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올 초 수사를 앞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독대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 박 대통령이 당시 K스포츠재단에 추가 지원금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겨레>에 따르면, ‘최순실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는 7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지난 2월말~3월초께 신동빈 회장을 독대한 정황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날 안 전 수석의 변호인에게서 제출받은 다이어리에 박 대통령이 올해 2월 중순 대기업 대표들과 만나는 일정이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롯데 측은 일본에 있는 신 회장을 대신해 故 이인원 부회장이 참석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2월말~3월초께 박 대통령과 신 회장의 만남을 별도로 잡은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16일 오전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또한, 검찰은 박 대통령이 지난 3월 중순께 안 전 수석에게 미르재단 등의 추가 모금 건이 어떻게 진행돼 가는지 별도로 보고받은 사실도 확인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이후 롯데 측은 K스포츠재단에 70억을 추가 출연했다가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인 압수수색 전에 돌려받았다.

이와 관련 한 검찰 고위 간부 출신 변호사는 <한겨레>에 “대통령이 미르재단 등의 ‘뇌물성 모금’에 직접 개입한 정황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 측은 “그 시기에 신 회장이 대통령을 독대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대선캠프 ‘최순실 사단’ 靑 입성.. 여론조작?”

이런 가운데, 최순실씨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대선 캠프 내의 비선 조직을 이끌었고, ‘최순실 비선조직’에 있던 인원이 모두 청와대에 입성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최순실 비선조직’에 대해,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선캠프에서 디지털 전략기획실장으로 일한 박철완 씨는 <JTBC>에 “내 통제 밖의 또 다른 SNS 조직이 있었다”며 “거의 권한 밖의 팀, 농담으로 저기는 무슨 ‘천의 천’이냐 ‘하늘과 하늘’이냐 이런 식으로 이야기 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 <이미지출처=JTBC 방송화면 캡쳐>

‘최순실 사단’의 핵심인물들이 모여 있던 곳은 최씨의 태블릿 PC를 개통한 김한수 씨가 선임행정관으로 활동했던 청와대 뉴미디어정책실.

<JTBC>는 뉴미디어정책실의 업무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내용을 입수, 문제의 카톡방에는 ‘일베’ 사이트에 올라온 정치성향의 글들이 실시간으로 보고되고, 이런 글을 퍼뜨리라고 지시하는 내용까지 담겨 있었다고 보도했다.

▲ <이미지출처=JTBC 방송화면 캡쳐>

“KBS‧MBC, ‘박근혜게이트’ 보도 뒷북 그마저도 변죽”

한편, <JTBC>를 비롯해 <한겨레>, <TV조선> 등 주요 언론과 <고발뉴스> 등 대안언론까지 가세해 ‘박근혜게이트’를 집중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공영방송에 대한 무용론이 일자 KBS, MBC가 뒤늦게 보도에 뛰어들었지만 그마저도 ‘변죽’을 울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성제 MBC 해직기자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관련 보도의 큰 줄기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최순실 일가의 치부를 위해 움직였고, 최순실은 정호성을 통해 국무회의와 수석회의까지 관여하는 등 사실상 대통령 행세를 했다는 정황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요약했다.

박 기자는 “그런데 어제(7일)KBS, MBC 메인뉴스를 보면 검찰 수사 속보를 잘게 나누는 방법으로 꼭지 수를 늘리고, 이것저것 난삽하게 변죽만 울리고 있다”머 “이는 박대통령이 2차 사과에서 작금의 사태를 ‘특정 개인의 비리’로 선을 그은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