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기환(오른쪽)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우병우 민정수석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특별감찰관 조사에 대해 27일 “닭 잡는 칼로 소를 잡을 수 있냐?”며 “특검으로 바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특검을 하랬더니 특감을 지금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심 대표는 “특감 계획이 나오니까 우병우 수석 수사를 마뜩치 않게 생각했던 검찰이 ‘이때다’ 하고 감찰을 지켜보겠다며 뒤로 빠져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별감사 제도 자체가 문제가 많다”며 “대통령 소속 감찰기관으로 시작과 끝, 그 결과까지 대통령한테 보고를 하게 돼 있다, 한마디로 대통령 가이드라인에 갇혀 있는 제도”라고 비판했다.

또 “감찰대상으로 현직 취임 이후만 한정돼 있기 때문에 우 수석에 제기되는 중대 의혹은 감찰대상에서 다 빠진다”며 “기껏해서 인사검증 부실 의혹이나 아들에 대한 특혜성 보직 정도가 다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특감은 수사권‧기소권도 없다”면서 “계좌추적이나 압수수색을 다 못하니까 결국은 조사대상자의 진술이나 알려진 비위 사실을 종합하는, 언론을 재탕하는 수준에서 끝나버릴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정상적인 정부라면 권력형 부정축재자인 진경준 검사장의 승진을 방조한 것만으로도 해임 사유가 된다”며 “그냥 넘어가겠다? 박근혜 대통령한테 묻고 싶다. ‘그러면 앞으로 제2, 제3의 진경준을 중용하겠다는 거냐?’”고 해임을 촉구했다.

▲ 이석수 대통령직속 특별감찰관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49) 관련 의혹과 관련, 본격 감찰에 들어간 26일 오후 서울 청진동 특별감찰관 사무실에서 퇴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우병우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감찰이 아니길 바란다”며 “만약 그렇게 되면 청와대의 권위는 땅바닥에 떨어지고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참여연대도 논평을 내고 “검찰 수사보다 더 제한적인 특별감찰을 지금 와서 진행하는 것은 우 수석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검을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특별감찰관법은 감찰 대상범위를 ‘현책에 임명된 이후의 비리’로 제한하고 있다”며 “민정수석 임명 이전인 처가의 부동산 매매 의혹(2011년), 변호사 시절 ‘몰래 변론’ 의혹(2013~2014년) 등은 조사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지적했다.

또 “계좌 추적이나 압수수색 같은 강제수사권이 없어 우 수석이 버티면 방법이 없다”며 “기소권이 없어 범죄 혐의를 확인한다 해도 다시 검찰수사로 넘길 수밖에 없다”고 한계점을 짚었다. 참여연대는 “결국 아무런 성과를 없이 검찰수사만 지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참여연대는 우 수석에 대한 특별감찰은 “국민적 비판여론을 의식한 면피용 수사가 아닐 수 없다”며 “국회는 특검을 추진해야 하며, 공수처 도입 법안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