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 비상장 주식 특혜 매입 의혹을 받고 있는 진경준 검사장이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넥슨으로부터 주식‧자동차 등 9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진경준(49‧구속) 검사장이 29일 구속기소됐다. 또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진 검사장의 해임을 결정했다.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제3자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68년 검찰 역사상 현직 검사장이 구속기소되는 사상초유의 사태이다.

검찰 발표에 따르면 진 검사장은 주식 뇌물을 받아 재산증식을 해왔으며 가족여행과 자동차 운행까지 남의 돈으로 누렸다.

진 검사장은 2005년 김정주 NXC 대표로부터 4억2,500만원을 받아 넥슨 비상장 주식 1만주를 사들였다. 이듬해 이를 넥슨 측에 10억원에 되판 뒤 8억5,370만원으로 넥슨재팬 주식 8,500여주를 사들였다. 진 검사장은 지난해 주식 처분으로 12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또 진 검사장은 2005년 11월~2014년 12월까지 11차례 가족 여행 경비 등 총 9억2,000여만원을 김정주 회장 측이 대납하도록 떠넘긴 혐의(특가 뇌물)도 받고 있다.

법무부 과장으로 근무하던 2008~2009년 넥슨홀딩스가 리스해준 1,950만원 상당 차량 제네시스를 무상사용하다가 이듬해 리스명의를 넘겨받는 명목으로 3000만원까지 챙기기도 했다.

아울러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이날 감찰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진 검사장에 대해 법무부에 해임 권고 의견의 징계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감찰위원회 참석위원 전원의 의견이 일치했으며 신속하게 검찰 신분을 해제할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더민주 “‘개‧돼지 발언’ 나향욱도 파면인데…검찰, 변명 말고 최고 징계하라”

이에 대해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트위터에서 “공무원 비위 시 파면이 해임보다 강한 징계이지만 진경준 검사장은 해임에 그쳤다”며 “검사징계법에 파면이 없으니 국회가 탄핵해야 파면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검찰청법 37조에는 “검사는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파면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국회가 검사를 탄핵하지 않는 이상 최고 수준의 징계는 해임이다.

공무원이 파면되면 5년간 공무원 임용이 제한되고, 퇴직급여의 25~50%를 감액 지급받는다.

반면 해임이 되면 3년간 공직에 취임할 수 없고 퇴직금은 모두 받을 수 있다. 또 현행 변호사법에 따라 3년 후 변호사 개업도 가능하다.

더민주 송옥주 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에서 “왜 파면이 아닌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파문을 빚었던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공무원 징계 중 가장 강도가 높은 파면이 결정됐다”고 비교했다.

송 대변인은 “검찰은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야 파면 가능하다며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 기간 월급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어쭙잖은 변명”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고의 징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 대변인은 “또 하나의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닐 수 없다”며 “이제는 국회가 나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해 검찰 개혁을 이루어야 한다. 정부여당의 동참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현직 검사장이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SNS에서는 “검찰은 그저 어물쩡 넘기려는 미봉책에 그칠 게 아니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수용해야 한다”, “우병우와 진경준은 현대 한국이 가능성으로 내재했던 출세주의의 한 극점을 실현해 보인 아방가르드”, “진경준 해임이라고? 검사들은 파면 안 되는 무소불위인 거야? 대통령도 탄핵으로 끌어내릴 수 있는데 왜 공직자들은 파면이 그렇게 힘드냐?”, “어차피 변호사 개업하고 또 그 짓거리 할텐데 3년 뒤 변호사 개업도 못하게 만들어라”, “어차피 전관예우 받으면서 떵떵거리겠지, 파면하고 전재산 몰수하고 법조계에서 영원히 발 못 붙히게 해야지”, “이런 놈을 검사장 검증에 통과시킨 우병우는 파면 시켜야 한다”, “국민 모두가 찬성하는 공수처를 신속히 설치, 검찰 지휘부 도적넘들을 처단하시라”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