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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은 신년사도 없다? ‘한국경제’의 쓸데없는, 놀랄 만한 오지랖[하성태의 와이드뷰] ‘닥치고 대기업, 기업 오너’ 입장 대변하는 정파적 상업 신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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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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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08  16:38:04
수정 2019.01.08  17: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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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랄 만한 칼럼을 봤다. 최근 은퇴를 선언하거나 회사 매각을 발표한 기업 오너들을 ‘동정’하는 한편 그러한 입장 변화의 이유로 정치권과 정권의 압박을 꼽는 글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문재인 정권 들어 극심하게 ‘한국경제가 곧 망한다’는 프레임을 설파해온 <한국경제신문>의 칼럼이었다. 조일훈 편집국 부국장 명의로 나온 7일자 <집단 우울에 빠져드는 기업인들>이란 칼럼의 서두는 이랬다. 

“1957년생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내년 말 은퇴를 돌연 선언했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방침도 밝혔다. 본인은 오래전에 미리 결정해놓은 인생 설계라고 한다. 하지만 경제인들 사이에선 억측이 나온다. ‘당국에 뭔가 걸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작년 말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은퇴를 발표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 모두 60대 초반이다. 

얼마 전에는 더 젊은 김정주 넥슨 창업주(1968년생)가 회사를 팔겠다는 소식이 한국경제신문 보도로 알려졌다. 몇 년 전에 이른바 ‘진경준 게이트’ 의혹에 휘말려 재판을 받고 게임산업에 대한 온갖 규제에 시달려온 것이 그의 사업의지를 꺾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은 지난해 여성비하와 갑질, 분식회계 의혹 등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반면 갑작스런 은퇴 선언에 여러 추축이 나돌았던 이웅열 코오롱 회장의 경우, 이미 착착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경영권 승계 상황으로 인해 전격 은퇴 선언의 의미가 빛이 바랜 바 있다. 

‘진경준 게이트’의 당사자인 김정주 넥슨 창업주가 일으킨 세간의 논란은 굳이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넥슨 노조는 7일 최근 불거진 넥슨 매각설에 대해 “넥슨을 함께 이끈 수 천명의 고용을 위협하지 말라”며 “국내 게임산업 위기 부를 우 범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이들을 둘러싼 세간의 의혹에 대해 <한국경제신문>의 조일훈 부국장은 기업과 기업인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 국민 여론을 들먹였다. 진의는 중요치 않다.  

“당사자들의 진의가 달리 있을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장막 뒤의 배경을 의심하는 세간의 의혹은 가실 줄을 모른다. 그게 한국의 현실이다. 전통적으로 우리 사회는 기업과 기업인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았다. 일부 재벌의 불법과 반(反)사회적 일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드라마나 영화에서 기업인은 실제보다 훨씬 악마화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 <이미지 출처=한국경제 홈페이지 캡처>

한국경제가 공감하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모멸감 

언제나 그렇듯, 조 부국장은 일부 재벌이 문제일 뿐 한국의 기업들은 과대하게 비난을 받고 있다는 보수경제지 특유의 논조를 이어나갔다. ‘진경준 게이트’도, 셀트리온 각종 논란도 당사자성을 갖기는커녕, “일부 재벌의 불법과 반(反)사회적 일탈”로 치환해 버리는 희한한 논리. 조 부국장의 기업인 옹호와 두둔은 최근 기내식 대란과 승무원 성희롱 논란과 관련 경찰이 불기소 처분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으로까지 나아간다. 

“세계무대를 평정한 문화·예술인에 대해선 쉽게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이 훨씬 어렵고 복잡다단한 경쟁을 이겨내야 하는 기업의 글로벌 성공에 대해선 인색한 평가를 내놓기 일쑤다. 반대로 기업 운영상 실수가 나오거나 사업이 후퇴하면 가혹한 공격과 질타가 잇따른다. 

