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 첫 여성 외교부장관으로 지명됐지만 각종 의혹으로 인사청문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SNS에서는 성우제 전 시사저널 기자의 글이 주목되고 있다. 

성우제 전 기자는 3일 올린 <우리 세대의 여성 차별과 강경화 후보자>란 제목의 글에서 82학번인 자신과 83학번 아내가 졸업 후 취직부터 차별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성 전 기자는 “우리가 졸업하던 때인 1986~88년 무렵 남자들은 취직 걱정을 하지 않았다”며 “반면, 아내 말을 들어보면 번듯한 기업들은 아예 여성 채용공고조차 내지 않았다”고 했다.

성 전 기자는 “박사학위를 받은 남자들은 교수로 모두 취직했다”며 “반면 같은 조건을 갖추고도 교수가 된 여자는 한 명도 없다. 난다 긴다 하던 여자 선후배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이같이 과거 자행됐던 여성 차별을 되짚은 뒤 성 전 기자는 “저 연배의 여성이, 저 자리에 올랐다면 아무리 배경이 좋았다 해도 남자들보다 두 배, 세 배는 노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경화 후보자의 삶을 짚었다. 강 후보자는 1955년생으로 1973년 3월 연세대에 입학했고 1977년 2월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성 전 기자는 “그런 여성을 두고 ‘딜한다’ ‘강경화를 날린다’ ‘내준다’라는 말을 감히 입에 올리는 중장년 남성들이 있다”며 “대단히 불편했다”고 비판했다. 

관련 조선일보는 <여야 이낙연-강경화 ‘빅딜설’ 급부상 왜?>란 제목의 기사에서 “문재인 정부의 초기 내각 인선을 두고 잡음이 장기화되면서, 총리·장관 후보자의 인준안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 간 ‘빅딜(big deal)설’이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 <사진출처=조선일보 인터넷판 화면캡처>

빅딜설에 대해 성 전 기자는 “지금껏 여성을 차별하는 환경을 누려왔으면서, 여성들의 희생 덕분에 그 자리에 오른 것도 모르고, 지금 와서 또 여성을 차별하려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그들이, 지금까지 한국 사회가 그래왔던 것처럼, 강경화씨를 여성이라고 가벼이 여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혐의를 지울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야당과의 ‘딜’을 위해 왜 유독 강경화씨에 대해서만 “날린다”, “내준다”는 말을 쓰는가?”라며 “강경화를 지키고 김상조를 내주면 한국이 지옥 되나? 도종환을 내주면 왜 안 되는데?”라고 따져물었다. 

성 전 기자는 “남자들이 잘 나서 세상 움직여왔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라며 “강경화 후보자 입각 여부는 일체의 차별을 하지 않겠다는 문재인 정부뿐 아니라 한국 사회가 여성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별 대우를 받으며 살아온 여성들에 대해 문재인 정부와 한국사회가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으며, 지금의 여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의미를 짚었다. 

성 전 기자의 글을 공유하며 노종면 YTN 전 해직기자는 “여성 차별은 여전히 뿌리 깊다”고 공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노 기자는 “몇년 전 YTN에서 신입사원을 뽑을 때 필기 전형 합격자 중 여성 비율이 높고 점수도 높아 전형 도중에 남성들에게 가산점을 주기로 했던 일이 기억난다”고 경험을 밝혔다. 그는 “당연히 쉬쉬하며 저질렀던 일이다. 지금은 이런 일들 없어진 것이 맞을까?”라고 덧붙였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감하며 동의한다”며 “여성에 대한 차별이 지금보다 훨씬 더 심했던 시절 차별과 방해와 편견을 이겨내고 당당히 자신의 자리를 구축해 낸 모든 여성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표 의원은 “강경화 후보자는 이 모든 분들의 대표, 상징 중 한 분”이라며 “장관 임명 여부와는 별개로 노력과 불굴의 의지로 가득찬 삶 자체에 경의를 표하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받으실 상처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를 위해 큰 역할 해 주실 것을 확고히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의 부인 취업 특혜 의혹 제기에 대해 “제 처는 밖에서 ‘남편이 김상조다’라는 말도 못했다”고 부인하며 “문제가 불거진 뒤 아내는 사직서를 제출하고 두 번째 경단녀(경력단절여성)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