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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쌍용차 분향소’ 보도엔 특별한 게 있다[뉴스 비틀기] 갈등의 천막? 이러니 조선일보가 비판 받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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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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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6  08:20:04
수정 2018.07.06  08: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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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쪽난 덕수궁 앞… ‘갈등의 천막’이 또 들어섰다> 

오늘자(6일) 조선일보 2면에 큼지막하게 실린 기사 제목입니다. ‘쌍용차 분향소’를 다뤘습니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민주노총과 보수단체(?)가 사흘째 대립하고 있고, 좌·우 단체들이 화단을 피해 또다시 농성 천막을 설치하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겉으로 보면 양비론을 취하고 있는 것 같지만 ‘편파적인 기사’입니다. 지난 4일 TV조선 ‘뉴스9’이 관련 내용을 다루면서 ‘친박단체 폭력 물타기 보도’를 하더니 이번엔 조선일보가 나섰습니다. 조선일보가 이번에 선보인 프레임은 ‘행인 불편’ ‘외국인 관광객 부정적 이미지’ 프레임입니다. 

80년대에나 통할 법한 프레임을 자칭 ‘대한민국 1등 신문’ 조선일보가 들고 나왔습니다. 이러니 ‘한국 보수’가 위기라는 소리를 듣는 겁니다. 요즘 독자들은 이런 ‘낡은 프레임’에 현혹되지 않거든요. 새로운 프레임에 대한 고민 – 조선일보의 프레임 업그레이드가 절실합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행인 불편? 외국인 관광객 이미지? 해고노동자 ‘죽음’은 보이지 않나 

지금까지 TV조선과 조선일보 등의 어이없는 보도를 접할 때 ‘정식으로’ 비판을 했는데 아무래도 의미없는 ‘짓’인 것 같습니다. 조선일보 보는 독자들이 별로 없기도 하거니와 해당 보도들이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 많은 분들이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냥 ‘비틀어서’ 뒤집기로 했습니다. 

일단 오늘자(6일) 조선일보의 <두 쪽난 덕수궁 앞… ‘갈등의 천막’이 또 들어섰다>는 기사는 ‘예의’가 없습니다.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곤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해고노동자가 10년 가까이 힘든 싸움을 하다 죽음에 이르게 됐고, 그 안타까움을 추모하기 위해 동료와 시민들이 분향소를 차렸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에는 이 ‘사안’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이 없습니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의 서른 번째 안타까운 죽음이지만 조선일보 ‘눈’엔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정치적 입장이나 방향이 다르더라도 생명에 대한 존중과 망자에 대한 예의는 지켜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지만 역시나(!) 조선일보 ‘귀’엔 들리지 않았습니다. 

아! 조선일보가 주목하는 ‘사람’이 있긴 합니다. 바로 행인(?)과 외국인 관광객입니다. 조선일보는 “5년 만에 다시 농성장이 들어서면서 행인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한 해 160만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이 덕수궁을 찾는 상황에서 국가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우려합니다. 

이 대목에선 그냥 웃어야 합니다. ‘88년도 프레임’이기도 하거니와 스텝마저 꼬였기 때문입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른바 ‘태극기행동국민운동본부(국본)’라는 친박단체가 작년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대한문 앞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어왔습니다. 조선일보의 ‘행인 불편’ ‘외국인 관광객 부정적 이미지’ 프레임을 적용시키면 친박단체들 ‘대한문 집회’ 때문에 행인과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편이 지난해부터 지속됐다는 얘기입니다. 

   
▲ 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정리해고, 국가폭력, 사법살인 희생자 쌍용자동차 고 김주중 조합원 분향소 설치 기자회견'을 마친 금속노조 노동자들과 분향소 설치를 반대하는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등 보수단체회원들이 격렬하게 몸싸움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조선일보 관계자들에게 ‘안경’을 하나 장만해 드려야 하나…

그런데 조선일보 ‘눈’엔 친박단체들의 집회(?)는 별문제 없었나 봅니다. 이상하네요. 지난해부터 덕수궁 대한문 부근을 지나는 일부 시민들이 불편을 적지 않게 호소해 왔기 때문입니다. 일부 ‘친박단체’ 관계자들의 폭력성도 논란이 됐습니다. 언론에 보도까지 됐죠. 

하지만 조선일보 ‘눈’엔 이들의 ‘이런 행태’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본 것 같습니다. 행인들의 불편도, 외국인 관광객들의 부정적 이미지를 걱정하는 기사가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직(?) 민주노총과 시민들이 해고노동자 분향소를 차리면 ‘행인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불편해한다고 여기는 조선일보. 대체 무슨 안경을 끼면 ‘이런 식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걸까요? 

아마 조선일보는 이렇게 반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민주노총과 보수단체의 천막 설치 모두를 겨냥한 기사라고 말이죠. 얼핏 그렇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선일보 이 기사는 편파적인 기사입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겉으로는 양비론을 취하고 있지만 내용적으론 ‘쌍용차 분향소’ 설치와 추모행위를 비난하는 성격이 짙기 때문입니다. 

조선일보는 “덕수궁 앞이 5년 만에 다시 농성촌(村)으로 변했다”고 했습니다. 사실과 거리가 있습니다. 기사를 쓸 때는 대충 얼버무리지 말고, 정확히 써야 합니다. 농성촌으로 변한 게 아니라 해고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민주노총과 시민들이 분향소를 차렸고, 친박단체들이 이를 방해한 겁니다. 이 과정에서 친박단체 일부가 분향객과 시민들, 국회의원까지 폭행했습니다. 

조선일보에는 이런 ‘디테일’이 없습니다. 덕수궁 앞이 5년 만에 다시 농성촌(村)으로 변했다”는 식으로 대충 정리합니다. 저는 외면하는 거라고 봅니다. 만약 민주노총과 진보적 시민단체가 국회의원을 폭행했으면 조선일보가 지금처럼 보도했을까요? 조선일보 해당 기사를 엉터리라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조선일보의 본심이 드러난 마지막 단락-그냥 진보단체 농성이 싫다고 하시라!

사실 조선일보가 이 기사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마지막 단락에 있습니다. 진보단체들의 농성이 싫은 겁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한번 보실까요. 

“농성촌으로 변한 것은 대한문 앞만이 아니다. 세월호 유가족 천막이 있었던 광화문광장 이외에 청와대와 가까운 효자동,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서초동 대법원 앞에도 농성장이 생겼다. 정부서울청사 앞에는 민노총 금속노조원들이 농성 중이다. 대법원 앞에는 전 통합진보당 인사들이 이석기 전 의원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는 작년 5월부터 각종 단체들의 집회·농성이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효자동 주민들이 ‘집회 소음 때문에 못 살겠다’며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조선일보가 부정적으로 보는 농성과 집회만 정확히 나열하고 있습니다. 친박단체들의 ‘집회 소음’ 때문에 불편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고, 지켜볼 의사도 없는 것 같습니다. 정말 궁금합니다. 어떻게 하면 ‘조선일보처럼’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걸까요?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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