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특수활동비 해명과 관련 20일 “납득할 만한 해명과 사과가 없을 경우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홍 대표가 자신이 받은 특수활동비 일부를 ‘야당 원내대표들에게도 나눠줬다’는 주장에 대해 이같이 문제를 제기했다. 

홍 대표는 2015년 5월 ‘성완종 리스트’ 수사 당시 한나라당 경선 기탁금 출처 의혹이 불거지자 “국회대책비(특수활동비)로 쓰고 남은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주곤 했다”며 “그 돈들을 모아 비자금을 만들어 그중 1억2000만원을 기탁금으로 냈다”고 해명했었다. 

그러나 2년 6개월 뒤 국정원 특수활동비 문제가 국회로 불똥이 튀고 시민단체가 고발 움직임을 보이자 홍 대표는 18일 “급여에서 생활비를 줬다는 것이지 국회 특활비를 유용했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국회 여당 원내대표겸 국회 운영위원장은 특활비가 매달 4000만원 정도 나온다”며 “나는 그 돈 수령 즉시 정책위 의장에게 정책 개발비로 매달 1500만원씩을 지급했고 원내 행정국에 700만원, 원내 수석과 부대표들 10명에게 격월로 각 100만원씩 그리고 야당 원내대표들에게도 국회운영비용으로 일정금액을 매월 보조했다”고 말해 또 다른 논란을 일으켰다. 

2008년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던 원혜영 의원은 “당시 제 1야당의 원내대표였던 저는 그 어떠한 명목으로도 홍준표 당시 국회 운영위원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원 의원은 “따라서 언제, 어떻게, 야당 원내대표들에게 국회운영비를 보조했다는 것인지 분명한 해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 의원은 “납득할 만한 해명과 사과가 없을 경우 부득이하게도 법적 조치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박범계 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대표 변명이 참으로 앞뒤가 맞지 않다”며 “과거 ‘성완종 리스트’ 수사 관련 부인의 대여금고가 검찰에 수사 선상에 올랐다”고 되짚었다. 

박 최고위원은 “거액의 돈이 대여금고에 있었고, 그것이 성완종 회장이 주장하는 그 돈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있었다”며 “당시에는 특활비가 문제가 되지 않으니까 원내대표로 받은 특활비를 부인에게 건네준 것으로 변명을 했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그런데 지금 특활비가 문제가 되니깐 특활비를 써서 자신의 월급이 조금 남아 월급을 부인에게 준 것이라고 말을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최고위원은 “서청원‧이용주 의원 등이 홍 대표의 현재 대법원 상고심에 계류 중인 성완종 정치자금과 관련한 여러 의혹을 이야기한 바 있다”며 “여기에 특활비가 문제가 되니 앞뒤가 맞지 않는 변명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2015년 4월9일 자원외교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북한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그의 호주머니에는 ‘김기춘 10만 달러, 허태열 7억 원, 홍문종 2억원, 서병수 2억원, 유정복 3억원, 홍준표 1억원, 이완구, 이병기’ 등 당시 유력 여권 인사 8명의 이름이 적힌 메모가 들어 있었다. 또 사망 전날 경향신문과 인터뷰한 녹취파일이 공개돼 이완구 총리가 2개월여만에 낙마하는 등 정치권을 뒤흔들었다. 

▲ <사진출처=뉴스타파 화면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