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회의실에서 탈원전 관련 당정협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탈원전’ 정책을 두고 보수진영에서 ‘전력난’ ‘전기요금 폭탄’ 등을 거론하며 반대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정부여당은 “탈원전을 추진해도 전력수급 문제나 전기요금 폭탄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탈원전 정책 당정협의’에서 “공론화가 시작된 신고리 5·6호기의 경우 2021년, 2022년이 완공 목표였기 때문에 올 여름은 물론이고 향후 5년간의 전력 수급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기료 폭탄 주장에 대해서도 “원전을 모두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한다는 가정하에 비용을 계산했다”며 “전력수요 전망이 달라지면 애초에 원전을 더 지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원전이 저렴하다는 주장에는 원전발전 단가에 포함돼야 할 사회적 비용이 빠져 있다”며 “방사선 폐기물, 원자로 폐기 등 사후 비용을 고려하면 원전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올해는 누진제 개편 이후 처음 맞는 여름으로 전력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당초 ‘전력난’이 우려됐었다. 하지만 전력 공급능력이 지난 1년간 늘어나면서 전력에 여유가 생겼다.

<연합뉴스>는 “발전기 4기가 폐지되면서 124만㎾의 공급이 줄었지만, 신고리 원전 3호기(140만㎾), 태안 화력 9호기(105만㎾), 삼척그린 화력 2호기(102만㎾) 등 발전소 15기가 줄줄이 새롭게 가동됐다”며 “그래서 작년에는 최대 공급능력이 9천240만㎾였는데 올해는 그보다 420만㎾ 더 늘어난 9천660만㎾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현재 전력은 넉넉한 편이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문 열고 냉방영업’ 실태점검 등을 통해 절전도 유도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보도에 방송인 김용민씨는 SNS를 통해 “전기 모자라 원전 더 짓자는 분들 일단 머리박고 시작하자”고 힐난했고,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보수언론에서는 원전을 더 건설하지 않으면 ‘전력대란’이 일어날 거라고 하던데...”라고 꼬집었다.

<조선>의 이 같은 보도 행태와 관련해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앞서 모니터보고서를 통해 “조선일보는 일부 국가들의 원전 도입에 대한 관심을 나열하는 등 마치 세계적으로 ‘원전 건설 붐’이 일어나기라도 한 듯한 뉘앙스를 전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조선일보의 기사에 등장하는 ‘원전 증설에 적극적인 나라들’은 이집트, 사우디, 요르단 등의 산유국들과 중국, 러시아, 인도, 방글라데시, 베트남, 케냐, 가나, 남아공, 말레이시아 정도”라며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이 같은 국가적 특성을 숨긴 채 <세계 원전 전력 4년째 상승…건설·계획 중인 원전 227기> <전세계 새 원전 25년만에 최다> 등의 부제를 달아 마치 전 세계적으로 원전 증설 추세가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착시현상’을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로 배치된 원전 건설 독려 보도(7/13) <이미지제공=민언련>

한편, 31일 <오마이뉴스>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 비판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보수 언론과 경제지에 한수원의 광고가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오마이>에 따르면, 한수원의 광고를 실은 108개 매체(계열 회사는 모회사에 포함)가운데 가장 많은 광고비를 받은 곳은 탈원전 반대 보도를 연일 내놓고 있는 ‘조중동’이다.

강언주 부산녹색당 탈핵위원장은 “한수원이 광고를 주는 대표적인 언론사가 조중동”이라며 “공정하게 보도한다면 문제가 안 되지만, 최근 <조선일보>는 주로 원자력계의 입장을 담은 기사, 칼럼, 인터뷰를 보도하고 있고, 탈원전 쪽 전문가들을 괴담 유포자로 매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흔히들 언론을 핵마피아의 한 축이라고 한다”며 “조중동은 철저하게 원자력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