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정당 대표들의 오찬 회동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불참한 것과 관련,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공당의 대표가 감정적으로 이런 문제들을 계속 끌고 나가신다면 국민들이 보시기에 별로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20일 오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정국이 꽉 막혔을 때는 직접 맞서서 부딪치고 한발씩 나가야 하는데 아예 소통자체를 거부해버린다면 꼬인정국을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없지 않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 19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정당 대표들과의 회동에 참석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강아지 용품을 선물했다.<사진제공=뉴시스>

앞서 전날 열린 청와대 오찬회동에는 이 대표를 비롯한 여야 4당 대표들이 참석했지만 홍 대표는 “청와대 회동이 있는데 적절하다고 보이지 않아서 참석하는 대신 (충북) 수해지역 봉사활동을 가기로 했다”며 정우택 원내대표의 지역구(청주시 상당구)를 찾았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이날 오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시급한 정국 현안을 정당 대표들끼리 머리 맞대고 얘기하자고 하는데 (홍 대표는) 갑자기 수해복구 사업에 나가겠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문건들이 발견되는 과정들을 보면서 홍 대표가 정치쇼를 하고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것이야말로 당장 하셔야 할 소임을 방기한 채 보여주기식 쇼를 하시는게 아니냐, (SNS를 통해) 그런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회동 분위기에 대해서는 “대표님들이 정국 주요 현안들에 대한 각당 입장들을 말씀하셨고 대통령께서는 그 문제에 대해 본인이 갖고있는 정국 구상에 대해 솔직하고 소신있게 답변하시는 그런 자리였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 결과 설명에 대해서는 “이미 보도에 다 내용들이 나왔기 때문에 이번 순방의 특별한 의미들을 다시 환기하는 자리가 됐다”며 “해외에 나가보니 촛불혁명에 대한 큰 평가가 있었다는 점을 말씀하셨고 한미 정상, G20 정상회담에서 민주적 정권교체에 대해 상당히 존중받고 외교적 성과의 밑거름이 됐다는 말씀들을 하셨다”고 밝혔다.

각 당 대표들의 의견개진에 대해 이 대표는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님은 한 20가지 정도 준비해 말씀하시고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님도 원전문제나 대북관계 해법, 추경에 대한 여러 이견들을 말씀하셨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저도 베를린 회담 자체가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푸는데 큰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 대해 높게 평가를 하지만 5.24조치 해제나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이런 것들을 적극적으로 풀어나가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사드 배치 문제 기정사실화하는 게 아니냐 하는 의혹들이 있는데 이것에 대해서 해답을 듣고 싶다, 이런 말씀들을 나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대통령의 반응에 대해서는 “각 대표님들 이야기를 다 메모 하셔서 그 각각의 현안들에 대해서 대통령의 철학과 소신 그리고 왜 이런 정책을 쓰게 됐는지에 대한 입장. 이런 것들을 설명하는 자리가 됐다”며 “나머지 부분들은 더 꼼꼼히 살펴서 이후 협치의 중요한 기틀을 마련해 나가는 과정으로 삼으시겠다는 답변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함께 회동에 참석한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20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해 “야당 대표들이 국정현안과 관련해 할 말은 다 했고 대통령께서도 진지하고 소상하게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설명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물론 대통령 말씀이 다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성의껏 답변해주셨다고 생각한다”며 “국정운영을 하는데, 국회운영을 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됐다고 판단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간 야당들이 지적해왔던 인사문제에 대해서는 “저도 대통령께서 스스로 설정한 인사원칙을 위반한 것이고 그래서 인사 혼선이 빚어졌고 국회와 갈등이 있으니 이 부분에 대해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며 “(대통령은) 유감스럽다는 이야기를 하시면서 원칙만 제시하고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못한 과정 속에서 일어난 일인데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해 지키도록 하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언급했다.

이번 회동의 또다른 관심거리는 이른바 ‘머리자르기’ 발언으로 국민의당과 첨예하게 대립했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 비대위원장의 만남이었다.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은 지난 6일 논평을 통해 “‘추’자 들어가는 건 다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제외한 각당 대표들과 문재인 대통령이 오찬회동 전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이와 관련, 박 비대위원장은 “(추 대표가) 어제 저한테 (청와대가) 대리 사과를 해서 여당 대표 체면이 많이 양보가 됐는데 좀 봐달라는 이야기도 하고 ‘배추 상추, 고추 좋아하시나요?’ 그러더라”며 “직감적으로 ‘추’자 이야기를 하나 싶어서 ‘배추, 상추, 고추도 좋아하고 추미애의 ’추‘자도 포함해 ’4추‘를 좋아한다고 이야기했다”며 “그래서 화해가 됐다고 봐야한다”고 밝혔다.

또한, “대통령께서는 ‘선거전에 있었던 일은 잊어버리고 이제 큰 강을 건넜으니까 뗏목도 버리고 잊고 함께 힘을 모아서 같이 나갑시다,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일을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하는 취지로 이야기하셨는데 저는 이유미 사건의 ‘이’자도 이야기해 본적이 없다”며 “선거전에서 과열돼 서로 감정적 대립이 있었던 것은 풀고 국익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원론적인 말씀을 하신 걸로 이해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