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2월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측이 31일 “야당이 특검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며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하는 주장을 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강하게 반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특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과 삼성 임원진에 대한 3차공판준비기일에서 “이 부회장 측이 재판부에 낸 의견서에 ‘야당은 특검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라는 표현이 있다”며 “무슨 근거인지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특검 측은 “(의견서에) ‘특검 역시 공판이 열리기 전부터 재판부의 유죄 예단을 주기 위해 적극 노력해왔다’는 표현도 있다”며 “무슨 근거로 기재한 것인지 밝히란 게 특검 전체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또 의견서에 ‘대기업에 적대적인 일부 언론과 단체들로 사건이 변질됐다’ ‘일부 언론이 의도적으로 왜곡된 사실을 보도해왔다’고도 쓰여 있다며 “일부 언론이 누구고, 그 사례 역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머드급 변호인단으로 꾸려진 이 부회장측의 ‘정치적 특검’ 주장은 그간 최순실씨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사에 성실히 임하지 않으면서 특검 수사를 폄훼하며 펼쳐왔던 논리다. 

앞서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지난 6일 “박영수 특검은 일부 야당의 추천만으로 구성돼 태생부터 위헌적인 특검이자, 전형적인 정치적 특검이라서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비난했다. 

최순실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변호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 씨를 수사한 특검은 위헌적 검찰기관이므로 활동 자체에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합의 추천한 특검은 국민의 특검이 아니라 양당의 특검”이라며 “특정 정파에 배타적이고 전속적 수사 공소권을 부여한 것은 국민주권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의회주의 원칙에 위배돼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씨 측은 7일 특검법 발의의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특검법은 지난해 여야 원내 지도부 합의로 발의됐으며 11월17일 재석 220명 중 196명의 찬성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박 전 대통령은 11월30일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을 특별검사로 임명하며 12월1일자로 임명장에 도장을 찍었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이 박영수 특검을 임명했다고 춘추관에서 공식 브리핑을 했고 12월1일 황교안 국무총리가 박 전 대통령을 대신해 박 특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 관련기사 : 최순실, ‘특검법’ 위헌법률심판 제청…한인섭 “도장찍은 朴은 문서위조인가”

▲ 지난해 12월1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박영수 특별검사에게 수여한 대통령 명의의 임명장.

이재용 부회장측의 ‘정치 특검’ 주장에 대해 네티즌들은 “이게 우리나라 최고 로펌의 최고 변호사들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받으며 하는 변호의 수준인가”, “정치인 다 됐구나”, “삼성변호사단이면 국내 최고급일텐데 겨우 변론을 이런 식으로밖에 못하나?”, “정치공세 말고 법리로 갑시다. 왜? 법리는 자신없나”, “찌질하게 본인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나?”, 

“그런 발언은 별로 이롭지 않아요.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사람들 마음에 일말의 이해와 동정심이 생깁니다”, “너도 겨우 최순실이나 박근혜와 같은 수준으로 말하냐”, “특검이 정치적으로 편향되었느냐, 안 되었느냐 따지지 말고 적시된 범죄행위를 했는지 안 했는지만 따져라. 검찰은 기소만 하는 거고 재판은 판사가 하는 거잖아”, “박근혜측 변호인이 헌재에서 법리논쟁 보다는 정치적 변론에 치중하다 실패했다고 하는데 이재용이 그 전철을 따르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