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미수습자 수색 작업이 진척되지 못하고 더뎌지자 미수습자 가족들이 답답함을 토로하며 선체조사위원회에 새로운 수색 방안 제시를 요구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부 진입이 전혀 불가능한 세월호에서 진행된 사흘간의 수습작업은 사실상 전혀 진척이 없었다”며, 해수부와 선체조사위에 “참사의 진상조사와 작업자 안전이 보장되는 범위 내에서 미수습자 수습을 위한 대책을 조속히 다시 수립해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미수습자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선체 4층(A데크) 아랫부분(좌현)에 진흙과 각종 구조물․집기․내장재가 꽉 들어 차 선체정리 인력의 전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해당 인력들이 양동이로 진흙을 퍼내고 지장물을 꺼내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 21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만에서 코리아쌀베지 작업자들이 육상거치된 세월호 내부 지장물을 제거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뉴시스>에 따르면, 이에 한 미수습자 가족은 “사람이 안 다치는 선에서, 그리고 진상조사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보강재를 대든 어떻게 하든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사실상 선체 절단·절개 후 보강재를 덧댄 뒤 수색을 하라는 요구를 했다.

이에 선체조사위는 조건부 절단․절개를 수색 방안으로 제시했다. 김창준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세월호 증거 조사를 완벽히 끝내면 선체 자체는 증거물로서의 가치가 옅어진다”며 “그 이후 과감하게 선체 절단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현재)미수습자 수습을 우선으로 (수색 작업을)하고 있는데 원인 조사도 빨리 해야 결과적으로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유리하다”며 “빨리 선내로 진입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진상규명을 위한 증거조사가 미수습자 수색과 함께 이뤄질 경우 해수부와 선체조사위, 여론 등의 관심이 증거조사 쪽으로 옮겨가 미수습자 수색이 외면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같은날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SNS에 “2014년 11월 그리고 2017년 4월. 지금도 누군가 세월호를 조종하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지난 2014년 11월 11일 정부는 실종자 가족 전원이 동의했다며 실종자 수색 종료를 공식 선언했다. 당시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작업을 지속해 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터라, 정부의 ‘수색종료’ 입장을 가족들이 수용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다.

당시 <연합뉴스>는 “범정부사고대책본부의 무대책과 무능도 (실종자 가족들의)수색중단 결정을 압박한 것으로 분석된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

<연합>은 해당 기사에서 “민간 잠수사들의 철수설이 불거진 이후 범대본 내부에서는 ‘가족이 먼저 수색중단에 동의해야 한다’는 상부의 비공식 입장이 전해졌다”며 “결국 정부가 수색중단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가족들 설득에 나서 일부 인양에 부정적인 가족들까지 수색중단 동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