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이날 현장을 지킨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법률팀장 권영국 변호사는 “검찰이 범죄자를 보호하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이날 SNS를 통해 “오늘 오전 9시24분 박근혜씨는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두했다. 대통령 재임시 불소추특권에 숨어 수차에 걸친 대면조사를 거부해오던 그가 특권이 사라지자 곧바로 출두했다”며 “구속이라도 면해볼 요량인듯.. 비겁하기 그지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검찰 쪽에서 애초 동문으로 들어갈거라 했지만 이건 뺑끼(속임수)였다”며 “퇴진행동 등 시민들이 집회를 하고 있는 동문을 피해 서문으로 꽁무니를 뺐다. 검찰이 범죄자를 보호하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이날 삼성동 자택 앞 또는 검찰 청사로 들어가기에 앞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 전 대통령은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 짧게 한마디하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권 변호사는 “이제 검찰의 처분은 무얼까 관심이 쏠린다. 구속영장을 청구할까?”라고 반문, “정치 검찰이 반성한 적 없으니 정말 믿음이 가지 않는다”며 여전히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국민이 준 정의의 칼을 녹슬게 하지 말라”며 “국민을 위협하던 검찰의 법과 원칙을 지켜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검찰 관계자의 인사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경실련도 입장문을 내고 “여전히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진솔한 사죄는 없었다”며 “헌정 사상 최악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된 박 전 대통령은 국론분열과 갈등을 막기 위해서라도 헌재의 탄핵 선고에 승복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혔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또 검찰을 향해 “좌고우면 하지 말고 박 전 대통령의 혐의가 확인되면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구속영장 청구 등 사법처리 여부를 신속히 결정해야 한다”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국론분열, 국가적 혼란을 막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은 또다시 봐주기 수사, 물타기 수사 등으로 정치검찰의 오명을 벗지 못한다면 검찰개혁의 요구를 넘어 적폐 청산의 핵심 대상으로 존립 근거마저 위태로울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