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등 진상규명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정부 발행 달력에 달려있는 오방끈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박근혜 대통령의 사교 논란과 관련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증거 가지고 오라고 해서 증거를 드린다”며 오방색 끈과 문체부 제작 달력을 건넸다.

황 총리는 이 의원이 단상에서 내려와 직접 건네자 놀라며 “이게 뭐하는 겁니까”라고 발끈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등 진상규명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서 “샤머니즘을 어떻게 보는가”라며 “해외 방방곡곡에 우주의 기운이 배포됐다”고 최순실게이트에 대한 외신보도를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국회의원 방에도 부지불식간에 우주의 기운을 받고 있었다”며 지난해 12월 각 의원실에 배포된 문화체육관광부 ‘오방색의 철학 속에 숨은 한식의 비밀’ 달력을 들어보였다.

이 의원은 “우주의 기운을 설명하는 오방 무늬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가 있다”며 “이게 오방색이라고 한다”고 끈을 들어보였다. 이 의원은 “전통문양에 가까울 수도 있지만 나는 뱀을 드는 것보다 더 소름끼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우리나라 관료가 이것을 제작해서 배포했고 대통령은 어린이날 어린이들에게 간절히 바라면 이뤄진다고 우주의 기운을 얘기했다”며 “최순실이 믿고 있다는 그 종교가 관료사회까지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 끔찍하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황 총리는 “대통령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고 내가 경험한 바로도 그럴 분이 아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달력과 오방끈을 황 총리에게 건네주자 황 총리는 “뭐하는 거냐. 내가 증거 가져오라고 한 적 없다”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답변을 재차 요구받자 황 총리는 “샤머니즘을 믿는 게 아니라 전통문화에 대해 문체부에서 소개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이날 이재정 의원은 황 총리의 그동안 대정부질문 답변 태도에 대해 작심한 듯 맹성토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국민의 대표로 나와 있는 것이다, 갑질하려고 나와 있는 게 아니다”며 “언성을 높일 수도 때로는 힐난조로 얘기할 수도 있지만 총리는 저를 노려보거나 안하무인적인 태도로 거만하게 답변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회의원 이재정은 국민이다, 나는 국민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 의원은 “이제껏 답변 태도를 보면 증거가 있어야만 국무총리로서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며 “차라리 검사나 변호사 하지 그러냐”고 질책했다. 그는 “총리는 증거를 가지고 움직이는 자리가 아니라 정치적 묘미를 발휘해서 국정갈등을 해소하는 자리”라고 직책에 맞는 태도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