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방북때 김정일 칭찬했던 분이 野 의원외교 매도”
더불어민주당 의원 6명의 방중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조선일보의 ‘거두절미’ 왜곡 보도에 기반해 국정운영의 한축인 야당에 색깔론 공세를 펴는 것에 대해 더민주가 9일 반발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이 정쟁을 유발하는 일을 다시 또 시작했다”며 “야당 의원들을 매국노, 사대주의, 북한동조 세력으로 만드는 이런 식의 발언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전날 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더민주 의원들의 방중과 관련 “최근 정치권 일부에서 사드 배치로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는 북한의 주장과 맥락을 같이 하는 황당한 주장을 공개적으로 하는가 하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일부 의원들이 중국의 입장에 동조하면서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의견 교환을 한다면서 중국을 방문한다고 한다”고 비난했다.
조선일보의 앞뒤 문맥을 잘라낸 왜곡 보도에 기반한 비판으로 <조선>은 4일 “북 미사일 쏜 날 ‘사드반대’ 촛불 든 더민주, 성주 내려가 ‘사드 배치로 북이 추가 도발해도 할 말 없게 됐다’ 황당발언”이라고 보도했다. 3일 더민주 초‧재선 의원들의 성주 방문 당시 김한정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에 대해 김한정 의원은 당시 발언 원문을 공개하고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해도 우리가 중국 등 관련국들에 국제협력을 요청하기가 어렵게 됐다는 뜻이었는데, 마치 북한이 무슨 짓을 해도 우리가 비난할 수 없다는 식으로 오도됐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항의에 <조선>은 인터넷판에 원문을 실었지만 이미 정진석 원내대표가 오전 당 회의에서 문제를 삼았고 나흘 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나왔다.
김 의원은 8일 오후 박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이 제 발언을 심히 왜곡해 ‘북한 동조 세력’으로 매도하며, 색깔론을 펼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이 발언에 대해 대통령께서 사과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9일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입에서 파트너인 야당 의원들을 상대로 이런 식의 낙인을 찍을 수 있는가”라며 “그러면 지난번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과 단체장의 사드 관련 중국 방문시 왜 침묵했는가. 그것도 매국노, 사대주의, 북한동조였는가”라고 반발했다.
우 원내대표는 “여‧야, 대통령 사이에 이견이 존재할 수 있고 해법에 대해서도 다양한 견해가 나올 수 있다”며 “이렇게 해놓고 야당의 협조를 부탁하는가. 매국노, 사대주의, 북한동조 세력의 협조가 필요한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야당 의원들이 박 대통령의 사신 역할을 해야 하는가”라며 “사과하십시오”라고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표창원 더민주 의원은 SNS에서 “북한 방문, 김정일과의 긴밀한 회담 후 귀국해 ‘김정일은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칭찬했던 분께서”라며 박 대통령의 2002년 방북을 상기시켰다.
이어 그런 대통령이 “국가와 민족 위해 실질적인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 막기 위한 국제 협력 유지하려 노력하는 분들을 ‘북한에 동조하는 사람들’이라 매도하네요”라고 비난했다.
앞서 박근혜 당시 한국미래연합 창당준비위원장은 2002년 5월 11일부터 14일까지 3박4일간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을 했다. 귀국 후 박 대통령은 <연합뉴스>에 방북 소회를 밝혔고 김정일 위원장과 나란히 찍은 사진도 공개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