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구욱 영산대 총장 <사진제공=뉴시스>

국회의원들의 친인척 채용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친인척 채용 기준 마련 등 개혁 작업을 위해 새누리당이 영입한 윤리위원장이 ‘가족채용’ 논란에 휩싸였다.

부구욱(64) 영산대 총장이 자신의 딸을 영산대 산학협력단 자문변호사에 위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맹공했던 새누리당은 자당의 친인척 채용 사례가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나자 4일 ‘국회의원 보좌진에 8촌 이내의 친·인척을 채용하지 않고, 친·인척 채용 사실이 적발될 경우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서약서를 받기로 했다.

6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부 윤리위원장의 딸인 부아무개(31) 변호사는 지난 4월부터 영산대 산학협력단과 기업지원센터의 자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영산대가 교육부 산학협력선도대학(링크·LINC)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가족회사’ 1000여곳에 법률 자문을 해주는 역할이다. 부 위원장은 지난 4월 29일 자신의 딸인 부 변호사와 영산대 출신 A변호사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부 변호사는 월 2회 법률 자문을 하고 66만원을 받기로 했다.

영산대는 부 위원장의 어머니가 설립한 대학이다. 부 변호사는 영산대 법대를 나와 동아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현재 서울의 P법무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다.

‘가족 채용’ 특혜 논란에 부 위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모교를 위한 자원봉사로 봤으면 한다”며 “일반적인 수준보다도 낮은 자문료를 받고 도와주고 있다”고 해명했다.

딸 부 변호사는 “기업 자문은 최저가가 월 100만원 정도인데 66만원이면 특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조계 관계자는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하고, 대학과 기업이 관련된 사업에 참여하는 것인데 이런 식의 자문 계약은 부적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국민>은 전했다.

중소로펌의 변호사는 <한겨레>에서 “중소로펌은 고정적으로 자문료를 받는 기업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보통 산학협력단이 해당 업무를 많이 하거나 경력이 많은 변호사를 쓰는 점을 고려하면 (딸 채용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부구욱 총장 사례가 문제없다면, 같은 논리로 국회의원들도 한달에 66만원 주고 자녀를 인턴 시켜서 자기소개서에 쓸 이력을 만들어주는 것도 문제없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부 위원장은 판사 시절, 대표적 공안사건인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사건’ 유죄 판결 경력도 논란이 되고 있다. 강기훈씨는 24년만인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한국판 뒤레프스 사건으로 불리는 유서대필조작사건의 배석 판사였던 사람을 당의 윤리위원장으로 임명하겠다는 것은 언어도단,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SNS에서는 “가지가지한다, 자기들이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냐?”, “ 새누리당, 서영교 털듯이 털어보시지?”, “새누리당은 다른 당을 비난하기 전에 자당에 비난받을 사람이 더 많다는 걸 알고 비난했으면 한다”, “특혜를 주는 발상의 전환, 새롭네. 말하자면 모회사 대표 딸이 자회사 자문변호사로 지원했으면 자회사 대표들이 회장님 딸을 뽑겠어? 아니면 경륜있는 변호사를 뽑겠어?”, “잘도 골라온다, 유유상종이라더니”, “강기훈 유서대필 유죄 판결검사! 사과라도 했나?”, “친인척 특채 전수조사해라. 국회의원, 국무장‧차관‧사무관급, 시‧도지사, 공기업, 대기업, 국가예산지원단체, 전수조사해서 대한민국 금수저 퇴출해야 한다”, “이런 게 바로 헬조선 집권 여당의 모습이다”, “초록이동색”, “고양이한테 생선가게 맡기는 격”,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