’] 

중앙일보가 ‘특파원 칼럼 표절’과 관련해 사과문(?)을 냈다는 걸 미디어오늘 기사(13일)를 보고 알게 됐습니다. 12일 오후 중앙일보가 사과문을 냈다는 부분이 있어 중앙일보를 비롯해 포털과 구글 등을 ‘하나하나’ 다 검색했는데 정말 ‘어렵게’ 사과문을 찾아 냈습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최소한 사안의 심각성 등을 고려하면 이건 ‘면피 사과문’에 불과합니다. 네이버에 있는 ‘고침·정정기사’에도 이 사과문은 없습니다. (13일 오후 1시 기준) 제가 찾은 건 중앙일보 사이트에서 ‘중앙일보 사과’라고 검색을 해야 ‘아주 작게’ 처리된 ‘사과문’이 뜬다는 겁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본지 12일자 29면에 게재된 칼럼 '글로벌 아이: 뉴욕의 최저임금 인상 그 후'가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외신의 상당 부분을 인용한 사실이 확인돼 디지털에서 해당기사를 삭제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중앙일보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 검증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건 ‘제대로 된’ 사과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중앙일보는 제대로 된 사과문을 다음주 월요일(15일) 지면을 통해 상세히 독자들에게 설명하고 해명해야 한다고 봅니다. 해당 특파원에게 어떤 조치를 내릴 것인지 그리고 재발방지를 위해 어떤 논의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히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어렵게’ 찾아서 검색을 해야 나오는 ‘사과문’은 사과가 아닙니다. 면피일 뿐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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