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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기자 A’씨가 아니라 ‘전 조선일보 기자’입니다[기자수첩] ‘고 장자연 사건’을 다루는 언론보도의 몇 가지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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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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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29  08:25:00
수정 2018.07.23  15:3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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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주목되는 두 가지 뉴스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고 장자연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 전직 조선일보 기자가 재판에 넘겨졌다는 사실입니다. 

‘장자연 리스트’ 사건을 재조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홍종희)는 지난 26일 전 조선일보 기자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전 조선일보 기자가 2008년 8월5일 고 장자연씨의 소속사 대표였던 김모씨 생일파티에서 장씨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지난달 당시 전 조선일보 기자 A씨에 대한 수사가 미진했다고 보고 재수사를 권고했습니다. 대검찰청은 권고안을 받아들였고 성남지청이 아닌 서울중앙지검에 사건을 배당했습니다. 다만 재수사 대상은 전 조선일보 기자 혐의에 한정됐습니다. 

   
▲ <사진출처=KBS 화면캡처>

9년 전 검찰 조사 결과 180도 뒤집은 전 조선일보 기자 불구속 기소  

‘고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주목되는 두 번째 뉴스는 장자연 씨가 성추행을 당할 당시에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동료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말했다는 겁니다. 

어제 KBS ‘뉴스9’와 JTBC ‘뉴스룸’ 등을 통해 당시 상황을 증언한 동료 배우 윤모씨는 당시에도 일관되게 성추행 내용을 진술했지만, 검찰이 가해자의 주장만 받아들였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검찰은 진술을 번복했던 전 조선일보 기자에 대해 ‘정치지망생으로 변명에 수긍이 간다’는 이유로 불기소했습니다. 

상황을 정리하면, 9년 전 검찰 조사 결과에 상당히 문제가 많았다는 얘기입니다. 최근 전 조선일보 기자에 대한 재수사를 통해 결과가 180도 바뀐 점, 동료 배우 윤모씨의 일관된 증언 등을 고려하면 당시 검찰 수사는 ‘봐주기 수사’였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고 장자연 리스트’ 사건의 전면 재조사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고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재수사 대상을 전 조선일보 기자 혐의에 한정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전 조선일보 기자의 경우만 하더라도 과거 검찰 수사 당시에는 목격자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는데 9년 만에 이를 뒤집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 얘기는 ‘다른 연루자들’ 역시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조선일보 방사장’이 누구인가-9년 전에도 이게 핵심이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무 것도 밝혀진 게 없습니다. 다른 연루자에 대한 재수사 역시 아직 공식 결정된 바 없습니다. 

‘고 장자연 리스트’에 언급된 다른 연루자들에 대한 재수사도 이뤄져야 

물론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위원장 김갑배)가 내달 2일 2차 사전조사 대상사건으로 선정된 ‘장자연 리스트’ 사건 등을 대검 진상조사단에 본조사 권고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검 진상조사단은 지난 25일 과거사위에 제출한 사전조사 보고서에서 당시 검·경이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과 방정오 TV조선 대표이사 전무가 장자연을 만났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면서도 왜 혐의점을 충분히 조사하지 않았는지, 조선일보 관련자 수사에서 권력의 부당한 개입 등 외압이 있었는지 등에 재조사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대검 진상조사단이 ‘고 장자연 사건’에 대한 전면 재수사에 돌입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공소시효 등을 고려하면 시간이 매우 촉박합니다. 이번에 재수사를 했던 검찰 또한 전 조선일보 기자 공소시효가 오는 8월 4일에 끝난다는 점을 감안해 짧은 시간에 전 조선일보 기자를 수차례 불러 조사했습니다. 저는 검찰이 의지를 갖고 재수사를 하면 9년 전 결론이 바뀔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으로 보고 있습니다. ‘장자연 리스트’ 연루자들에 대한 재수사 역시 속도를 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또 하나. 언론 역시 ‘고 장자연 사건’에 대해 집중적인 조명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KBS와 JTBC 그리고 한겨레 등 일부 언론이 이 문제를 주목해서 보도하고 있지만 ‘다른 언론’은 여전히 사건의 진상규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조선일보는 ‘전 조선일보 기자 불구속 기소’건은 물론 최근 불거지고 있는 ‘고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서도 전혀 보도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장자연 리스트’ 사건 등을 대검 진상조사단에 본조사 권고할 즈음 조선일보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전 조선일보 기자’로 하지 않고 ‘전 기자’ ‘전직 일간지 기자’로 보도하는 언론들

마지막으로 언론에게 하나 당부할 게 있습니다. 전 조선일보 기자 불구속 기소와 관련해 일부 언론이 관련 내용을 보도하면서 ‘전 조선일보 기자’가 아니라 ‘전 기자 A씨’로 보도한 곳이 많습니다. ‘전직 일간지 기자’ ‘전 기자’ 등의 표현도 있던데요. 저는 비록 전직이라 해도 ‘고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선 매체명을 정확히 밝혀야 한다고 봅니다.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 파문이 불거졌을 때도 ‘조선일보 방사장’이 누구인가가 사건의 핵심으로 떠올랐지만 그때도 상당수 언론이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의혹의 실체를 파헤치는 데 미온적이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전 조선일보 기자’로 쓰는 곳이 별로 없습니다. 시민들은 조선일보를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데, 언론 종사자들에게 조선일보는 여전히 영향력이 ‘쎈 것’ 같습니다. 동종업계 봐주기일 수도 있지만 이런 관행은 앞으로 좀 개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조선일보 측 반론보도> 

조선일보 측은 7월23일 “해당 인물은 조선일보에 재직한 사실은 있지만, 15년 전인 2003년에 이미 퇴직했으며 ‘장자연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에는 조선일보 기자가 아니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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