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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KBS 보도’를 인용하는 기준[기자수첩] 민주당 관련 사안은 보도하고 새누리당 의혹은 침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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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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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17  08:28:47
수정 2018.08.17  09: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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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댓글사건 터진 2012년 대선때 민주당 대선캠프도 트위터 여론조작”> 

지난 15일자 조선일보 6면에 실린 기사 제목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2012년 대선 당시 자동 트위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여론을 조작했다고 KBS가 ‘뉴스9’에서 보도(13·14일)한 내용을 인용했습니다. 

△당시 민주당 대선 캠프 단장이었던 조모씨가 100개 트위터 계정을 동원해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트위터 글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고 △민주당 대선 캠프가 트위터 계정 수십 개를 자동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트윗덱’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입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KBS보도’ 인용하면서 민주당 여론조작 의혹 보도한 조선일보 

그동안 조선일보는 한겨레 등이 보도한 한나라당 매크로 파문 등을 거의 외면하다시피 해왔기 때문에 이날(15일) 보도는 이례적이었습니다. KBS 보도를 인용해서 전했다는 점에서 특히 그랬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여론조작 기사와 관련해 ‘이상한’ 인용보도 기준이 있는 것 같습니다. 민주당 관련 사안은 크게 보도하고, 한나라-새누리당 관련 사안은 보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2012년 대선 당시 자동 트위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내용은 지난 14일 KBS가 보도했습니다. 앞서 13일엔 당시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모두 여론조작을 했다는 의혹을 보도하기도 했죠. KBS는 지난 15일에도 후속보도를 했는데요 이때는 ‘새누리당’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KBS 탐사보도부가 연속기획으로 보도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 14일이 민주당이었다면 15일은 새누리당 여론조작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쳤습니다. 

   
▲ <사진출처=KBS 화면캡처>

KBS가 보도한 내용은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대선 캠프의 외곽 조직들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천만 건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트위터 여론 조작을 자행했다는 겁니다. 2,600명 규모의 서강바른포럼 회원의 스마트폰이 매크로 프로그램의 명령을 받는 강력한 퍼 나르기 도구가 됐고, 매크로 프로그램은 박근혜 캠프의 또 다른 외곽조직인 포럼동서남북 인사 두 명이 가져왔다는 증언도 전했습니다. 

포럼동서남북이 이정현 의원, 유정복 전 인천시장 등 친박 핵심 인사들이 관여한 조직이고, 매크로 제공자로 지목된 사람들은 당시 이 단체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에서 당시 새누리당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한 여론조작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가 의혹의 핵심이었습니다. 

   
▲ <사진출처=KBS 화면캡처>

2012년 대선 새누리당 매크로 파문 의혹은 ‘슬쩍’ 비껴간 조선일보 

민주당 관련 의혹을 보도한 조선일보라면 KBS의 후속보도(15일) 역시 형평성 차원에서 인용 보도를 하는 게 온당합니다. 하지만 어제(16일)와 오늘(17일) 조선일보 지면에 ‘새누리당 매크로 의혹’은 없습니다. 

특히 어제(16일) KBS가 ‘뉴스9’ 후속보도에서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캠프 외곽 조직에서 대량의 매크로 여론 조작에 동원된 계정 중 상당수가 서강대 신입생들의 것이라는 점 △5년 전 검찰이 ‘새누리 매크로’ 물증을 확보하고도 이를 방치한 의혹이 있다는 점 등을 집중 보도한 것을 감안하면 KBS보도를 인용할 법도 한데 조선일보의 ‘후속 인용보도’는 없었습니다. 

단순히 형평성 차원에서 조선일보의 인용보도 기준을 문제 삼는 건 아닙니다. 저는 사안의 심각성을 따진다면 민주당보다 새누리당 매크로 파문이 더 심각하다고 보기 때문에 인용보도를 한다면 오히려 ‘새누리당 매크로 파문’을 더 비중있게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2012년 민주당이 여론조작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트윅덱 프로그램은 정식으로 등록된 앱이고 트위터에서 인정한 앱입니다. 물론 도덕적으로 비판받을 부분은 분명히 있습니다. 정식 프로그램이고 합법이긴 했지만, 민주당 당원이 대선 기간에 트윗덱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조직적으로 댓글을 퍼뜨린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고 비판받을 소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트위터가 올해 초 트윗덱의 ‘자동 리트윗’ 기능을 폐지시킨 것도 트위터 플랫폼을 악용한 여론 조작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 <사진출처=KBS 화면캡처>

조선일보는 왜 ‘새누리 매크로 의혹’에 침묵하나 

하지만 KBS가 보도한 새누리당 매크로 의혹은 민주당과는 ‘질적인 차원에서’ 많이 다릅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적한 내용이지만 새누리당이 사용한 ‘트윗 포 안드로이드’는 불법입니다. 정식 등록된 앱을 사용한 민주당과는 많은 점에서 차이가 납니다. 

그리고 민주당은 당직자가 캠프 내에서 ‘트윗덱’을 사용했지만 당시 새누리당은 서강포럼이라는 외곽단체를 동원하면서 매크로를 통해 여론조작을 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KBS 보도에 따르면 포럼동서남북이라는 다른 외곽조직도 동원된 의혹을 받고 있는데 이건 상당히 문제가 있습니다. 엄밀하게 비교하면 당시 민주당보다 새누리당 매크로 의혹이 더 심각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민주당 ‘트윅덱’은 인용보도한 반면 불법적인 새누리당 매크로 의혹은 인용 보도를 안 합니다. 

   
▲ <사진출처=KBS 화면캡처>

2012년 대선 당시 국정원과 기무사 등 국가기관이 총동원돼 박근혜 후보 측에 유리한 댓글공작을 벌였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외에 당시 새누리당 대선 캠프 외곽조직들도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사상 최대 규모의 트위터 여론 조작을 자행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민주당 관련 사안을 인용보도하더니 더 심각한 ‘새누리 매크로’ 의혹은 침묵으로 일관합니다. 대체 조선일보의 인용보도 기준이 뭘까요?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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