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와 오찬에서 이정현 당 대표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청와대 오찬 메뉴에 샥스핀이 올라온 것에 대해 장재연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18일 “전 세계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음식”이라며 “청와대 메뉴로 매우 부적합하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수반인 대통령의 행사는 국제 사회의 상식에 부합해야 된다, 부적합 메뉴로 국격과 관련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금지하는 이유에 대해 장 대표는 “상어는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를 받는 대상이고 또 지느러미를 채취하는 게 굉장히 잔인하다”고 말했다.

그는 “편 지느러미만 자르고 나머지 몸통은 바다에 버린다”며 “몸통은 별로 가격이 안 나가고 맛이 없고 또 몸통까지 다 싣고 오면 몇 마리 못 잡기 때문”이라고 어업형태를 설명했다.

또 장 대표는 “상어는 부레가 없어 지느러미가 없으면 헤엄을 칠 수 없으니 깊은 바다로 쭉 들어가면서 움직일 수 없어 고통을 최대한 많이 받고 죽게 된다”며 “아주 잔인하고 동물 학대와 겹쳐져 가장 비난을 받고 있는 식품”이라고 말했다.

국내 유통 상황과 관련 장 대표는 “일반 기업들도, 하얏트, 힐튼, 메리어트 등 호텔도 거부하고 있다”며 “심지어는 도박업체인 카지노에서도 ‘우리는 샥스핀 안 판다’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전체가 상어 샥스핀을 금지시키고 있다”며 “몰래 먹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공개적으로 드러난 데에서는 샥스핀 먹는다고 얘기할 수 없는 게 공식적인 분위기”라고 밝혔다.

장 대표는 “시진핑 중국 정부도 공식 행사에서 먹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먹는 것도 아니고 우연히 만쥬를 사러 간 중국집이 샥스핀을 팔고 있는 음식점이었다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앞서 11일 박근혜 대통령이 이정현 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와 청와대 오찬에서 전기료 누진세 등 민생 문제를 논의하면서 먹은 호화 메뉴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송로버섯에 대해 청와대는 ‘풍미를 위해 사용한 정도’라고 해명했지만 세계적 퇴출 식품인 샥스핀에 대해서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논란으로 SNS에서는 샥스핀의 잔인한 채취 과정과 전세계적 금지 실태 등을 담은 동영상과 사진, 관련 자료가 공유되는 등 관심을 모았다.

네티즌들은 “역시 먹을 건 가려서 먹어야 탈이 안나요”, “그렇게 먹지 말자고 전 세계가 얘기해도, 일부 몰지각한 인간들이 먹는 음식”, “국제적 민감 사안인 상어 포획에 정면으로 거스른 샥스핀 요리”, “팔다리가 잘린 채 버려지는 상어를 생각하면 맛있게 넘어 갈까요?”, “개고기 먹는다고 비난하는 것보다 멸종위기에 처한 종을 드셨다는 건 정말 이런 지도자에게 통치받는 내 자신에 심한 모욕감을 느낀다”, “이번에 청와대 덕분에 좋은 공부했네요, ㅠㅠ”, “중국 정부도 공식 만찬에서 샥스핀 요리를 금지시켰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상어 지느러미 운송을 거부한다는데...”, “매년 샥스핀 만들려고 상어 1억 마리 남획. 미국에서는 상어보호법 제정, 중국에서는 연예인까지 나서 샥스핀 불매운동, 잘못했네”, “박근혜 대통령님, 샥스핀은 이렇게 만들어졌답니다” 등의 의견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