사업장 방문 때 여성 승무원들을 강제동원했다는 이유로 고발을 당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지난 몇 달간 외부 접촉을 삼가고 두문불출했다. ‘사실 여부를 해명하기에 앞서 너무 창피했다’고 한다. 경찰과 검찰이 ‘승무원들의 자발적 행사’라고 판단해 무혐의 처리를 했지만 많은 기업인은 박 회장이 느꼈을 모멸감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원래 그렇다. 경제지도, 기업인들도, 회장이 느끼는 모멸감에는 공감하지만, 여성 승무원들을 비롯해 노동자들이, ‘을’들이 느끼는 모멸감과 고통에는 둔감하고 눈을 감기 마련이다. 조 부국장이 비교 대상에 올린 문화·예술인들이 만연한 ‘갑질’이나 성희롱으로 을들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분식회계나 불법 경영권 승계 등으로 자본시장을 교란시키는 불법을 저지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그러고 보니 올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신년사를 내놓지 않았다. 재판이 남아있는 데다 삼성그룹이 계열사별 자율 경영 체제로 전환한 점을 고려했다고 한다. 하지만 재계 1위 총수가 아무런 메시지도 내놓지 않은 것은 삼성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하지 않다.” 

급기야 조 부국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은 것도 도마 위에 올렸다. 조 부국장은 이들 대기업들에게서 “사회의 적대감을 내부 침잠으로 버텨내는 집단 우울증에 빠진 듯한 모습”을 읽어내기까지 했다. 

즉,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가, 정권과 여권의 적폐청산과 경제 관련 법안들이 이들 대기업 오너들을 ‘집단 우울증’에 빠뜨렸다는 해괴한 논리다. 그렇다면, 우울증 정도가 아니라 목숨을 내놓다시피 한 채로 하루하루를 서민들은, 그 민생경제는 어쩌란 말인가. 결국 조 부국장의 ‘대기업 걱정’은 여기까지 나아간다.  

“많은 기업인은 자신들에 대한 공격이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정치적 지형에 비춰볼 때 더 세질 가능성이 높다. 기업인을 형사처벌하겠다는 법안이 국회에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담론은 국경을 넘어서는 적이 드물고 대부분 과거 문제에 사로잡혀 있다. 눈길을 밖으로, 미래로 돌리는 국가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기업인들의 잇따른 퇴장은 이런 현실과 떼어놓고 설명할 수가 없다.”

프로파간다 앞장서는 ‘조중동매한’의 어제와 오늘 

“현재 경제보도는 프로파간다다. 계속 같은 사실을 약간의 허위를 곁들여서 반복한다. 아무리 양질의 보도를 가끔 해도 게임이 안 된다. 언론사들이 이런 조중동 식의 유사 가짜보도를 퇴치하려면 굉장히 좋은 보도를 생산해야 하고 경제비평이나 미디어 감시 보도가 훨씬 많이 나와야 한다. 저 같은 사람이 100명 이상 나타나야 한다.” 

최근 ‘한국 언론 오도독’이란 미디어 비평 시리즈로 화제를 모은 KBS 최경영 기자는 최근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언론의 경제보도와 관련된 문제점을 전방위적으로 꼬집은 바 있다. 

   
▲ <이미지 출처=미디어오늘 홈페이지 캡처>

또 최 기자는 8일자 ‘한국 언론 오도독’ 칼럼을 통해 ‘조중동매한’으로 대표되는 정파적 상업 신문사들이 “국가 경제에 대한 사려 깊음이나 국익에 대한 고려, 저널리즘의 윤리와 같은 보편적 가치관은 애당초 기대할 수가 없었던 모양”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한국 경제가 위기”라고 늘 말하는 그 언론들이 ‘보수’나 ‘보수정권’의 안위와 유지를 위해서만 존재한다는 뜻애서다. 

그런 관점에서, ‘닥치고 대기업, 기업 오너’의 입장을 대변하고, 그들을 다독이는 <한국경제신문>의 칼럼 역시 ‘국익’이나 ‘국민’들의 안위는 안중에 없는 듯 보인다. 아래 최 기자가 인터뷰에서 한 경제 저널리즘의 원칙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아니, 지금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그랬다. 이재용 부회장의 신년사가 없었다고 왕왕대는 경제지는 사회의 독소일 뿐이다. 

“경제보도는 신중해야 하고 그 다음에 취재원이 다양해야 한다. 자극적으로 쓰면 안된다라는 말은 진보학자들이 하는 얘기가 아니다. 진보보수 모든 학자들이 그래서 안된다고 한다. 모든 경제 현상엔 작용과 반작용이 있고 다면적이고 어디로 튈지 모른다. 1년 후 경제적 효과가 있을 수 있고 역효과가 나타날지 모른다. 경제학자도 미래를 모른다. 조심스럽게 추정하듯이 얘기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 기사 헤드라인만 보면 지들이 다 안다” 

하성태 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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