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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투자 보도’ 이재용에 방점 찍은 동아일보[기자수첩] 폄하할 일도 아니지만 과대평가는 곤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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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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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9  08:34:34
수정 2018.08.09  08: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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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경영 복귀 45일 만인 올해 3월 유럽과 캐나다로 출장을 떠났다. 4차 산업혁명을 필두로 하루가 다르게 격변하는 인공지능(AI) 현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다는 게 목적이었다 … ‘4대 미래 성장사업’은 이 부회장이 지난 6개월간 해외 출장을 다니며 직접 그린 밑그림이다 … 재계는 2010년 5월 이건희 회장이 5대 신수종 사업을 발표한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삼성이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시한 데 주목하고 있다.” 

오늘(9일) 동아일보 3면에 실린 <이재용, 6개월간 해외현장 다니며 ‘4대 미래사업’ 직접 선정> 기사 가운데 일부입니다. 삼성그룹이 2020년까지 3년 동안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채용하겠다는 투자·고용 계획 발표와 관련,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과 노력’을 강조한 기사로 보입니다. 

   
▲ <이미지 출처=동아일보 홈페이지 캡처>

기업의 당연한 책무를 ‘이재용의 힘’으로 돌리지는 맙시다 

어제(8일) 삼성이 발표한 투자 고용계획은 눈길을 끌 만한 내용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너무 방점을 찍는 건 곤란합니다. 삼성의 투자·고용 계획 발표 전에 ‘잡음’이 있었던 데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 현장 방문에서 삼성 측이 복제약 규제완화를 요청한 것을 두고도 ‘이런 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이재용 리더십’을 지나치게 부각하는 동아일보 보도는 ‘오버’로 보입니다. 오늘자(9일) 경향신문이 사설에서도 지적했지만 “기업의 중요한 사회적 책임 가운데 하나는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제공하는” 겁니다. 그리고 “정부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 확대와 일자리 만들기에 나설 것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기업과 정부가 어찌보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인데 동아일보는 ‘이재용 부회장’에 지나치게 방점을 찍었습니다. 기업의 당연한 책무를 ‘이재용의 힘’으로 돌리지는 말자는 얘기입니다. 

사실 오늘자(9일) 동아일보 보도에서 이재용에 방점을 세게 찍은 부분 외에도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대목입니다. 

“이 부회장은 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주재 간담회에도 삼성전자 이외의 계열사 사장으로는 유일하게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을 참석시킨 바 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바이오 사업 육성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그널이라는 내부 평가’라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 경영진이 참석한 것은 고한승 사장이 유일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주목을 했다면 이해가 가기도 하지만 마냥 그렇게만 보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의 중심에 있는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분식회계 의혹의 중심에 있는 기업’을 경제부총리 간담회에 참석시킨 이재용 부회장의 ‘결정’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해석의 영역이기 때문에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바이오 산업을 육성해서 ‘반도체 삼성’과 같은 성과를 남기려는 이재용 부회장이 선제적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을 간담회에 참석시켰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지난달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분식회계 혐의 관련 삼성바이오로직스 및 삼정,안진회계법인 대표이사 등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분식회계 의혹의 중심에 있는 기업 사장을 간담회에 참석시킨 이재용 부회장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바이오 산업 육성’으로 슬쩍 덮으려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해석의 영역’이기 때문에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굳이 분식회계 의혹의 중심에 있는 기업 사장을 왜 경제부총리 간담회에 참석시켰을까라는 의문은 충분히 제기할 만한 합리적인 의심의 영역입니다. 

그런데 동아일보는 ‘이런 상황’에 대한 배경 설명 없이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의 간담회 참석은 이 부회장의 바이오 사업 육성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그널”이라는 내부 평가를 주목했습니다. 저는 이런 식으로 무게중심을 두는 건 ‘온당한 기사’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사실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의 간담회 참석은 동아일보만 이렇게 보도한 건 아닙니다.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언론이 비슷하게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보도하는 게 ‘공정한 보도’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삼성을 비롯한 기업들은 바이오 산업이 미래 먹거리를 가져다주는 신성장동력인 것처럼 말하지만 그렇게만 볼 사안도 아닙니다. 일각에선 ‘바이오 산업’을 미래 유망산업으로 포장하는 이면에 주가 상승을 노린 제약회사들의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바이오 기업과 제약회사만 좋은 일 시켜주고 국내 경제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우려입니다. 

바이오 산업이 미래 경제를 살리는 장밋빛 미래? 글쎄 … 

물론 이 역시 어디까지나 전망이자 해석의 영역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셀트리온, 한미약품 등 주요 제약회사들이 분식회계 등의 의혹에 휩싸인 ‘이력’이 있다는 점입니다. 마냥 ‘바이오 산업’을 장밋빛 미래로만 그리기 곤란한 이유입니다. 

‘이재용-김동연 만남’에 너무 의미부여를 할 필요는 없지만, 당시 회동 때 이 부회장이 ‘바이오시밀러 약값 상향조정’ 민원을 언급한 것을 유심히 볼 필요는 있습니다. 약값 인상은 건보 재정과 환자에 부담을 초래할 수 있는 데다 국민 생명과 안전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바이오산업의 경제적 효과가 과장됐다는 우려도 그냥 넘길 수 없는 부분입니다. 

문제는 ‘삼성의 이 같은 요구’를 보도하는 언론입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지극히 일부 언론을 제외하곤 마치 ‘삼성의 대변자’라도 되는 양 ‘바이오 바이오’만 외치고 있습니다. 오늘자(9일) 한겨레 사설 제목이 <삼성의 투자 발표, 과대평가도 폄하할 일도 아니다>인데 상당수 언론이 ‘삼성의 투자 발표에 과대평가’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는 언론이 어떤 사안에 대해 지나치게 폄하하는 것 그리고 과대평가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의심이 가는 부분’과 ‘우려되는 부분’은 끊임없이 주목하고 경계해야 하는 게 언론의 역할입니다. 하지만 ‘삼성 투자 보도’에서 이런 언론의 모습을 찾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어쩌면 삼성보다 언론이 더 문제인지도 모릅니다. 

   
▲ <이미지 출처=한겨레신문 홈페이지 캡처>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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