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세월호 미수습자가족과 4대종단의 미수습자 조기수습기원제가 전남 진도군 세월호가 인양되어 거치된 반잠수식 선박 옆에서 열리고 있던 시각, 반잠수식선박에서 선원들이 유골을(동물뼈로 확인) 발견, 주변을 살피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세월호 배수 과정에서 발견된 유골이 동물의 뼈로 확인됨에 따라, 해수부가 섣부른 판단으로 불신과 혼선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해수부는 28일 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현장 검증 결과 오전에 발견된 유골은 7점이고, 모두 동물뼈로 확인됐다”며 “앞으로는 세월호 작업 현장에 해경이 상주하도록 요청, 비슷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후 4시30분경 해수부는 긴급 브리핑을 열고 미수습자로 추정되는 유골 6개와 신발 등 소수의 유류품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미수습자 가족들은 유골을 확인하기 위해 국과수 관계자 등과 함께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까지 동행했다. 하지만 사람 뼈가 아닌 동물 뼈라는 말을 듣고 유해 유실을 걱정했던 가족들은 충격을 받으면서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 28일 세월호 미수습자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됐다는 해수부 발표에 가족들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직원들과 함께 유골이 보관돼 있는 인양 현장의 반잠수선으로 가기 위해 전남 진도군 서망항에서 해경 경비함정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이날 미수습자 허다윤 양의 아버지 허흥환씨는 채널A <외부자들>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심경에 대해 “속이 속이겠나. 다 문드러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험난한 길이 많이 남았다. 인양부터 순조롭게 돼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16연대는 긴급 논평을 내고 해수부에 “지금이라도 모든 개구부에 대한 유실방지 및 보강작업을 즉각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선수들기 당시 찢어진 부분과 절단된 좌현 선미램프에 대한 유실방지 역시 즉각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현장 채증팀을 보강, 모든 작업 공간에 대한 기록을 시행할 것 등을 요구했다.

박래군 4·16연대 공동대표도 SNS를 통해 “‘미수습자 유해로 보이는 뼈조각 발견’, 곧 동물 뼈로 판명되었던 해프닝이지만, 이 사건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면서 “해수부는 미수습자 수습이 최우선이라고 말해 왔지만, 유실방지망이나 펜스 설치도 미루다가 유가족들이 항의해서 설치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번에 뼛조각들과 유류품이 발견된 곳은 반잠수선이었다는 점은 배수 작업 과정에서도 유해가 흘러나올 수 있다는 것”이라며 “3년 동안 세월호에 있던 사람들의 시신은 뼛조각으로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철저한 유실방지 대책부터 세워야 한다”며 “그런 다음에야 다른 작업을 해도 해야 한다. 해수부가 유실방지대책을 세우도록 관심을 갖고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 인력의 전문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해발굴 권위자인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는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걱정하는 게 수색대가 들어간다든지 거기 일하는 사람들한테 기본적으로 사람뼈가 어떻게 생겼다는 그런 오리엔테이션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특히 “저도 궁금한 게 배 위에 한국분들이 타고 계신지 아니면 중국 샐비지팀들만 있는 건지 해수부에서도 관계자들이 인양하는 데 나가있는 건지 그런 걸 전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런가하면 언론보도 행태가 3년 전과 달라지지 않았다는 성토도 잇따랐다.

416가족협의회 장훈 진상규명분과장은 SNS에 “아무 검증 없이 받아쓰기 하고 있는 너희가 언론인가?”라며 “우리 유가족들이 선수들기 할 때 그렇게 위험하다고 했을 때 너희 언론은 우릴 (전문가가 아니라고)피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세월호 삼년간 쫓아다니며 연구한 게 우리 유가족들이다. 우리의 의견은 묵살하고 소위 전문가집단이라는 해수부의 말만 받아쓰기 하지 않았는가? 너희에게 반성의 빛을 볼 수 없구나. 아니 너희에게도 용서란 낭만적인 단어를 사용 못하겠다”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세월호 인양 현장을 취재 중인 ‘미디어몽구’ 김정환 씨는 “세월호 인양 관련해 언론들의 보도 형태를 보면 3년 전 그때와 변함이 없다”며 “해수부에서 배포하는 보도자료나 브리핑을 그대로 받아쓰기만 할 뿐 검증하는 언론은 보이질 않는다”고 질타했다. 이어 “그러면서 속보 경쟁에만 열 올리고 있다”며 “니들 계속 이럴거냐”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