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36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죄를 입증할 만한 결정적 증거가 검찰이 추가 확보한 안종범 전 수석의 또 다른 수첩에서 발견됐다. 이에 따라 최순실 국정농단 재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MBN>은 박 전 대통령 뇌물 혐의 핵심은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지원 명목으로 받은 78억9,000만원으로, 안 전 수석의 수첩 안에는 박 전 대통령이 송금 과정에 직접 개입한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MBN>에 따르면, 지난 2015년 9월13일자, 안 전 수석의 수첩에는 최순실 씨의 ‘독일 금고지기’로 알려진 당시 KEB하나은행의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점장 이상화 씨의 이름과 그의 국제전화 번호가 적혀있다. 이상화란 이름과 국제 전화번호를 박 전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직접 불러줬다는 것.

박 전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이름을 건넨 바로 다음 날인 14일 10억 8천만 원을 시작으로 KEB하나은행 독일 계좌로 돈이 송금됐다. 최씨는 1년 동안 이렇게 총78억 9천여만원을 챙겼다.

검찰은 최씨가 돈을 받는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관여한 결정적 증거로 보고 이상화 씨는 물론 안 전 수석을 상대로 어떤 후속조치를 취했는지 등을 추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에 “수첩에는 최씨가 송금을 받는 과정에 박 전 대통령이 관여한 내용이 나온다”며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뇌물수수 공범 관계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16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박 전 대통령 측이 검찰의 공소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SNS를 통해 “명백한 증거가 나왔지만 박근혜는 그래도 모르는 일이라고 할 것”이라며 “더 확실한 증거가 나와도 인정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웬만한 건 인정하는 것이 형량을 낮게 받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그런 판단력이 있었다면 일이 이렇게까지 되지도 않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