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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단’은 지금까지 언론개혁을 위해 무엇을 했나[언론비평] 한국은행 출입기자단은 조선일보에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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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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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22  08:14:35
수정 2018.10.22  08: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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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와 정부가 한국은행에 금리 인하를 압박한 정황이 담겨있는 안종범 전 경제수석의 문자메시지 내용을 KBS가 입수했습니다. 보수 언론에 기사를 청탁해 금리인하에 소극적인 한국은행을 비판한 건데요. 같은 달부터, 한국은행은 여섯 차례에 걸쳐 금리를 계속 내려 청와대와 정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가 어제(21일) <뉴스9>에서 단독으로 보도한 내용입니다. 핵심만 정리하면,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와 정부가 조선일보에 청탁해 금리인하에 소극적인 한국은행을 ‘비판하도록’ 했다는 내용입니다. 

   
▲ <사진출처=KBS 화면캡처>

‘박근혜 청와대’와 조선일보, 부적절한 유착 의혹 제기돼

△당시 강효상 조선일보 편집국장과 논의를 했고 △조선일보가 기획기사로 ‘세게’ 도와주기로 했으며 △관련 자료를 당시 조선일보 경제부 이모 기자(차장급)에게 넘겼다는 겁니다. KBS 보도에 따르면 실제 조선일보는 이모 기자 이름으로 2015년 3월2일과 3일에 걸쳐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한국은행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연속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당시 조선일보 편집국장이었던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부 측으로부터 기사 청탁이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으며,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기사가 작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저는 조선일보가 해당 의혹에 대해 ‘자체 진상조사’를 통해 독자들과 국민들에게 해명해야 할 사안이라고 봅니다. ‘박근혜 청와대’와 조선일보 간에 부적절한 유착 의혹 제기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강효상 의원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기사가 작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정말로 그런 것인지는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KBS의 ‘보도’에 대해 조선일보가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아직 조선일보는 이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이나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 <사진출처=KBS 화면캡처>

또 하나. 저는 ‘기자단’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도 의문부호를 찍고 싶습니다. 최근 통일부 출입기자단이 탈북민 출신 기자의 남북고위급회담 취재를 제한한 통일부의 조치를 규탄하는 성명을 낸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했습니다. 

‘탈북민 출신 기자의 취재 배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한 생각이나 판단은 다를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조선일보 입장과 통일부 기자단 성명에 동의하진 않지만, 통일부 기자단이 발표한 성명에도 귀담아 들을 만한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기자단 차원’에서 탈북민 출신 기자의 취재를 통일부가 배제한 것을 비판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기자단은 언론개혁을 위해 무엇을 해왔나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에선 대체 기자단의 존재이유와 역할이 무엇인지 의문을 품게 됩니다. ‘통일부의 탈북기자 취재제한’을 언론탄압이라고 비판한 통일부 기자단이 지금까지 ‘북한 관련 대형 오보’에 대해 책임 있는 조치나 반성하는 성명을 발표한 적이 있던가요. 재발방지를 위해 ‘기자단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낸 적이 있었나요? 

‘현송월 총살’과 같은 초대형 오보가 발생해도 조선일보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조선닷컴’에서 기사를 삭제하지도 않았습니다. ‘현송월 총살’과 관련한 다른 언론사들의 오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초대형 오보’에 대해 통일부 기자단은 ‘어떤 책임 있는 조치’를 취했는지 묻고 싶네요.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엠바고를 파기하는’ 언론사에 대해선 징계 결정을 ‘칼 같이’ 하면서도 기자단은 ‘초대형 오보’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 표명도 없습니다. ‘같은 기자’이기 때문에 곤란해서? 아니면 ‘기자단이 해야 할 일’이 아니라서? 

제가 보기엔 변명에 불과합니다. 단순 오보가 아니라 ‘현송월 총살’과 같은 초대형 오보는 ‘기자단 차원’에서 재발방지 약속과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봅니다. 탈북기자 취재 제한에 대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한 기자단이라면 말이죠. 

왜 갑자기 이 문제를 언급하느냐? 이렇게 반문할 분들이 있을 것 같네요. 저는 앞서 언급한 ‘박근혜 청와대와 조선일보간 유착 의혹’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한국은행 출입기자단은 조선일보에 대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와 정부가 조선일보에 청탁해 금리인하에 소극적인 한국은행을 ‘비판하도록’ 했다면 이건 매우 심각한 사안입니다. 좀 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지만 사실일 경우 ‘권언유착’ 중에서도 상당히 ‘질이 나쁜 유형’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조선일보 ‘비판 보도’ 이후 한국은행은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p 내렸고, 석 달 뒤 0.25%p를 더 낮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국은행이 여론 수렴을 통해 금리를 인하한 게 아니라 ‘박근혜 청와대+조선일보’라는 외압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된 매우 중대한 사건입니다. 

저는 의혹이 제기된 사안에 대해 조선일보가 책임 있는 조치와 해명을 해야 한다고 보지만 ‘한국은행 출입기자단’ 역시 이번 의혹에 대해 ‘기자단 차원의 입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최소한 조선일보에 ‘이번 사안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납득할 만한 해명이 없을 시 기자단 차원에서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엠바고 파기할 때만 ‘징계’를 하지 말고, 기자단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런 의혹’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정부의 탈북민 기자 취재제한에 언론탄압이라고 반발한 기자단이라면 ‘이 같은 권언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명징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가능성은 희박하게 보고 있습니다. ‘이명박근혜 정권’ 9년 동안 해직언론인과 징계가 횡행할 때 기자단 차원에서 ‘비판 성명’ 나오는 걸 제대로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 출입기자단이 ‘권언유착’이 제기된 이번 사안에 대해 나름의 입장을 밝힐 수 있을까요? 나아가 조선일보에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요. 어려울 겁니다. 

대한민국 ‘기자단’은 지금까지 언론개혁을 위해 무엇을 했나. 이 질문을 받는다면 어떤 대답을 할지 저는 솔직히 의문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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