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7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외교‧안보 대처 능력에 이의를 제기하며 상황극을 제안했다. 이에 강경화 후보자는 “매일매일 외교전쟁을 하듯이 안보리 상임이사국, 비상임이사국을 상대하는 것이 UN 고위 간부들의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 의원이 거듭 상황 설정 질문을 던지자 강 후보자는 고개를 숙이고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최초 여성 외교 장관이라는 상식적 의미는 존중하지만 미국‧중국 G2와 관련된 외교 경험은 전무하다”며 “외교‧안보 대처 능력에 의심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 의원은 “미 트럼프 대통령을 지금 만났다는 가정을 전제로 사드 현안과 관련해 우리의 입장을 어떻게 설명하고 관철시킬 것인지 가정 속에서 답변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강 후보자는 “UN이 매일매일 하는 일이 주요 회원국들과 사안을 놓고 보고도 하고 협상도 하는 일”이라며 “미국, 중국 대표 대사들을 상대로 제네바에서는 인권 문제로, 뉴욕에서는 인도지원 문제로 안보리에 자주 보고도 했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물론 비상임이사국을 상대로 설득도 하고 저희의 이해도 구하고 회원국들 사이에 이견이 있을 때는 조정도 했다”며 “매일매일 외교전쟁을 하듯이 그런 일을 하는 게 UN 고위 간부들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 의원은 “내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가정하고 대한민국의 입장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말해보라”고 재차 요구했다. 

강 후보자는 “일단 미국 정부와 협상하고 온 안보실장과 특사가 나눈 대화 내용을 검토한 후 저희가 더 강력하게 주장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면밀한 대화 전략을 짜서 접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원 의원이 “무엇을 강력하게 주장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강 후보자는 “한미 공동의 방위력 강화를 위한 결정이었다는 부분에 대한 저희의 공약은 확실하다”면서 “그러나 국민적 동의 과정이 없었기에 국민적 공감대나 지지가 불충분하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 위에 추진할 때 더욱 힘있는 정책이 될 것이이라고 상세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답변이 끝나자 원 의원은 이번에는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해 제가 시진핑 주석이라고 가정하고 부당하다, 하지 말라고 설득해 보라”고 요구했다. 

이같이 복잡한 외교상황을 단순화 시켜 답변을 요구하자 강 후보자는 고개를 숙이고 웃음을 보이다가 답변을 시작했다. 

강 후보자는 “인식의 갭이 현재 굉장히 큰 상황”이라며 “이미 대화는 시작됐지만 보다 더 적극적으로 깊이 있고 폭넓은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는 “이것이 분명히 부당한 제재임을 설명하고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를 하는 가운데 중국이 ‘자국의 전략적 이해를 훼손한다’,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깬다’는 얘기를 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한 세부사항을 아직 파악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라고 답변을 이어가려 했다. 

그러나 원 의원은 말을 끊고 “아니, 후보자는 사드 문제와 관련돼서 이해가 충분치 못하고 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하시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질타했다. 

원 의원은 “북한의 미사일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대책이 뭐가 있는가, 군사적 외교적 노력으로 우리가 해야 할 될 일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강 후보자는 “물론 군사적인 디테일에 대해서는 제가 아직 충분히 숙지를 못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고 원 의원은 “그래서 그 점이 걱정되는 것”이라고 자질 부족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