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제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측‧최순실씨측의 집중공격을 받고 있는 고영태씨는 10일 “모든 사건을 또 한 놈 죽여서 무마시키려고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씨는 이날 보도된 시사인 주진우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석수 감찰관 사건, 정윤회 문건 사건 때 자살한 경찰관처럼 똑같은 방식으로 나에게 오는구나. 나만 죽이는 구나”라며 이같이 토로했다.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와의 인터뷰는 8~9일 이뤄졌다. 고씨는 6일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는 출석했으나 9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사건 변론에는 출석하지 않았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고씨는 재판정 안팎에서 집중공격을 받고 있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다루는 헌법재판소에서 최씨와 고씨의 불륜설이 언급되고 최순실씨의 형사재판에서도 인신공격과 막말이 쏟아졌다. 방청하던 60대 여성은 최씨의 변호인에게 “돈이 그렇게 좋으냐, 저런 악독한 죄인을 변호하는데 왜 증인을 다그쳐”라고 소리를 치기도 했다.

보수시민단체 자유민주주의수호시민연대는 9일 고영태씨를 최순실씨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 등으로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고씨는 “단순히 시간 끌기 아닌가”라며 “최씨 형사재판에서 검찰이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제기하는 ‘불륜설’을 물었는데 역겹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 <사진출처=채널A 화면캡처>

또 “이렇게 큰 사건인 줄 몰랐”다며 “검찰 조사를 받아야 되는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힘들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렇게 큰 사건인지 계산할 머리가 있었다면, 이 사건을 조작할 머리가 있었다면 이번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측의 ‘고영태가 최순실을 이용해서 정부 돈 타내자’는 녹취 주장에 대해 고씨는 “검찰과 특검에서 설명을 다 했다”며 “내가 먹으려고 했다는데, 정황이 없어서 끝났다”고 해명했다.

고씨는 “한 탕 해먹으려고 했다면 김종 차관이나 차은택 감독처럼 거기서 버텼겠지”라며 “정현식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을 잘라야 한다는 최순실의 이야기를 듣고 사적으로 통화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측이 주장하는 녹취파일 2000개에 대해 고씨는 “대부분이 김○○(고영태씨 지인)이 영어공부하고 자기 친구들이랑 통화했던 거”이라며 “검찰에서 나와 관련된 것 같은 녹취 파일을 뽑은 게 3개”라고 했다.

고씨는 “그중 하나가 MBC 보도에 나온 대화”라며 “녹취에 나왔던 일을 추진한 적도 없다. 검찰과 특검에서도 다 끝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돈이나 회사를 빼앗으려고 했다면 최순실과 함께 수갑을 차고 있겠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고씨는 “헌재라든지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나는 국가대표 선수였다. 나라를 위해 나가서 싸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 대리인단들은 개인을 위해 일한다. 지금 그들의 하는 일이 국가를 위한 것도 결코 아니다”고 비판했다.

고씨는 “나는 운동만 해서 잘 모른다. 그런데 하다 보니 잘못된 것을 알았고, 잘못했다고 얘기한 것”이라며 “태극기를 단 가슴과 몸이 기억하는 대로 ‘이건 잘못이다’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라고 공익제보에 대해 항변했다.

법정에서 소리친 방청객 할머니에 대해선 고씨는 “찡하고 눈물 날 뻔했다”고 말했다. 또 “고향 분들이 응원하는 편지를 읽었다”며 “막 고맙다가 또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 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