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법원의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과 관련 20일 “특검이 확보한 메모에는 증거 인멸을 시사하는 것이 포함돼 있었는데 주거 불편 운운하며 기각했다”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삼성전자 박상진 사장이 정유라에 대한 승마 지원 대책회의를 하면서 지난해 9월27일 명마 중에 명마인 ‘비타나’를 구입해주면서 최순실 일가에게 풀배팅을 한 것이 드러났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추 대표는 “독일 이민을 준비 중인 최순실에 대해서 2017년까지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하면서 말미에는 정권이 바뀌면 검찰 수사에 대비해야 한다는 메모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풀배팅을 해주는데 향후 수사를 대비한 조치도 취해야 된다, 증거인멸도 각오한다는 것이 담긴 메모”라며 “이런 것에 눈을 감고 영장을 기각했으니 국민의 분노는 인내의 한계를 넘어설 것 같다”고 질타했다.

조의연 부장판사가 19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영장청구를 기각하면서 기각 사유에 ‘피의자의 주거 및 생활환경 고려’, ‘뇌물 수수자에 대한 조사 미비’도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을 조사하지 않았다는 것이 기각 사유가 됐다면 이례적”이라며 “뇌물 사건은 통상 뇌물 공여자를 구속해 진술을 받아 뇌물 수수자를 조사한다”고 지적했다.

또 ‘환경 고려’ 사유에 대해 고 대변인은 “대한민국 최고 재벌의 생활환경을 고려하면 구치소는 너무 가혹하다는 말인가”라며 “서민들이 느낄 박탈감을 법원이 어찌 감당하려는 당혹스럽다”고 비판했다.

고 대변인은 “기각 사유는 부차적인 것이고, 본질은 삼성 봐주기인 것”이라며 “법원은 국민들로부터 형식적이 아닌 실질적 존경을 받도록 자성하라”고 촉구했다.

고연호 국민의당 대변인은 “특검 수사의 정점이자 마지막에 박 대통령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고 “뇌물 사건은 뇌물공여자를 구속해 진술을 받아낸 후 수수자를 조사하는 것이 그동안의 일반적인 방식이었다”고 지적했다.

고 대변인은 “박 대통령을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한 것은 최순실의 소환 돌려막기에 이은 이재용의 수사 돌려막기”라고 비판했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박 대통령에게 형사 소추권이 적용되지 않고 최순실이 특검 소환을 거부 중이라는 상황을 전혀 고려치 않은 융통성 없는 법리 적용”이라고 질타했다.

한 대변인은 “이런 기각 사유는 억지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온 국민이 정의로운 길을 원하는데 법원 홀로 특권의 수호자 역할을 자임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