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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1일 TV조선 ‘뉴스9’에 없는 것[기자수첩] 채널명 교체 논의 전에 리포트 다양성 강화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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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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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22  08:17:08
수정 2018.08.22  08: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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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숨진 고 백남기 농민의 수술 과정에 청와대와 경찰이 개입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서울대병원은 백 농민의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도 가족들에게 수술을 권했는데요. 수술을 안 하고 사망했을 경우 경찰에 의한 사고사 가능성이 커지는 걸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어제(21일) MBC <뉴스데스크>가 보도한 리포트 가운데 일부입니다. 지난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 도중 경찰의 물대포에 숨진 고 백남기 농민에 대한 첫 진상조사 결과 내용을 다뤘습니다. △고 백남기 농민 수술 과정에 ‘박근혜 청와대’가 개입했고 △경찰이 극우 사이트에서 제기했던 ‘빨간 우의 가격설’이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이를 악용했다는 내용 등을 보도했습니다. 

   
   
   
▲ <사진출처=MBC 화면캡처>

TV조선 ‘뉴스9’엔 고 백남기 농민 관련 리포트가 없다 

이 ‘모든 것’이 백남기 농민이 숨지면 박근혜 정권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반인권적’ 행태였다는 점에서 파장은 컸습니다. 박근혜 정권 시절 청와대와 경찰은 ‘정권 부담’만 고려했을 뿐 국민의 안전과 인권은 뒷전이었습니다. 

관련 내용을 많은 언론이 다뤘습니다. 하지만 어제(21일) TV조선 ‘뉴스9’엔 관련 리포트가 없습니다. 같은 날 JTBC와 MBC가 메인뉴스에서 두 꼭지를 배치하며 관련 내용을 보도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진상조사위는 △고 백남기 농민 사망 원인은 경찰의 과잉진압이었고 △경찰의 공식 사과 △정부가 차량 파손 등을 이유로 집회 주최 측에 건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취하하라고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TV조선 ‘뉴스9’을 보신 분들은 이런 내용을 알 수가 없습니다. 

어제(21일) TV조선 ‘뉴스9’엔 “요즘 관광지마다 카트체험장이 들어서고 있지만 안정규정이 없어 ‘위험천만’”이라는 리포트는 있지만 ‘고 백남기 농민 관련’ 리포트는 없습니다. 이래도 되는 건지 묻고 싶습니다. 

‘박근혜 청와대’ 일제 강제징용 재판 개입 의혹…TV조선엔 없다

이외에도 어제(21일) TV조선 ‘뉴스9’에서 볼 수 없는 리포트들은 많습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사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재판에 개입했다는 내용도 없습니다. 어제(21일) 지상파 방송3사는 관련 내용을 ‘다양하게’ 보도했지만 TV조선은 침묵을 지켰습니다. 한번 볼까요?

“당시 박근혜 정부가 일본 정부와 은밀하게 추진중이던 위안부 문제 합의 타결을 위해 강제징용 재판 진행을 최대한 늦추도록 법원에 요청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 (박근혜) 정부는 6개월 전부터 일본과 위안부 문제 합의를 위해 국장급 협상을 진행하던 상황, 청와대는 이 과정에 강제징용 재판 결과가 나오면 협상이 틀어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 회동에서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 처장은 전국 법원의 강제 징용 재판 상황을 설명했고, 외교부는 강제징용 재판 연기를 요청했습니다.” (2018년 8월21일 KBS ‘뉴스9’) 

   
   
▲ <사진출처=KBS 화면캡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소송. 이 소송을 박근혜 정부와 당시 대법원이 고의로 지연시킨 의혹에 대해서 수사가 진행 중이죠. 그런데 당시 청와대가 재판 당사자인 일본 전범기업 변호인과 지속적으로 접촉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 징용피해자들과 일본 전범기업 간의 소송을 두고, 청와대와 외교부, 법원행정처까지 사실상의 정부 합동 TF가 일본 전범기업의 편에 서는 형태로 재판이 진행된 셈입니다.” (2018년 8월21일 MBC ‘뉴스데스크’) 

   
   
▲ <사진출처=MBC 화면캡처>

“박근혜 정부 시절 사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2013년 당시 김기춘 비서실장이 법원행정처장을 만났었던 사실이 얼마 전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는데 그런 만남이 한 번이 아니었습니다. 이듬해에 2차 회동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18년 8월21일 SBS ‘8뉴스’) 

   
   
▲ <사진출처=SBS 화면캡처>

‘반성해야 할’ TV조선은 어떤 사안을 주목했나 

그럼 TV조선은 어떤 사안을 주목한 걸까요? ‘북한 관련 사안’을 주목했습니다. “우리 군이 올해 북한의 해상 유류 밀거래 10건을 적발하고도 쉬쉬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는 점”을 ‘단독’으로 보도한 데 이어 북한산 석탄 밀반입 문제도 여전히 의혹 덩어리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정부는 수입 업체의 단순 일탈로 결론을 내렸지만, 이 업체가 국내 반입뿐 아니라 제3국으로 중개무역을 해 왔다는 주장이 나왔다”는 점도 비중 있게 전했습니다. 

물론 어떤 사안을 주요 뉴스로 배치하고, 비중을 실어 전할 것인가는 언론사가 알아서 판단할 부분입니다. TV조선 나름의 판단을 통해 뉴스를 보도할 수 있다는 얘기죠. 

하지만 고 백남기 농민이 숨진 지 ‘1011일’만에 사망원인과 진상이 ‘공식적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런 사안을 ‘전혀 보도하지 않는’ 언론 - “집회 경비 계획이 아니라 청와대 경호 계획에 가까웠고, 이런 무리한 대응이 백남기 씨의 사망을 불렀다”는 진상조사위 발표를 무시하는 언론이 ‘제대로 된 언론’ ‘상식을 가진 언론’인지는 의문입니다. 

‘고 백남기 농민’과 관련해 당시 TV조선과 조선일보가 보도한 기사와 사설 등을 기억하고 있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습니다. 반성을 해도 모자랄 판에 진상조사위 결과 자체를 무시하는 TV조선 ‘뉴스9’을 보며 분노한 이유입니다. 

TV조선이 채널명 교체를 논의 중이라고 하던데, 채널명 교체 논의 전에 리포트 다양성 강화부터 하는 게 어떨까요? 채널명 교체한다고 이미지가 신선(?)하게 되는 건 아닙니다. 문제는 콘텐츠라는 얘기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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