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로 국민의당 의원이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하얀머리’를 언급해 논란이 된 가운데 당사자인 강 장관은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 12일 국회 대정부질의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사진제공=뉴시스>

강 장관은 13일 오후 YTN TV ‘호준석의 뉴스人’에 출연해 “대정부 질의에 답을 하러 갔는데 그런 질의와 답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해서 그 부분이 좀 아쉽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사실 제 머리로 인해 너무 유명인사가 된 부분이 없지 않지만 이제는 그런 상황이 되니 제 머리가 일을 하는데 방해가 됐다는 생각을 하게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김중로 의원은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대정부 질문에서 강 장관을 향해 “하얀 머리 멋있다. 여자분들이 지금 백색 염색약이 다 떨어졌다고 한다. 그렇게 인기가 좋다. 저도 좋아한다”며 “외교가 그렇게 잘돼야죠, 많은 사람이 좋아하게”라고 발언했다. 여성비하 논란에 휩싸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사과하시라!”는 거센 항의가 나오자 김 의원은 “뭘 사과하라는 거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사과할일이 없다. 정신차리라!”며 “집에 가서 반성하시라. 사과할 일 있는지”라고 큰소리를 내기도 했다. “여성 비하 아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논란이 일자 국민의당은 진화에 나섰다.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12일 오후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김 의원은 대정부 질문 과정에서 강 장관에게 한 머리색 관련 언급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당사자인 강 장관에게 사과했다”며 “강 장관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질문을 해주셨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답했음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남인순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여성 국회의원들은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장관업무와 상관없는 외모에 대해 언급한 것은 외교부 장관이 여성이라는 사실에 기반한 것으로 성차별적, 여성비하적 발언임이 분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엄중한 외교안보 위기속에 진행되는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한 외교부장관에게 현안과 정책에 대한 질의는 없이 외모에 대해 평가한 후 자리에 돌아가도록 한 것은 인격모독에 지나지 않는다”고 김 의원을 비판했다.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기자회견에서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들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곽 의원은 이재정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무식한게 자랑이 아니다’ ‘철 좀 들어라’ 등의 비상식적, 인신공격적인 발언을 해 공분을 사고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사건 당시 수사책임 검사들이 면죄부를 받았고 검사들 중 곽 의원이 포함됐다’는 이재정 의원에 주장에 대해 막말을 한 것”이라며 “국민이 지켜보는 인사청문회 현장에서 동료 의원을 향해 ‘무식’ ‘철 좀 들어라’라고 막말한 것은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김중로 의원과 곽상도 의원에 대해 “여성비하, 성차별적 발언과 명예훼손, 모욕적 발언을 일삼은 두 야당 의원의 막말은 국회의원의 자질을 넘어 기본적인 인성마저 의심케 한다. 국회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실추시킨 것은 물론, 국회의 명예와 권위를 심각하게 실추시켰다”며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또한, “국회 윤리위원회에 (두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하기로 했다”며 “야당 의원님들, 제발 국회의원으로서 품격을 지키시고 여성장관‧여성의원에 대한 막말을 중단할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는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