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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30억 댓글 조작’ TV조선의 이상한 침묵[기자수첩] 드루킹 관련 사안이면 ‘모든 것’을 보도했던 TV조선의 이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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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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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21  08:13:30
수정 2018.08.21  08:3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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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김동원씨가 옛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이 2007년 대선 당시 수십억 원을 들여 댓글조작 조직을 운영했다고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가 밝힌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당시 한나라당이 서울 용산 전자상가 등지에서 500만원 가량 댓글 기계 200대를 약 10억원의 비용으로 사들였고 △해당 댓글 기계 운용을 중국에서 활동하는 조직폭력배들에게 맡겼으며 △한나라당이 이들에게 지급된 보수 등 용역 비용 등으로 20억 원 가량을 추가 지출했다는 겁니다. 

현재 한나라당 댓글조작 의혹은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수사 중이기 때문에 결과를 지켜봐야 합니다만 만약 드루킹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건 상당히 심각한 범죄행위입니다. 때문에 검증은 필수적입니다. 경찰 수사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 댓글 여론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드루킹' 김동원씨가 12일 오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드루킹의 서신 대서특필한 조선일보…드루킹으로 도배했던 TV조선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드루킹과 관련해선 ‘거의 모든 것’을 보도했던 보수언론이 이른바 ‘한나라 30억 댓글 조작’ 의혹에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특히 드루킹의 서신을 1면에 대서특필한 조선일보와 드루킹 관련 사안이라면 메인뉴스에서 사실상 도배를 했던 TV조선이 이번 사안에 사실상 침묵하고 있는 것은 잘 이해가 안 갑니다. 어떤 정치인이 했던 말처럼 “정말 실망입니다!” 

TV조선의 대표적인 사례 하나만 언급하겠습니다. 이미 고발뉴스 등을 통해 제가 언급하기도 했지만 TV조선 메인뉴스의 ‘드루킹 도배질’이 어느 정도였는지 이것만 보면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지난 4월16일 TV조선 ‘뉴스9’이 보도한 ‘드루킹 관련 리포트’입니다. 

<김경수, 靑에 드루킹 인사청탁 전달…靑은 추천 인물 만나> 
<달라진 김경수 해명, “드루킹에 기사 URL 보냈을 수 있다”> 
<김경수 “드루킹과 파주서 만나…댓글 활동 관여는 안해”> 
<檢, 대선때 선관위 수사 의뢰 받고도 드루킹에 ‘무혐의’> 
<경찰 “드루킹이 보낸 일방적 메시지”…김경수 옹호?> 
<댓글 작업 매뉴얼 보니 “안희정·김경수·이재명·추미애 위주로 확인”> 
<드루킹 집안에 의문의 ‘세입자’…정작 가족은 “세 준 적 없다”>
<‘드루킹 메시지’, 경찰의 설명에도 남는 의문점> 
<안철수 “대통령은 몰랐을까”…野 “최순실도 울고 갈 국기문란”> 
<與 “드루킹 사건은 개인적 일탈”…일부선 “난감한 상황 올수도”> 

이날 하루에만 TV조선이 메인뉴스에서 보도한 ‘두루킹 관련 리포트’는 11꼭지였습니다. 신동욱 앵커의 리포트 - ‘[신동욱 앵커의 시선] 여론 조작과 언론 자유’까지 합치면 12꼭지네요. 제가 ‘도배’라는 표현을 쓴 이유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TV조선의 ‘드루킹 도배질’은 이후에도 계속됩니다. 메인뉴스에서 대략 7∼8개씩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지난 4월17일 TV조선 ‘뉴스9’의 두루킹 관련 리포트 제목만 잠깐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1개의 리포트입니다. 

