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군으로 항일투쟁을 벌였던 김영관 선생(92세)이 박근혜 대통령 면전에서 뉴라이트 등 극우세력의 8.15 건국절 주장에 대해 “역사왜곡”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김영관 선생은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박 대통령 초청 오찬에서 8.15 건국절 주장에 대해 “이는 역사를 외면하는 처사 뿐 아니라 헌법에 위배되고, 실증적 사실과도 부합되지 않을뿐더러 역사왜곡이고, 역사의 단절을 초래할 뿐”이라고 질타했다.

김 선생은 “대한민국은 1919년 4월11일 중국 상하이에서 탄생했음은 역사적으로도 엄연한 사실”이라며 “왜 우리 스스로가 역사를 왜곡하면서까지 독립투쟁을 과소평가하고, 국란 시 나라를 되찾고자 투쟁한 임시정부의 역사적 의의를 외면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유족과의 오찬에 참석, 김영관 독립유공장의 대표 인사말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그는 아울러 10월1일 국군의 날에 대해서도 “저희는 남북통일을 기원하면서 민족상잔의 6.25전쟁에서 기념일을 택한 모순과 불합리를 아직도 시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안으로 “광복군 창설인일 9월17일을 국군의 날로 하는 것이 합당하지 않나”라고 전했다.

또 8.29 국치일 문제에 대해서도 “1910년 8월29일 우리나라를 잃었는데 우리는 다짐의 행사 없이 이 날을 무관심하게 지내고 있다”면서 “그 많은 기념일이 있는 우리 달력 어디에서도 이것을 찾아 볼 수 없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김영관 선생은 그러면서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그랬다. 우리의 쓰라리고 아팠던 지난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오늘과 내일에 대비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감히 말씀 드렸다”면서 “대통령께서 바쁘시더라도 조금이라도 관심을 주셨으면 하는 충정으로 감히 말씀 드렸다”고 전하며 말을 맺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뒤이은 축사에서 김 선생의 이 같은 건의에 한 마디도 답하지 않은 채, 북한을 비판하고 사드 ‘유언비어’에 대해서만 언급했다.

이와 관련, 역사강사 심용환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군의날은 9월17일 광복군 창설일로! 지극히 당연한 말 아닌가”라며 “글구 사람이 말을 하면 대꾸를 하쇼. 무례하고 비겁하게 어르신 앞에서 그러지 마시고!”라고 박 대통령의 태도를 꼬집었다.

그런가하면 <뉴스타파> 최경영 기자는 “대통령 불편하시게 왜 그러셨어요. 대통령 부친이 만주서 개장사하신 것도 아니고 일제 장교 될라고 견마의 충정 바치겠다 만주군에 자원입대한 고귀한 매국노셨는데 어찌 상해임시정부를 드높이고 광복군을 기념하겠습니까”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