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지도부 회동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참석거부 의사를 밝히면서도 이른바 ‘1:1 회담’에는 긍정적인 뜻을 나타낸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정의당과 바른정당에서도 자유한국당과 홍준표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불참의사를 고수하고 있어 ‘완전체’ 회동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자료사진).<사진제공=뉴시스>

강훈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6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홍준표 대표는 ‘형식적 만남이나 보여주기식 만남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불참 이유를 밝혔다. 소위 ‘들러리’가 되기는 싫다는 의미”라며 “그렇다면 참석을 밝힌 정당의 대표는 모두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인지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어느 나라의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들러리라고 생각 하겠는가. 어느 나라 국민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의 회동을 보여주기라고 생각 하겠는가”라며 “차라리 제1야당 대표로서 대통령과의 회동을 내용과 실속이 있는 만남으로 만들 자신이 없다고 국민 앞에 당당히 고백하길 바란다”고 꼬집기도 했다.

또한, “더구나 이번 회동은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안보와 협치 시스템 구축을 위한 것이다. 정부정책이 잘못됐다면 꾸짖고, 견제하고, 비판해왔던 제1야당의 역할을 포기할 것인지 국민은 묻는다”며 “그렇지 않다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당당히 ‘주인공’의 모습을 찾으면 된다. 국민은 좀 더 품이 넓은 제1야당 대표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자유한국당이 지금 현실인식을 너무 제대로 못하고 계신다는 생각이 든다”며 “예전에 양당제도 하에서는 영수회담 같은 것들이 이루어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엄연하게 다당제 국회”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자유한국당의 불참의사에 대해 “다당제를 어떤 형식으로든지 간에 자유한국당과 양당 제도로 끌고 가려는 속셈이 있다고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이) 바른정당의 경우에는 ‘집 나간 정당’ 취급하지 않았나. 그런 과정에서 바른정당을 흔들거나 해서 독자적인 지위를 확보하려는 그런 생각들을 갖고 계신 것 같은데 자유한국당의 인식이 어떻든 간에 지금 분명히 5당 체제로 국회가 굴러가고 있고 그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정치행보를 보여주시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이날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청와대 회동’ 불참의사 표명과 관련, “협치 붕괴의 책임이 홍 대표에게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지금 한반도 상황을 보면 대한민국에 두 명의 적이 있다. 외부의 적과 내부의 적이 있는데 외부의 적은 김정은이고 내부의 적은 홍준표 같다”고 답했다.

하 최고위원은 또한, “홍 대표 말하는 것 보시라. ‘안보관이 다른데 왜 만나느냐’ 이래놓고 또 일대일 회동은 하겠다고 하잖나”라며 “국민들을 바보로 아는 것도 아니고 자기몸값 제대로 챙겨달라. 지금 그런 이야기할 때가 아니잖느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이 말 그대로 전쟁상황이고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단결의 중심은 홍준표가 아니라 대통령이다. 그러면 여야를 떠나서 대통령 중심으로 단결하는 모습만이라고 보여줘야 되는 것”이라며 “혼자서 끝까지 영수회담 가지 않겠다? 적어도 국내에서는 대화는 해야 될 것 아닌가. 자기도 김정은처럼 대화 안 하겠다는 것 아닌가? 뭐가 다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지난 7월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오찬회동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당시 각당 대표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불참했다.<사진제공=뉴시스>

하 최고위원은 “홍준표 대표가 계속 저렇게 나가면 자유한국당 내에도 반란표가 생길 것”이라며 “이번에 김명수 대법원장 찬성투표를 저도 했지만, 자유한국당에도 찬성표가 왜 없었느냐? 홍 대표가 당을 100% 다 자기 마음대로 이끌고 있는 것도 아니고 특히 안보국면에서 보수정당이 안보정당이잖느냐. 그래서 홍 대표가 안보 문제까지도 정쟁화하려는 본인의 이런 노선은 빨리 폐기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진정으로 야당과 심도있는 대화를 하겠다면 1대1로 만나야한다고 생각한다”며 “5시간이 걸리더라도 그렇게 대통령께서 하셔야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는 민심이나 진심을 전달할 수 있고 또 야당에서 마찬가지로 말씀을 드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안보상황과 같이 민감한 내용을 현 상황에 대한 이해를 야당과 공유하기를 원한다고 한다면 비밀유지가 보장되는 단독 대화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며 “한, 두 명도 아니고 10여명에 가까운 분들을 모시고 무슨 실질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겠는가”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아울러 “대화를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비단 안보문제 뿐만 아니고 정국 전반에 관한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눌 준비가 돼있다”며 “청와대 혼자서 날짜를 결정하고 통보하면서 오고 싶으면 오고, 오지 말려면 말라는 식의 오만하기 짝이 없는 일방식 쇼통방식에 문제를 지적한다. 우리 자유한국당 그저 부르면 자동으로 오는 들러리 야당과 똑같이 보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