<드루킹 수사 제대로 될까? 경찰은 갈팡질팡, 검찰은 뒷짐> 
<대선 당시에 ‘드루킹 무혐의’… 검찰·경찰은 서로 “네탓”> 
<매달 수천만원 비용 추정…경찰, 뒤늦게 ‘드루킹 자금’ 출처 추적> 
<백원우, ‘드루킹 추천인’ 왜 만났나…“협박 때문” vs “인사 때문”>
<[따져보니] 김경수의 달라진 해명, 1·2차 비교해보니> 
<드루킹, 오프라인서 ‘경인선’으로 활동…김정숙 여사도 언급> 
<드루킹, 안철수 비난 글로 지난 대선때 고발 당했었다> 
<드루킹 “우리는 2016년 9월부터 문재인 도운 그룹”> 
<드루킹, 지난 대선 전 이미 ‘매크로 사용’ 암시했다> 
<[단독] 조작업체 “선거 지지율, 2000만원이면 조작 가능”> 
<빠른 클릭에 쓰이던 ‘매크로’, 음원·인기검색 등 순위 조작에 악용> 

‘드루킹에 올인’했던 TV조선 … ‘한나라·새누리’ 관련 내용은 침묵한다?

드루킹 말과 발언에 상당히 ‘신뢰’를 하며 사실상 ‘모든 것’을 리포트로 내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그랬던 TV조선인데 왜 ‘한나라 30억 댓글 조작’ 발언은 모른 척 하고 있는 걸까요? 

사실 이 같은 이중적 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이 공식 캠프 차원에서 매크로를 통한 여론조작을 했다는 의혹이 지난 6월 한겨레 등을 통해 보도됐을 때 TV조선은 침묵했습니다. 

저는 당시 “자사 기자의 ‘두루킹 출판사 무단침입’ 논란까지 불거지며 유독 두루킹 사건에 ‘의지’를 보였던 TV조선이 그보다 사안이 훨씬 심각한 ‘한나라·새누리 매크로 파문’에 대해서는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며 TV조선의 편파성을 비판했습니다만 이런 불공정과 편파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TV조선만 그런 게 아닙니다. 조선일보 역시 본인들의 자의적 기준에 따라 여론조작 관련 의혹을 선택적으로 보도합니다.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대선 캠프의 외곽 조직들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천만 건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트위터 여론 조작을 자행했다는 내용이 KBS의 단독보도로 알려졌지만 조선일보는 ‘새누리당 관련 내용’은 쏙 뺍니다. 

   
▲ <사진출처=KBS 화면캡처>

조선일보의 ‘선택적’ 여론조작 의혹 보도 … ‘공정언론’ 간판 부끄럽지 않나

재밌는(?) 건, KBS가 보도한 내용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2012년 대선 당시 자동 트위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내용만 조선일보가 인용 보도했다는 점입니다. 사실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민주당보다 새누리당 매크로 파문이 더 문제지만 조선일보 ‘레이더’는 민주당을 향했습니다.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가 지적했듯이 “댓글 여론 조작은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잊힐 일”이 아닙니다. “여론에 의해 정책 추진력이 달라지는 공당이 직접 여론조작에 관여했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이들이 국민의 목소리를 조작하려 했다는 의혹은 엄중히 다뤄야 할 사안”이고, 언론 역시 이런 의혹을 비중있게 보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조선일보와 TV조선은 ‘한나라·새누리당’ 여론조작 의혹은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상대적으로 사안이 덜 심각한 민주당 부분만 주목합니다. 청와대와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불리한 드루킹 발언 등은 대서특필·도배하면서 정작 ‘한나라 30억 댓글 조작’ 부분은 모르쇠로 일관합니다. 

편파도 이런 ‘노골적인 편파’가 없습니다. 이런 식으로 ‘선택적’ 여론조작 의혹을 보도할 거라면 ‘공정언론’이라는 간판을 내리는 게 어떨까 싶네요. 오늘(21일) 조선일보에 <공정거래위 그 이름에서 ‘公正’이라도 빼달라>라는 사설이 실렸던데, 정작 ‘공정’이라는 이름을 지워야 할 곳은 조선일보와 TV조선인 듯 싶습니다. 독자들과 시청자들에게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 지난 4월25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보도본부 앞에서 TV조선 기자들이 수습기자의 '드루킹' 누릅나무출판사 절도 관련 경찰 압수수색 통보에 반발,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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