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사드배치 부지를 경북 성주로 결정하자, 성주 군민들이 국방부를 항의 방문, “사드배치 결정을 철회하라”고 강력 반발했다. 경북 성주는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이 86%의 득표율을 기록한 곳이다.

▲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가 확정된 경북 성주 군민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마친 뒤 경찰 호위속에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13일 김향곤 성주군수를 비롯한 200여명의 성주 군민들은 버스 5대를 나눠 타고 국방부를 찾았다. 이들은 5시간여를 기다린 끝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만났다.

이날 군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한 장관은 “사전에 군민들과 미리 협의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면서 “사드는 절대 (전자파 발생) 문제가 있는 무기체계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군민들이 믿지 못한다면 직접 X-밴드 레이더 앞에 설 준비도 돼 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의 이 같은 대처를 두고 역사학자 전우용 씨는 “사드 레이더가 사람을 ‘즉사’ 시킬까봐 걱정하는 사람은 없다”면서 “이런 식으로 ‘입증’하니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도 나중에야 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전씨는 또 성주 군민들의 항의 시위에 대해 “‘나만 아니면 돼’의 사드판”이라면서 “‘나만 아니면 돼’는 ‘너 죽고 나 살자’와 같은 뜻이며 세상을 망치는 가장 악랄한 주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악마는,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이기심에 깃든다”고 덧붙였다.

또 “‘사드 배치는 찬성하나 내 동네는 안 된다’고 하는 건, ‘누군가는 구명보트에서 내려야 하나 나는 아니다’라고 하는 것과 같다”며 “영화에서 이런 말을 하는 자는 모두 악당이다. 영화에서 악당이면 현실에서도 악당”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