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4년 4월16일 침몰한 세월호가 처참했던 당시 상황을 말해 주듯 찢기고 녹슨 채 3년여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반잠수선에 실린 세월호가 26일 오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인근 사고해역에서 목포신항까지 87㎞ 마지막 항해를 앞두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해수부가 미수습자 수색을 위해 세월호 선체를 절단해야 한다는 계획을 제시한 데 대해 유가족과 미수습자 가족들은 ‘선체 절단’은 곧 ‘증거훼손’이라며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런 가운데 인양된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되기 직전 반잠수식 선박이 오히려 유속이 더 빠르고 위험한 해역으로 비밀리에 옮겨졌다는 보도가 나와 정부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28일 CBS <노컷뉴스>에 따르면, 지난 24일 해수부는 당시까지만 해도 사고 해역 1km 안팎에 있다던 반잠수선의 위치를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3km로 슬쩍 바꿔 발표했다. 램프 절단과 마찬가지로 정부는 반잠수선 이동 역시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과 사전 협의하지 않았다.

갑작스레 반잠수선 위치를 비공개로 옮긴 이유에 대해 해수부는 “전체적인 세월호와 도킹을 위한 최적의 장소를 다각도로 검토했다”며 “작업환경은 세월호 현장보다는 약간 조류가 약한 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부 해명과 달리 반잠수선이 비공개로 옮겨진 해역은 오히려 조류가 더 빠르거나, 최소한 차이가 별반 없는 해역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수부가 근거로 든 조류의 속도를 측정한 국립해양조사원의 한 관계자는 “물의 흐름은 3km 거리로는 대동소이하다”며 “1km든 3km든 조류 속도는 그렇게 크게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20여년째 어선 선장으로 일하는 이모씨는 <노컷>에 “지금 반잠수선이 있는 곳의 조류가 훨씬 더 센데, 옮긴 것 자체가 이상하다”며 “반잠수선이 (사고해역)근방에 가서 작업하면 이동시간도 짧은데 왜 이동했나 모르겠다”고 전했다.

전문가와 현지 어민들의 증언을 종합해 <노컷>은 “결국 해수부는 유실 위험까지 감수한 채 ‘더 멀리’ 그리고 ‘더 위험한’ 해역에서 ‘최대 난제’로 지목해온 선적 작업을 벌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0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위원 선출안 투표 가결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미수습자 가족들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와의 면담을 공식 요청함과 동시, 정부 등에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거치되는 날까지 완벽한 미수습자 수습 계획을 투명하게 발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족들은 28일 진도 팽목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수습자 가족들은 선체 수습을 통해 진실규명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단, 9명의 못 찾은 가족을 찾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회는 3월 임시국회 본회의를 열고 여야 4당에서 추천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 5명을 선출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각 정당에서 추천한 인사는 김창준 변호사(민주당), 김영모 한국해양수산연구원 명예교수와 이동곤 조선해양플랜트협회 기술협의회 위원(이상 한국당), 김철승 목포해양대 교수(국민의당), 장범선 서울대 교수(바른정당) 등이다.

이들 5명 위원은 오는 30일께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들어오면 유가족이 추천한 권영빈 변호사와 해양선박 민간업체 직원 이동권 씨, 공길영 한국해양대 교수 등과 함께 본격적인 선체 조사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