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시끄러워지는 분위기다. 홍준표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표면화시키면서 이에 대한 당 내부 인사들의 반발이 일어나고 있는 것. 당분간 이 문제는 자유한국당 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 문제를 대구에서 제기 한것은 그동안 쉬쉬하고 있던 문제를 공론화 해 보자는 것”이라며 “이제 뒤에 숨어서 수근거리지 말고 당당하게 커밍 아웃 해서 찬반을 당내 논쟁의 장으로 끌여 들여 보자. 그리하여 당내 의견이 조율되면 그 방향으로 조치하도록 하자”고 밝혔다.

▲ 지난 16일 대구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사진제공=뉴시스>

이어 “탄핵 때도 비겁하게 숨어서 쉬쉬하다가 당하지 않았나? 이제 그 문제를 더이상 쉬쉬하고 회피 할 수가 없다”며 “당당하게 찬성하거나 당당하게 반대하거나 당내에서 활발하게 논의를 하자. 우파혁신의 출발은 바로 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16일 대구에서 열렸던 토크콘서트에서 자신이 했던 발언을 공론화 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뉴시스>에 따르면 홍 대표는 이날 “정치적 책임의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간과할 수 없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는 앞으로 당에서 논의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정치인이라면 자기가 잘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다. 그 책임을 안진다면 무책임한 정치가 된다”고도 말했다. 다만, 홍 대표는 “그건 지금 논의되는게 아니라 앞으로 당의 중지를 모을 것”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홍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의 출당문제를 꺼내들자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잡음이 일고 있다. ‘친박계’ 인사로 분류되는 이재만 최고위원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시대는 이미 끝났다”며 “이미 끝난 내용으로 정치권에서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친홍’ 인사로 분류되는 류여해 최고위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홍 대표의 발언에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류 최고위원은 “대통령의 출당문제에 관해 이미 당내에서 여러차례 논의가 있었고 1심판결 결과를 보고 당헌당규에따라 처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공감대가 비상대책위원회와 윤리위원회를 통하여 형성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최소한 지도부 차원에서 사전 논의 내지 공감대 형성없이 당대표가 개인적 의견을 당론처럼 이야기하신 것은 부적절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뉴스1>에 따르면 정우택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약식 기자간담회에서 “(박 전 대통령은) 당원권이 정지됐지만 당에서 출당이나 제명을 의미할 때는 법적으로는 당원권을 갖고있는 것”이라며 “법적인 의미를 갖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1심 재판이 나오는 결과를 보고 결과에 따라서 추이도 감안하고 당원의견도 수렴해 결정해 나가는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앞서 정 원내대표는 지난 4월 11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이 스스로 탈당하지 않는 한 당에서 먼저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 하는 입장을 벌써 지난 1월부터 견지해오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이) 탄핵을 받고 정치적으로 생명이 끝난 것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출당을 못시키는게 아니라 안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사진=이재만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한편,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17일 의원전체회의에서 “(홍 대표는) 정치적 사체가 된 박 전 대통령을 출당하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또 출당을 거론하는 것은 홍 대표가 패륜아가 된 것임을 말하는 것”이라며 “홍 대표는 태극기 부대가 약해지면 박 전 대통령을 깐다. 박 전 대통령을 갖고 노는 것”이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같은당의 이혜훈 대표는 18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당내 친박 인적청산부터 하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지난번 탄핵 이후 박 전 대통령이 자유한국당 내에 남아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누가 있느냐”며 “아무 의미 없는 조치”라고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