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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압수수색에 대한 TV조선의 ‘이상한’ 보도[언론비평] TV조선 압수수색은 언론탄압…KBS 압수수색은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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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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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24  09:48:30
수정 2018.10.24  10: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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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직원들의 이메일을 몰래 들여다 본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KBS 본사 압수수색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KBS측의 강한 반발로 실제 압수수색을 하진 못했습니다 … KBS측은 경찰의 압수수색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경찰은 이곳 사무실에서 영장을 집행하지 못하고 2시간 만에 모두 철수했습니다.” 

어제(23일) TV조선 <뉴스9>에서 보도한 리포트 가운데 일부입니다. 제목이 <‘이메일 사찰 의혹’ KBS 압수수색 무산>입니다. 재밌습니다. 경찰 압수수색에 대한 TV조선의 ‘이중적 태도’ 때문입니다. 

TV조선은 어제(23일) KBS 압수수색 시도 관련 리포트에서 언론탄압이라는 단어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TV조선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 시도를 ‘언론탄압’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했던 것과는 매우 대조적입니다. 

   
▲ <사진출처=TV조선 화면캡처>

TV조선 압수수색 시도는 ‘언론탄압’ … KBS 압수수색 시도는 무산? 

지난 4월 경찰의 언론사 압수수색에 대해 TV조선은 ‘언론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습니다. 이른바 ‘TV조선 기자의 두루킹 출판사 무단침입’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TV조선 보도본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는데 경찰이 이를 집행하려 하자 강력 반발한 겁니다. 

지난 4월25일 TV조선은 <뉴스9>에서 관련 리포트를 전하며 “TV조선 기자협회는 이번 압수수색을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부당한 시도로 규정하고 저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단 전제할 것 하나. 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예전에도 한번 언급했지만 ‘과거 한국에서 공권력에 의한 언론사 침탈’이 수시로 발생한 것을 고려했을 때 정말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곤 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TV조선 기자의 두루킹 출판사 무단침입’ 사건 경찰 조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TV조선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경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지만 의문점은 지금도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자유한국당과의 커넥션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이라 ‘이 부분’에 대한 규명도 필요합니다. 아직 이 사건과 관련해 결론은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 지난 4월25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보도본부 앞에서 TV조선 기자들이 수습기자의 '드루킹' 누릅나무출판사 절도 관련 경찰 압수수색 통보에 반발,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사실 조선일보와 TV조선의 압수수색에 대한 이중적 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조선일보는 지난 2008년 정연주 전 KBS 사장에 대한 체포와 강제구인 수사를 주문하는 기사와 사설·칼럼을 실었던 ‘전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4월 TV조선과 기자들이 경찰 압수수색에 대해 ‘언론탄압’이라며 반발했을 때 여론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던 것도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이한우 조선일보 기자는 2009년 칼럼에서 “언론인도 범법행위가 있었다면 그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죠. 

‘그랬던’ 조선일보였는데 자매지인 TV조선이 압수수색을 언론탄압이라며 반발하니 이중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진 겁니다. 

“언론인도 범법행위가 있다면 처벌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던 조선일보 

아무튼 지난 4월 TV조선 리포트 기조대로라면 KBS에 대한 ‘경찰 압수수색’ 시도를 언론탄압으로 규정하고 비판하는 보도를 내놓아야 합니다. 하지만 TV조선은 ‘이상한 보도’를 했습니다. 서두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언론탄압’이라는 단어 자체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경찰의 압수수색 시도에 대해 KBS는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합리적 근거가 없는 이메일 사찰 의혹에 회사 측이 충분한 소명을 했음에도 사전에 적절한 수사협조 요청 없이 강제수사를 하려 한 것은 과잉수사이자 언론자유 침해 논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지만 TV조선은 이를 ‘강한 반발’이라고 전했습니다. ‘언론자유 침해’라는 단어를 쏙 뺀 겁니다. 

KBS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은 보수성향 간부들 노조인 KBS 공영노동조합이 고발한 데 따른 조치로 보입니다. KBS공영노조는 ‘진실과 미래위원회’가 직원 이메일을 들여다 봤다며 양승동 사장과 복진선 진실과미래추진단장 등을 고발한 바 있습니다. 

이번 경찰 압수수색에 대해 ‘진실과 미래위원회’도 별도 입장을 냈는데요 “경찰의 압수수색 시도는 공영방송에 대한 폭거이며 진상규명에 대한 충분한 협조에도 강제 수사를 택했다”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입장 역시 TV조선 보도엔 없습니다. 그냥 ‘KBS 강력 반발’만 있습니다. 

‘언론탄압’이라는 주장 쏙 뺀 TV조선 … 왜? 

“해당 기자는 어제 오후 5시부터 오늘 새벽 1시까지 경찰의 조사를 성실히 받고, 휴대전화와 노트북 컴퓨터를 경찰에 이미 제출한 상태였습니다. 해당 기자가 들고 나왔던 USB와 태블릿PC도 절도 용의자 경모씨 자택에서 발견돼 경찰이 확보한 상태였습니다. TV조선 기자들은 경찰의 압수수색을 언론탄압으로 규정하고 경찰 진입을 저지했습니다.” 

4월25일 TV조선 <뉴스9> 리포트 가운데 일부입니다. 성실히 경찰 조사에 임했는데도 경찰이 압수수색을 시도한 것은 언론탄압이라는 주장입니다. 이런 기준과 논리라면 이번 KBS 압수수색도 언론탄압입니다. 진실과 미래위원회도 지난 7월 공영노조 고발 이후 영등포경찰서에 관계자가 출석해 조사에 응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TV조선 리포트에 없습니다. 유독 ‘언론탄압’이라는 부분을 쏙 뺀 이유가 뭘까요? TV조선 압수수색은 언론탄압이고, KBS 압수수색은 정당하다는 걸까요? 

   
▲ <사진출처=TV조선 화면캡처>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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