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8월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손을 잡고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의호 여사에 대한 경호를 청와대 경호처가 계속 수행하라고 지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이희호 여사의 경호와 관련해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회 운영위원회가 전직 대통령과 부인에 대한 청와대 경호처의 경호기간을 추가로 5년 늘리는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며 “그런데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의·의결되지 않아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것에 대해 심대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은 ‘그밖에 처장이 경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국내외 요인’에 대해서는 청와대 경호처가 경호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법 개정의 진행 상황과 이희호 여사의 신변 안전이 갖는 중대한 의미를 감안하면, 법 개정 전까지 해당 조항에 따라 경호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경호처에 “이 조항의 의미에 대해 해석논란이 있다면, 법제처에 정식으로 문의해 유권해석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전직 대통령 내외에 대한 청와대 경호처 경호 기간을 연장하는 법안은 지난달 22일 여야 합의로 국회 운영위원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29일 법사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해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지난 3월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김성태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운영위는 이날 전직 대통령 또는 영부인에 대해 추가적으로 경호할 수 있는 기간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통령경호법)을 통과시켰다.<사진제공=뉴시스>

법사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 의원은 “나라 질서가 다 무너지다 보니 법이 그렇게 돼 있는데도 자기들 마음대로 운영을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더 나아가 김 의원은 2일 경호처에 공문을 보내 “오는 4일 24시까지 이 여사에 대한 경호를 중단하라”며 “만약 불응 시 형사고발하겠다”고 경고했다. 

☞ 관련기사 : 김진태 “경호 계속하면 형사고발”…김홍걸 “법안 미뤄놓고 시비”

이후 김 의원은 5일 “대통령 경호처에서 이 여사 경호에 대해 2일부로 경찰에 인수인계를 시작했으며 한달 내로 이관을 마치겠다고 답변이 왔다”고 밝혔다. 

김진태 의원은 “만시지탄이나 그나마 다행이다”라며 “실제로 이관할 때까지 지켜볼 것이다, 두 달이나 불법경호한 책임은 훗날 다시 묻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자유한국당은 국회 운영위 여야 합의를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지난 3월 운영위를 통과한 개정안이 법사위에서 김진태 의원의 반대 등으로 심의 의결되지 못했다”며 “법사위의 체계 자구 심사 권한을 넘는 월권 행위가 벌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전직 대통령의 경호문제까지 정쟁에 끌어들이는 건 매우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법안 통과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김 대변인은 “결과적으로 이희호 여사의 경호에 누를 끼치게 된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